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24시간 이내 공격 전망".. 이란, 국제사회 자제 요청 거부
네타냐후 "이란 보복시 막대한 대가 치를 것".. 전면전 대비
바이든, 네타냐후에 "나한테 헛소리 좀 작작하라" 격분.. 방어 시스템은 추가 지원
이란·이스라엘·레바논 지역 자국민 대피령.. 대사관도 임시 폐쇄

지난해 10월 발발한 가자전쟁이 5차 중동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지난해 10월 발발한 가자전쟁이 5차 중동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지난해 10월 발발한 가자전쟁이 5차 중동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를 암살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란은 즉각 가혹한 보복을 공언했다. 여기에 레바논 헤즈볼라 역시 같은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지휘부 인사가 살해 당한 후 보복을 다짐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확전을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이란은 중동전쟁이 나도 상관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스라엘도 이란이 보복에 나설 경우 항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로서 24시간 이내에 이란의 보복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각국은 자국민들에게 이란, 레바논 등 위험 지역에서 철수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스라엘 방어를 위해 군함을 급파했다.

美 "이란 24시간 이내 공격 전망".. 이란, 국제사회 자제 요청 거부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 정부는 이란과 레바논 헤즈볼라 등 중동 내 친이란 세력들이 이르면 5일 이스라엘을 겨냥한 대규모 공세를 퍼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중동정세와 관련한 현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현재로서는 이란을 중심으로 한 친이란 세력들의 보복을 막을 수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요르단은 지난 4일 아이만 사파디 외무장관을 이란에 급파해 긴장 완화를 촉구했으나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보복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30일과 31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헤즈볼라와 하마스 지휘부 인사가 살해당하면서 불거졌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헤즈볼라 작전실 책임자인 무흐신 슈크르(푸아드 슈크르)가 사망했으며, 하마스 1인자로 꼽히는 이스마일 하니예도 암살을 당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하니예 암살에 대해서는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이란은 배후로 이스라엘과 미국을 지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이란 최고지도자는 '가혹한 보복'을 다짐하고 있다.

만일 이란이 전면에 나설 경우 중동전쟁으로 확전을 피하기 어렵다. 이에 인근 아랍국가들은 이란을 향해 이스라엘 상대 보복 공격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이란은 전쟁이 나도 상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4일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 측은 지난 3일 아랍국가 외교관들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 대응이 전쟁을 촉발해도 상관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친이란 세력인 레바논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란이 헤즈볼라, 예멘 반군 후티,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시리아 정부군 등 이른바 '저항의 축'을 총동원하여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사일 발사하는 이란군 [사진=파르스=연합뉴스]
미사일 발사하는 이란군 [사진=파르스=연합뉴스]

네타냐후 "이란 보복시 막대한 대가 치를 것".. 전면전 대비

이스라엘 역시 이란과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4일 시오니즘 지도자 제프 자보틴스키의 추모식에 참석해 "우리를 겨냥한 어떤 공격이든 막대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공격과 방어 어떤 시나리오든 준비돼 있다"라며 "우리는 대응할 것이며 어느 구역에서든 우리를 겨냥한 어떠한 공격이든 무거운 대가를 받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가자지구, 예멘, 베이루트 등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장거리 공습이 가능하다"라며 전방위적인 맞대응을 예고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며 군사 훈련 등 다양한 조치로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민들에게는 주택 내 안전한 대피 공간에 음식과 물을 준비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한다.

구급대원들은 전면전 발생을 가정한 비상 훈련을 실시했으며, 이스라엘 최대 항구도시 하이파의 산업시설에서는 헤즈볼라 등의 미사일 및 드론 공격에 대비해 위험물질 제거 작업도 완료된 상태다.

백악관 상황실 [사진=UPI=연합뉴스]
백악관 상황실 [사진=UPI=연합뉴스]

바이든, 네타냐후에 "나한테 헛소리 좀 작작하라" 격분.. 방어 시스템은 추가 지원

사태가 심각해지자 미국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하니예 암살과 관련해 네타냐후 총리에게 거친 표현으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일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나한테 헛소리 좀 작작 하라"(stop bullshitting me)고 말했다고 한다.

당시 통화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하니예 암살이 휴전 협상 타결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로 바이든에게 말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암살이 휴전 협상 노력을 망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의견 대립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거친 표현을 쏟아낸 것으로 보인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미국 대통령을 쉽게 보지 말라"(Don't take the president for granted)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다만, 양측의 의견 대립과 관계 없이 미국은 이스라엘의 방어를 돕기 위해 전력을 대폭 증강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 2일 탄도 미사일 방어 역량을 갖춘 복수의 해군 순양함과 구축함을 중동과 유럽으로 추가로 배치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오스틴 장관은 또 중동에 1개 대대 규모의 전투기 추가 파견, 1개 항공모함 타격 전단을 유지하기 위한 핵 추진 항모 에이브러햄 링컨호 타격 전단 출격도 명령했다고 전해진다.

취소된 이스라엘발 항공편 [사진=UPI=연합뉴스]
취소된 이스라엘발 항공편 [사진=UPI=연합뉴스]

이란·이스라엘·레바논 지역 자국민 대피령.. 대사관도 임시 폐쇄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주요 국가들은 이란, 이스라엘, 레바논 등 위험지역 여행 자제를 촉구하며 자국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과 스웨덴은 레바논 베이루트 주재 대사관을 일시 폐쇄하면서 레바논에 남은 자국민에게 대피를 촉구했으며 미국과 프랑스도 자국민의 대피를 유도하고 있다.

우리 외교부도 강인선 2차관 주재로 본부·공관 합동 상황점검 회의를 열어 재외국민 안전 및 보호 대책을 점검했으며, 레바논과 이스라엘 등에 체류하는 우리 국민에게 조속한 출국을 강력히 권고했다.

항공사들도 중동 노선 운항을 일시 중지했다.

현재 델타, 유나이티드, 루프트한자, 에게항공 등이 이스라엘 노선 운항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국영 엘알 항공이 자국민 수송을 위해 아테네, 키프로스 등 노선에 항공기를 추가 투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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