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6명 숨진 채 발견.. 1일부터 2일까지 이스라엘 곳곳서 반전 시위
갈란트 장관, 네타냐후에 반기.. 네타냐후 "누구도 내게 설교 못해"
외신 "대규모 시위, 네타냐후 퇴진 신호".. 영국, 이스라엘에 무기 일부 판매 중단
바이든 "네타냐후, 인질 석방 위해 노력 안해"
![이스라엘 시위대가 1일 텔아비브 도로를 가득 메운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9/662452_469145_5031.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하마스에 억류됐던 이스라엘 인질 6명이 주검으로 발견되자 이스라엘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인 70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반정부 시위를 벌이며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향해 즉각 휴전을 촉구했다.
인질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추가 사망자가 나오자 이스라엘의 우방인 영국과 미국도 이스라엘에 등을 돌리고 있다. 영국은 우방 가운데 처음으로 무기 일부에 대해 판매를 중단했으며, 미국은 네타냐후를 향해 인질 석방 노력이 충분치 않다고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인질 6명 숨진 채 발견.. 1일부터 2일까지 이스라엘 곳곳서 반전 시위
갈란트 장관, 네타냐후에 반기.. 네타냐후 "누구도 내게 설교 못해"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한 땅굴에서 자국인 인질 6명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시신은 지난달 27일 다른 인질이 구출된 땅굴에서 약 1㎞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연합뉴스와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 보도에 따르면 부검 결과 이들 6명의 머리와 다른 신체 부위에 총상이 있었으며 군에 발견되기 약 48시간 전에 살해된 것으로 추정됐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인질들은 우리가 도착하기 직전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에게 잔인하게 살해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1일 이스라엘 주요 도시에서는 즉각적인 휴전 촉구와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CNN은 적어도 70만명이 시위에 나섰으며 수도 텔아비브에서만 55만명이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이다.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도 텔아비브에서 약 30만명, 전국적으로 50만명이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네타냐후 총리가 인질 석방과 휴전 협상을 위해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며 인질 피살의 책임을 지고 사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2일에는 이스라엘 최대 노동운동 단체인 히스타드루트(이스라엘 노동자총연맹)가 휴전 협상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시작했다.
이들은 이스라엘 국기와 인질 석방의 의미를 담은 노란색 깃발과 '죽음의 정부에 반대한다'고 쓰인 피켓 등을 들고 시위를 벌였으며 파업 중단 후에도 수천명이 총리 관저 앞으로 몰려가 저녁 늦은 시각까지 시위를 이어갔다.
하마스는 인질들이 살해되기 전 영상을 공개하면서 추가 인질 살해 가능성을 시사하며 이스라엘에 휴전 협상을 촉구하고 있다.
3일 성명에서 하마스는 "점령군(이스라엘군)이 구금 장소에 접근할 경우 인질 처리에 대한 새로운 지침이 내려졌다"면서 "네타냐후가 협상을 성사시키지 않고 군사적 압박으로 이들을 풀려나게 하겠다고 주장한다면 이들이 관 속에 갇혀 가족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전시내각의 일원인 갈란트 장관도 공개적으로 네타냐후 총리에 반기를 들었다.
CNN에 따르면 갈란트 장관은 1일 내각회의에서 "나는 부상자를 홀로 남겨두지 않는다고 배웠다. 이건 도덕적 수치"라고 비난하며 "인질이 살아있기를 바란다면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와 휴전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하마스가 이집트로부터 무기, 탄약 등을 조달하는 통로로 의심되는 필라델피 회랑에 군을 주둔시키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2일 기자회견에서 "악의 축(이란과 친이란세력)이 필라델피 축을 필요로 한다"며 "우리가 그곳에 있다는 사실을 영구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질 석방에 나보다 더 헌신적인 사람은 없다"며 "누구도 나에게 설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대규모 시위 [사진=로이터=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9/662452_469143_5031.jpg)
외신 "대규모 시위, 네타냐후 퇴진 신호".. 영국, 이스라엘에 무기 일부 판매 중단
바이든 "네타냐후, 인질 석방 위해 노력 안해"
외신들은 전례 없는 규모의 시위로 휴전 협상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시위가 휴전과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움직임에 힘을 불어넣고 네타냐후 정권을 전복하고 새로운 선거를 요구하는 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도 이번 인질 피살과 시위가 휴전 협상은 물론 네타냐후 퇴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스라엘의 우방인 영국과 미국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영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 허가 중 군용기와 헬기, 드론 부품 등에 대한 허가를 중단시키기로 했다. 국제 인도주의 법 위반 위험이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가자 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에 일부 무기 판매를 중단한 서방 주요 동맹국은 영국이 사실상 처음이다.
미국은 하마스의 인질 살해를 비난하면서도 네타냐후 총리가 인질 협상에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 성명을 통해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분노한다"며 "하마스 지도부는 이들 범죄에 대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도 성명에서 "하마스의 계속되는 잔혹함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가자지구에 억류된 미국인과 다른 인질들이 석방되도록 하겠다는 자신과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은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2일에는 네타냐후 총리가 인질 협상을 확보하기 위해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미국 정부의 인질 협상팀과 만나 진행 상황을 보고받고 협상 타결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빌 번즈 중앙정보국(CIA) 국장, 제프 자이언츠 비서실장,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필 고든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참석했으며, 공동 중재국인 카타르, 이집트와의 지속적인 협의를 포함해 인질을 석방하기 위한 지속적 노력 차원에서 취할 다음 단계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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