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서 소통해 해결할 문제를 검찰에 몰아넣는 소용돌이의 사법시대"
"양극화에 빠져 한쪽에선 검찰독재, 또 다른 쪽에선 한 것 없다고 비난"
"정당한 수사와 재판에 대한 허위 주장과 검사탄핵 남발" 민주당 비판

이원석 검찰총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윤석열 정부의 초대 검찰총장인 이원석 총장이 2년 임기를 마무리하고 퇴임하면서 사회가 극단적인 양극화에 빠져 검찰을 악마화하고 사회 영역에서 소통하고 숙의해 해결해야 할 문제를 검찰에 몰아넣는 '소용돌이의 사법시대'라며 정치권을 비판했다. 

특히 정당한 수사에 대해 허위 주장을 펼치고 검사탄핵을 남발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 대해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던졌다.

이원석 총장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통해 정치권에 대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 총장은 "극단적 양극화에 빠진 우리 사회를 깊이 들여다보면 고함과 비난, 조롱과 저주, 혐오와 멸시가 판을 친다. 또 우리 사회는 진영과 정파, 세대와 성별, 계층과 지역으로 나뉘어 '보고 싶은 것만 보이고 듣고 싶은 것만 들리는' 사회가 됐다"며 "이해 관계에 유리하면 환호해 갈채를 보내고 불리하면 비난하고 침을 뱉어 검찰을 악마화하는 현상이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총장은 "한쪽에서는 검찰독재라 저주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아무 일도 해낸 것이 없다고 비난한다. 한쪽에서는 광잉수사라 욕하고 한쪽에서는 부실수사라고 손가락직한다"며 "만약 그 일이 상대진영에서 일어났다면 서로 정반대로 손가락질하며 평가했을 것이다. 오로지 유불리에 따라 험한 말들을 쏟아내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총장의 발언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 사건 등 현안 수사를 두고 나왔던 정치권의 반응에 대해 대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총장은 재임 기간 내내 이재명 대표 등 야권 수사와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로 정쟁의 한복판에 휘말렸다. 

또 이 총장은 "정당한 수사와 재판에 대한 근거 없는 허위 주장과 공격,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지 못할 검사탄핵의 남발, 검찰을 아예 폐지한다는 마구잡이 입법 시도까지 계속됐다. 명예와 자긍심만으로 버티는 검찰구성원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해 민주당의 공격에 대해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이 총장은 검찰 구성원들을 향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해 안타깝고 책임을 통감한다. 법령과 제도 탓만 할 수 없는 것이 공직자의 처지"라고 아쉬운 감정을 토로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치권을 향한 쓴소리를 터뜨린 이원석 총장은 그래도 검찰은 법치주의 원칙을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고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 총장은 "검찰과 사법에 사회의 모든 문제를 몰아넣고 맡겨 오로지 자기 편을 들어달라고 고함치는 '소용돌이의 사법 시대'에도 검찰은 법의 지배, 법치주의의 원칙을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 부정부패와 비리에 대해 하나하나 사건마다 '지구가 멸망해도 정의를 세운다'는 기준과 가치로 오로지 증거와 법리만을 살펴 접근해야 하고 개인이나 조직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아야 한다"며 ""검찰의 주된 존재 이유는 '옳은 것을 옳다, 그른 것을 그르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상대 진영을 공격하고 자기 진영을 방어하는 데에만 매달리는 양극단 사이에서 중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원석 총장은 자신의 임기 중 성과로 검수완박(검찰 수사관 완전 박탈) 극복을 비롯해 스토킹과 혐오범죄, 전세사기, 보이스피싱, 아동 확대, 마약 등 민생침해범죄 대응, 각종 합동수사단 출범 등을 꼽았다. 또 이 총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실무 기준을 확립하고 선거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한 것, 제주 4.3 사건과 5.18 민주화 운동 등 과거사 관련자에 대한 재심 청구 등도 자신의 주요 성과로 언급했다.

이원석 총장은 지난 2022년 5월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김오수 총장이 토이하면서 발생한 총장 공석 상황에서 대검찰청 차장으로 임명돼 직무대행을 맡았다가 4개월 뒤인 9월 16일 45대 검찰총장으로 임명됐다. 이원석 총장의 공식 임기는 15일로 종료되며 16일부터는 심우정 총장이 46대 검찰총장으로 임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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