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중증 의료진 보상 공정성 제고·의료인 법적부담 완화 등 강조
"응급실 업무강도 높지만 수가정책 현장 어려움 반영 못해...고위험·필수의료 지원"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경기도 한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찾아 응급 의료 현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9/662675_469401_282.jpg)
[폴리뉴스 김진호 정치에디터]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경기도의 한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심야 방문해 현장 의료진을 격려하고, 필수의료에 대한 지원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정혜전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이날 밤 경기도 내 한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찾아 1시간20분 가량 머물며 국민 건강을 위해 헌신하는 현장 의료진을 격려하고, 응급실 상황을 챙겨봤다고 전했다.
의정부성모병원은 경기북부 권역응급의료센터 및 권역외상센터를 운영 중이며, 의정부, 양주, 동두천, 포천, 연천, 철원 등 수도권 내 의료취약지역의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곳이다. 응급센터에선 연간 6만명 가량의 환자를 진료한다.
윤 대통령의 의료기관 방문은 지난 2월 의료개혁 발표 이후 이번이 9번째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서울, 경기, 충남, 부산 등 지역의 다양한 의료기관을 방문하며 의료현장을 챙기고 의료진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현장 의견을 반영해 정부는 지난 8월 필수의료 수가인상, 향후 5년간 건강보험 10조 원, 재정 10조 원 투자계획 등을 발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병원에 도착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한창희 의정부성모병원 병원장과 최세민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의 안내에 따라 1층 응급센터로 이동해 진료 현장을 둘러봤다.
윤 대통령은 특히 간호스테이션 앞에서 근무 중인 의료진들에게 “밤늦게까지 수고가 많으십니다”라고 말하며 환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의료진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의사선생님들이 헌신적으로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다행"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윤 대통령이 "주중보다 주말에 응급환자가 더 많냐"고 묻자, 병원장은 "그렇다"며 "지난 설연휴 때 40% 가량 응급 환자가 더 많이 온 점을 고려할때 이번 추석 연휴때 환자가 늘 것 같다"고 답했다.
응급·중증 의료진 보상 공정성 제고·의료인 법적부담 완화 등 강조
윤 대통령은 이어서 마련된 병원관계자 및 의료진과의 간담회에서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과 다양한 의견을 경청했다.
윤 대통령은 “응급의료가 필수 의료 중에 가장 핵심인데 국가에서 제대로 관심을 가지고 도와드리지 못한 것 같아 참 안타깝다”며 “헌신하는 의료진에게 늘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이곳 성모병원이 권역응급의료센터로 경기 북부의 중증 응급환자를 책임지고 있어 부담이 크다고 들었다”며 “노인 인구 비율도 높고 군부대도 있어서 응급환자가 많다고 들었는데, 생명의 촌각을 다투는 응급실에서 애쓰는 의료진께 늘 감사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응급실 수요가 많아지는 명절 연휴가 다가오고 있는데 가용한 자원을 가장 우선적으로 투입해서 의사선생님들이 번 아웃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며 "필요할 경우 예비비를 편성해서라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업무강도가 높고 의료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필수의료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적절한 보상체계가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정부가 무엇을 하면 의료진 여러분들이 일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기탄없이 이야기해 달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경기도 한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찾아 응급 의료 현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9/662675_469402_304.jpg)
이에 한창희 의정부성모병원장은 "대통령님께서 좋은 말씀 해주시고 의료 현장의 의견을 듣고자 하시는 부분에 대해 굉장히 감사드린다”면서 “현재 전공의 빈 자리를 채운 교수들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어 배후 진료에 차질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의료 현장의 어려움을 전했다.
한 병원장은 이어 "이번 기회에 의료전달체제를 개선해, 환자 수가 아닌 진료 난이도로 보상받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도 했다.
최세민 응급의료센터장은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중증 응급환자 위주로 진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춰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응급실 업무강도 높지만 수가정책 현장 어려움 반영 못해...고위험·필수의료 지원"
특히 윤 대통령은 응급실 의료진의 업무 강도가 타 분야보다 매우 높은 데도 기존 정부의 수가(의료행위 금전적 대가) 정책 등 의료 제도가 현장의 어려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의 수가 정책이나 의료제도가 이러한 어려움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면서 피부미용이나 비급여 위주인 의원과 비교해 봐도 업무강도는 훨씬 높고 의료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데도 보상은 공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고위험, 중증 필수 의료 부문이 인기과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 개선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특히 앞으로 응급, 분만, 소아, 중증을 포함한 필수 의료 인력들에 대해 지원을 의료인들이 느낄 수 있을 만큼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의료인의 법적 리스크나 보상의 공정성 문제도 해결해 소신 진료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게 뭐가 있겠습니까"라며 “국민 생명을 지키는 의료진의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올바른 의료환경을 만들어가고, 늘 긴장속에서 보내는 의료인들이 충분히 보상받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동행한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에게 "정부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것을 찾아서 도와드리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응급실 방문은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 이탈로 현장 의료 공백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져 관심을 끌었다. 윤 대통령은 의정 갈등 장기화 국면에서 의료 현장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현장 방문을 꾸준히 추진해 오다 추석 연휴를 앞둔 점검 차원에서 이날 방문 일정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야 대표의 의료기관 방문과는 전혀 상관없이 이전부터 내부적으로 의료현장 방문을 검토해 왔다"며 "지난주 국정브리핑·회견 이후로도 추가로 더 현장을 가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심야에 환자들이 있는 응급실 상황을 고려해 성태윤 정책실장, 장상윤 사회수석,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으로 수행 인원을 최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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