해리스, 하루 만에 대의원 매직넘버 확보.. 후원금 신기록도 세워
로이터 여론조사, 해리스 44% 트럼프 42%.. 다자대결시 해리스 42% 트럼프 38%
'검사 출신' 해리스 "트럼프 타입 잘 안다".. '피의자' 트럼프 '사법리스크' 집중 공격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좌측)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2024.7.24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좌측)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2024.7.24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오는 11월 5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결로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자대결의 경우 오차범위 밖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며 '해리스 돌풍'이 불고 있다.

지난 주말까지만 하더라도 암살 시도를 이겨 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으나 100여일 남은 미 대선은 한치 앞도 알 수 없게 됐다.

해리스, 하루 만에 대의원 매직넘버 확보.. 후원금 신기록도 세워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 발표 이후 하루 만인 22일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될 대의원을 확보하면서 이번 대선은 '해리스 VS 트럼프' 구도가 사실상 확정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P통신은 이날 저녁 현재 자체 설문조사 결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의원 가운데 최소 2천668명의 지지를 얻어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매직넘버인 1천976명을 훌쩍 넘겼다고 보도했다.

다만 실제 후보 선출은 대의원들의 투표 결과에 달려 있다. 민주당은 오는 8월 7일까지 대의원 투표를 실시한 후 대선 후보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50개 주를 돌면서 다시 경선을 치르기에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한 만큼 온라인 투표 등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서는 오는 19~22일 시카고에서 열리는 전당대회 때 대선 후보가 공식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절차가 남아 있지만 민주당 안팎의 분위기는 이미 해리스를 대선 후보로 인식하고 있는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하여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민주당 내 유력인사를 비롯하여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등 대선 후보 잠룡으로 거론되던 인사들도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표명했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그녀가 11월 대선에서 우리를 승리로 이끌 것을 전적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은 해리스 부통령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2024.7.24 [사진=EPA=연합뉴스]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은 23일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정치계의 많은 여성이 그래왔듯 만성적으로 과소평가 돼 왔지만 이 순간을 위해 잘 준비돼 있다"면서 그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물리치고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외에 앨리자베스 워런, 에이미 클로버샤, 패티 머레이 등 여성 상원들과 민주당 진보 코커스 의장인 프라밀라 자야팔 하워의원, 의회 흑인 코커스 정치행동위원회(CBCPAC) 수장인 그레고리 믹스와 의회 히스패닉 코커스 수장 나넷트 바라간 하원의원도 해리스 부통령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시민단체와 노동조합도 해리스 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흑인 여성 단체인 '흑인 여성과 함께 이기다'(Win With Black Women)의 줌 회의에 참석한 지도자 4만4천여명은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했으며,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교직원 노동조합인 '미국교사연합'(AFT)과 미 최대 노동단체인 노동총연맹(AFL-CIO)도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후원금 신기록도 세웠다. 해리스 선거 캠프에는 24시간 동안 8100만 달러가 넘는 후원금이 쏟아졌는데 이는 2024년 대선에서 특정 정당이 24시간 동안 모금한 것으로는 가장 큰 액수다.

로이터 여론조사, 해리스 44% 트럼프 42%.. 다자대결시 해리스 42% 트럼프 38%

이러한 '해리스 돌풍'은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양자대결에서는 오차범위 내 우위를 보였고, 다자대결에서는 오차범위 밖 우세를 기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공동으로 1천18명의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22일부터 23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3%p)에 따르면 양자 가상대결에서 해리스 부통령 44% 트럼프 전 대통령 42%로 나타났다.

앞서 이달 1~2일 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p 우세했으며 15~16일 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44%의 동률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가 확인된다.

특히, 제3 후보까지 포함한 다자 가상대결에서는 해리스 부통령 42%, 트럼프 전 대통령 38%,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 8% 등을 각각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로이터 통신은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오차 범위 밖' 우위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2024.7.24 [사진=AF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 2024.7.24 [사진=AFP=연합뉴스]

해리스 "트럼프 타입 잘 안다".. 트럼프 '사법리스크' 집중 공격

트럼프와 해리스는 성별과 인종, 나이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상반된 조건을 갖고 있는 만큼 치열한 난타전이 예상된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부 뉴욕에서 부동산 개발업자로서 부를 축적해온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 검사 생활을 하다 정계에 입문했다.

따라서 약 100여일 남은 선거운동 기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 입국자 문제, 인플레이션 등을 활용해 '공동책임론'을 펼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주의 수호가 걸린 대선'이라는 내러티브를 유지하면서 여성과 유색 인종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무엇보다 검사 출신 이력을 활용해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23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나는 여성을 학대하는 (성)착취자, 소비자를 등쳐먹는 사기꾼,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규칙을 깨고 속임수를 쓰는 사람들 등 모든 유형의 가해자들을 상대해봤다"면서 "나는 트럼프 같은 스타일을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성적 학대를 저지른 것에 대해 책임을 인정받았으며 34개의 사기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가 인정됐다"고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자유와 연민, 법치의 나라에서 살고 싶은가, 아니면 혼돈과 공포, 증오의 나라에서 살고 싶은가"라고 반문하면서 "우리 모두는 이 질문에 답변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그 힘은 국민에게 있다"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해리스 캠프의 아마르 무사 대변인은 "해리스는 범죄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왔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는 자신만 신경 쓰지만, 해리스는 자신의 경력을 노동자들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 데 바쳤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주택장관을 지냈던 마르시아 퍼지도 "해리스는 전직 검사였고, 트럼프는 유지 평결을 받은 중범죄자다"며 "만약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한다면 이걸로 끝"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해리스 부통령을 향한 공세를 본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3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며 끔찍하고 무능한 국경 (담당) 차르인 카멀라는 더 나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글에서 "가짜뉴스들이 돌처럼 멍청한 카멀라 해리스를 완전히 실패하고 하찮은 부통령에서 미래의 위대한 대통령으로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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