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尹, 의료현장과 다른 잘못된 보고 받는 듯…응급실 반나절만 있어보길"
유승민 "의료붕괴 해법은 대통령·총리·장관 책임, 해결 못하면 국민 심판할 것"
![전국 곳곳에서 응급실 운영이 파행하는 가운데 4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로 내원객이 들어가고 있다. 이날 정부는 응급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병원들을 중심으로 군의관 15명을 배치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9/662616_469344_5116.jpg)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개혁에 대해 공개적인 비판과 함께 결자해지를 주문했다. 또 지금 정부의 대처는 현장과 너무 큰 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4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정부의 의견과 의료현장의 목소리가 너무 다르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자신의 SNS을 통해 "정부관계자는 당장 구급차부터 타보기 바란다"는 글을 남긴 안 의원은 "응급실을 이용한 사람이라면 의료 현장에 대해 잘 알 것이다. 얼마 전에 2세 여아가 응급실 11곳을 찾아도 진료를 못 받아서 결국은 12번째 받기는 했지만 의식불명된 사건이 있었다. 의료대란의 아주 나쁜 신호"라며 "정부 고위직 방문을 위해서 보여주기식으로 병원을 이렇게 보여주시는 경우가 있는데 아마도 고위직이 그런 곳을 방문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다 보니 정부 발표가 응급실은 99%가 24시간 운영되고 의료진은 73%가 지금 근무하고 있고 뭐 필수의료 투자 10조 원 하겠다는 등의 현장과 완전히 다른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응급실을 방문해서 반나절 정도 있으면서 환자들과 이야기도 나눠보고 응급차를 함께 동승하면서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진단이 정확해야 처방이 정확한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지난 14일 오전 국회도서관에서 서울대 의과대학·서울대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국민-환자들이 원하는 개선된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 공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9/662616_469345_5257.jpg)
안철수 "잘 정비된 병원만 보여주기식 방문, 실제 의료현장과 동떨어진 인식"
사회자가 "제대로 된 현장을 방문한 것이 아니라 사고가 없는 현장 등을 고위관료들이 방문하고 그 실태를 대통령에게 보고하니까 대통령이 잘못된 보고를 받고 있는 것이라는 얘기냐"고 묻자 안철수 의원은 "그럴 가능성이 높다"며 "한덕수 총리 역시 잘 정비된 병원을 방문하고 그 결과를 보고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안 의원은 "서울보다 지방이 더욱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안 의원은 "지방이 심각하다. 충청도부터 시작이 됐다. 충남대병원, 충북대병원, 단국대의대병원 등 곳곳에서 문을 닫거나 제대로 작동을 하지 못하고 그러다 보니 응급환자들이 경기 남부로 올라온다. 그게 아주대(병원)인데 아주대에서 14명의 응급의사들이 있었는데 6개월 동안 사명감으로 버티다가 지쳐서 절반이 사표냈다"며 "응급의사들은 이틀에 한 번씩 밤을 새면서 당직을 서는데 숫자가 절반으로 줄면 도저히 안 된다. 이러다가 나머지 의사들도 모두 사표를 내고 결국은 문을 닫는 것이 아닌가 두렵다"고 말했다.
한덕수 총리가 지난 3일 국회에서 "환자를 떠난 전공의가 가장 먼저 잘못했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안 의원은 "1차적인 책임은 의사에게 있다. 의사는 환자 곁을 떠나면 안 되는 게 맞다. 하지만 원인제공이 어디에서 시작됐느냐. 의사들과 전혀 상의 없이 갑자기 의대정원 2000명을 늘리면서 이 문제가 불거졌던 것"이라며 "현재 정원이 3000명인데 내년에 1500명이 증원한다. 또 이 학생들이 올해 수업을 받지 않아 모두 유급한다. 그러면 또 3000명이 내려온다. 모두 합치면 7500명을 교육시켜야 하는데 의대는 대형강의실에서 대규모로 강의할 수 있는 시스팀에 아니다. 의대는 중세 때부터 도제제로 아주 소규모, 예를 들면 8명 정도의 학생을 데리고 의사 한 분이 꼼꼼하게 이렇게 여러 가지 교육을 시키면서 제대로 된 의사들을 만드는 그런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은 그나마 괜찮지만 지방대의 교육은 지금도 열악하다. 오죽하면 관광교육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런데 지금 있는 인원보다 세 배를 늘린다고 하면 실력있는 의사들을 기르치지 못한다. 제대로 의사시험을 통과를 했지만 의료의 질이 굉장히 떨어지거나 아니면 1500명을 증원을 했는데 그 1500명이 모두 시험에서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철수 의원은 대입전형에서 혼란이 발생하더라도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역시 원래대로 되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의료대란이 일어난 이유가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이 복귀하려면 이들이 원하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복귀가 필요하다"며 "지금 정부가 어느 쪽을 선택해도 엄청나게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의사 주장대로 2025년 정원을 1년 유예한다면 카이스트나 포항공대에서 공부하다가 반수했던 사람들이 투자한 시간이 모두 날아가는 것이고 반대로 그대로 의대 정원을 증원하면 학생들과 전공의는 계속 안 돌아온다. 의사고시를 쳐서 의사가 된 사람이 3000명, 전문의가 되는 사람이 2800명 등 5800명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5년에서 최대 10년이 되어야 겨우 복구가 가능하다"며 의료현장 대란보다 차라리 입시현장 혼란을 택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했다.
특히 안 의원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026년으로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자고 주장한 것에 대해 "2026년 중재안은 잘못됐다. 이미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2025년을 주장해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9/662616_469346_5341.jpg)
유승민 "의료현장 원활하게 돌아간다는 정부, 대통령은 지금도 오기와 독선"
유승민 전 의원은 4일 자신의 SNS을 통해 대통령은 오기와 독선을 버리지 않고 있고 국무총리와 장관들은 사태를 악화시키는 말실수나 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유 전 의원은 "버티면 이긴다는 장관에 이어 환자를 떠난 전공의가 가장 먼저 잘못했다는 총리가 있다. 비상의료체계가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대통령과 총리, 장관이 있다. 국정에 무한책임, 최종책임을 졌다는 사람들의 입에서 며칠 사이에 쏟아져 나온 말들"이라며 "다들 왜 이러느냐. 정말 너무 막가는 거 아니냐. 국민은 죽어가는데 국민 생명 지키라고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유 전 의원은 "환자 곁을 떠난 전공의들을 두둔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2000명 증원에 반대한다고 의사가 환자를 버리고 떠난 행동은 잘못된 것이 맞다"면서도 "의료붕괴 사태의 해법을 제시할 책임, 떠난 전공의들을 돌아오게 만들 책임은 바로 대통령, 총리, 장관에게 있다. 정부가 해결하지 못하면 국민은 정부와 여당을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과 정부가 만용부터 버리라"고 주문했다.
유 전 의원은 "군사작전 하듯이 진압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전공의를 비난하고 압박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2000이라는 숫자 하나에 꽂혀 어려운 개혁을 쉽게 하려고 했던 단순무식한 만용부터 버리라"며 "지금도 대통령은 오기와 독선을 버리지 않고 총리와 장관들은 사태를 악화시키는 말실수나 하고 땜질식 대책으로 시간만 보내고 있다. 여야 대표는 만나서 게엄이니 지구당이니 엉뚱한 얘기만 하고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해법도 내놓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총체적 무능이 국민들을 죽음으로 내몰아 국민 분노가 폭발하기 전에 빨리 행동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고 빠른 사태 수습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