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나는 중산층 후보" vs 트럼프 "바이든 정부서 경제 파괴"
해리스 "독재자들 트럼프 응원" vs 트럼프 "북한 중국, 날 두려워해"
평정심 잃은 트럼프 '판정패'.. CNN "트럼프, 미끼 다 물어"
외신 "해리스 선방" "KO 타격은 없어"

해리스·트럼프, 美 대선 후보 첫 TV 토론 [사진=AFP=연합뉴스]
해리스·트럼프, 美 대선 후보 첫 TV 토론 [사진=AFP=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1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TV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토론에서 해리스는 시종 트럼프를 향해 공세를 펼쳤고, 트럼프는 방어를 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이번 토론은 해리스의 판정승으로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리스 "나는 중산층 후보" vs 트럼프 "바이든 정부서 경제 파괴"

ABC 뉴스 주관으로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이번 TV 토론은 초박빙 승부가 이어지고 있는 대선 레이스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며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토론은 경제 문제로 시작됐다.

해리스는 자신이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후보라고 소개하면서 트럼프 정부에서는 부자와 대기업에게만 세제 혜택을 제공했다고 공격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과 일자리 부족으로 미국 경제가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민자들이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는 소문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해리스는 "왜 이런 극단적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고 ABC도 팩트 체크 보도를 통해 트럼프의 해당 발언은 거짓이라고 전했다.

해리스는 트럼프가 불법 이민자 문제를 거듭 거론하자 "이미 기소가 된 사람이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경제사범, 형사사범, 선거개입 그리고 성폭력으로 기소가 되고 유죄 평결을 받은 사람이 이 자리에 있다"고 공세를 펼쳤다.

외교, 낙태권, 에너지 정책 등을 두고도 설전이 벌어졌다.

해리스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안보를 동시에 보장하는 '두 국가 해법'을 추진하겠다고 하자 트럼프는 "그녀는 이스라엘을 혐오한다. 그녀가 대통령이 되면 이스라엘은 2년 내에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난 전쟁이 끝나기를 원한다"면서 "이 전쟁이 끝나고 그냥 끝나게 하는게 미국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생각한다. 협정을 협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리스는 "트럼프가 대통령이었다면 푸틴은 지금 키이우에 앉아 있을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낙태 문제에 대해서는 트럼프가 "지난 52년간 우리나라를 분열시킨 문제"라면서 연방대법원이 낙태를 헌법 권리로 보호한 판결을 폐기한 덕분에 모두가 원했던 대로 주(州)별로 낙태 허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해리스는 대통령이 되면 낙태권을 연방정부 차원에서 보호하는 법안에 서명하겠다면서 "자기 몸에 관한 결정을 내릴 자유를 정부가 가져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독재자들 트럼프 응원" vs 트럼프 "북한 중국, 날 두려워해"

이날 토론회에서는 북미관계도 거론됐다.

해리스는 트럼프가 독재자들을 존경한다고 공격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해리스는 "트럼프는 푸틴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현명하다'고 했으며, 김정은과 '러브레터'를 교환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되길 이들 독재자가 응원하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며 "왜냐하면 그들은 당신을 아첨과 호의로 조종할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지난주 푸틴이 해리스를 지지했는데 나는 그가 진심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과 친분이 깊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자신에게 해 준 말을 인용한다면서 '중국과 북한이 트럼프를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이날 두 후보는 한반도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북한에 대한 인식 차이는 확연히 드러났다.

해리스는 김정은 위원장을 '독재자'라고 지칭하며 북미 정상회담을 폄훼한 반면, 트럼프는 북한이 오히려 자신을 어려워한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평정심 잃은 트럼프 '판정패'.. CNN "트럼프, 미끼 다 물어"

이날 토론 내내 트럼프는 해리스의 공격에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며 평정심을 잃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CNN은 "해리스가 토론의 거의 모든 시간 동안 트럼프의 화를 돋웠고 트럼프는 미끼를 다 물었다"고 평가했다.

시청자들도 대부분 TV 토론 승자로 해리스를 꼽았다.

CNN이 TV 토론 시청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63%는 해리스가, 37%는 트럼프가 토론에서 더 나은 성적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6월 TV 토론에서 참패했던 것과는 정반대 결과다.

당시 CNN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을 승자로 꼽은 시청자는 33%, 트럼프를 승자로 꼽은 시청자는 67%였다.

'국가 문제 해결을 위해 더 나은 계획을 제시한 후보가 누구냐'는 질문에는 42%가 해리스를 선택했고, 트럼프는 33%로 집계됐다.

외신 "해리스 선방" "KO 타격은 없어"

외신들도 대체로 해리스의 판정승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현재 팽팽한 흐름을 바꿀만한 결정적인 한방은 없었다는 분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워싱턴포스트(WP)는 해리스가 트럼프의 화를 촉발시키려는 전략을 세운 것 같다며 "그 점에서 해리스는 크게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트럼프를 짜증나게 만든 듯 보인다"고 평가했고, AP 통신은 "해리스는 바이든이 하지 못한 방식으로 트럼프에 대항했다"고 정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토론이 팽팽한 선거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녹아웃(knockout) 타격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BBC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영국 언론들도 대체로 해리스의 '판정승'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BBC는 누가 자신의 강점을 잘 살리고 약점을 잘 방어했는지가 토론의 승패를 결정한다면 이번 토론은 해리스에 유리하게 기울어졌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해리스가 트럼프를 "곤경에 빠뜨렸다"고 짚었고, 가디언은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토론에서 승리한 듯 보인다"고 전했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