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요청에 임시공휴일 지정.. 지난해 이어 올해도 시가행진 진행
"이런 행태는 거의 공상 소설 수준의 망상 아닌가"

정부가 10월1일 국군의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10월1일 국군의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정부가 국군의 역할과 장병들의 노고를 상기하는 계기로 삼겠다면서 10월 1일 국군의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국군의날이 공휴일이 된 것은 34년 만의 일이다.

올해도 국군의날에 시가행진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 10년 만에 실시된 이후 2년 연속이다.

앞서 정부에 임시공휴일 지정을 요청했던 국민의힘은 "국군의 헌신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되새기는 뜻깊은 날이 될 것"이라며 환영 입장을 냈다.

정부, 여당 요청에 임시공휴일 지정.. 지난해 이어 올해도 시가행진 진행

정부는 3일 국무회의에서 내달 1일 건군 76주년 '국군의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는 안건을 심의해 의결했다.

국군의 날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것은 1990년 이후 34년 만이다. 국군의 날은 1956년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이후 1976년부터 1990년까지는 법정 공휴일로 지정돼 왔지만 1991년부터 기업 생산성 향상 차원에서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지금은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중동분쟁 등 국내외 안보 상황이 매우 엄중한 시기"라며 "올해 국군의 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국가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우리 국군의 역할과 장병들의 노고를 상기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임시공휴일 지정 이유를 밝혔다.

한 총리는 "튼튼한 안보는 나라의 근간이며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버팀목"이라면서 "지금 이 시각에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국방의 최일선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우리 장병들이 국민의 성원 속에서 사기가 높아지고, 사명감이 더욱 투철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은 여당인 국민의힘 요청에 의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25일 고위당정협의회를 통해 올해 국군의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국군의날 임시 공휴일 지정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3일 논평을 내고 "이번 결정은 단순히 휴일이 하루 늘어나는 차원이 아니다"라며 "우리 국민 모두가 국군의 헌신에 대해 더 깊이 인식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되새기는 뜻깊은 날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앞으로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군인에 대한 예우가 합당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에 이러 올해도 국군의날에 시가행진이 예정돼 있다.

1일 오전 서울공항에서 국군의날 기념식이 열린 후 오후에는 숭례문과 광화문 일대에서 시가행진을 시행할 예정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는 개발 중인 최첨단 무기를 포함해 3축체계, 유무인전투체계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또, UN의장대 및 미8군이 동참하는 도보부대 행진이 실시되며 특성화고 학생들과 참관 시민 등이 참여하는 행사도 계획돼 있다.

행사기획단 관계자는 "국군만이 즐기는 행사가 아니라 국민과 함께하는 행사에 포커스가 맞춰졌다"며 "국민이 무기에 직접 탑승하고 만져보고 체험하며 장비의 우수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野 "10월 1일 조선총독부 설립일" vs 與 "공상 소설 수준의 망상"

한편,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을 앞두고 여야는 한차례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의 국군의날 임시공휴일 지정 검토 소식에 대해 "한일 합병된 1910년 10월 1일 조선총독부 설립일과 겹치는 건 우연이냐"며 친일 공세를 펼친 것이다.

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나라의 국권을 상실했던 1910년 8월 29일 경술국치 이후 일제강점기 시절, 일제는 1910년 10월 1일에 조선총독부를 설치했다"며 "이때부터 용산에 주둔 중이던 일본군이 공식적으로 식민지배 군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 전쟁 중 38선을 최초 돌파한 날인 1950년 10월 1일을 기념해 국군의 날로 제정했는데 38선 최초 돌파일이 대한민국 국군 역사와 정체성을 담을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우리 헌법은 1919년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선언하고 있는 만큼 국군 시작은 1948년 이후보다 1919년 이후로 독립군들이 무장투쟁을 활발히 했던 때로 거슬러 올라가 찾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곧 9월에 추석이고, 10월에는 3일 개천절, 9일 한글날 등 공휴일도 많다"며 "이렇게 급하게 샌드위치 식으로 공휴일을 지정해 버리는 것이 진정 소비진작, 기업부담에도 효과가 있는가"라며 민간과 기업에 미치는 여파를 우려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공상 ·망상 수준의 괴담 선동정치를 멈추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2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민주당 어느 의원은 10월 1일 임시공휴일 지정이 한일합병된 1910년 10월 1일 조선총독부 설립일과 겹치는 게 우연인가는 SNS 글을 올렸다"며 "이런 행태는 거의 공상 소설 수준의 망상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군의날은 6.25 전쟁 당시 1950년 10월 1일 대한민국 국군이 최초로 38선을 돌파해서 북한 진격하는 날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됐다"며 "민주당은 국군의날 10월 1일조차 망상 같은 프레임으로 엮으려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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