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재 "한동훈 대표-박단 위원장, 비공개로 대화의 끈 이어지고 있어"
박단 위원장 "한 대표가 만남 거부…거짓과 날조 위에 신뢰 쌓을 수 없더"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도 "의료계가 문제라고 몰고 갈 확률 100%" 비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참고인 조사를 위해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9/664123_471108_193.jpg)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의정갈등이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점점 풀기 힘든 문제로 빠져드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민의힘과 전공의 단체 사이에 진실게임이 벌어졌다.
'한동훈의 입'으로까지 불리는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이 한동훈 대표와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사이에 비공개 소통이 있다고 했다가 박단 위원장이 사실무근이며 한동훈 대표가 지속적으로 전공의와 만남을 거절해왔다고 폭로했다. 이에 다시 국민의힘에서 소통하려고 했지만 박단 위원장으로부 연락받지 못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정광재 대변인은 지난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자리에서 '전공의가 돌아와야 종합병원이 굴러가는 것인데 그쪽하고는 물밑 접촉이라도 되고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한동훈 대표가 당선 이후에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을 비공식적으로 만나고 그 주 주말에 당정협의에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얘기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 대변인은 "한동훈 대표가 박단 위원장을 만나고 와서 '의료 상황이 지금 상당히 복잡해졌구나. 이대로 있다가는 자칫 의료 불상사가 날 수도 있겠구나'라는 위기 의식을 가졌기 때문에 얘기가 시작된 것"이라며 "이후도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비공식 채널을 통해서 박단 비대위원장과 줄곧 소통해오고 있고 정말 읍소 수준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완전히 (소통이) 끊어진 것이 아니고 한동훈 대표와 박단 위원장 사이에 계속해서 대화의 끈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정 대변인은 "그렇다. 전공의 복귀 없는 의료 갈등은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라며 "가장 대표성을 가진 사람과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서 이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한동훈 대표가 거의 읍소 수준으로 협상장에 들어올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쉽게 돌아오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지역·필수의료 체계 개선을 위한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한동훈 대표. 한덕수 국무총리,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9/664123_471109_1952.jpg)
의료계 "정광재 대변인 말은 거짓, 한동훈 대표 해결 의지 없어" 반발
하지만 박단 위원장은 반박에 나섰다. 국민의힘에서 거짓과 날조를 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18일 자신의 SNS을 통해 "한동훈 대표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유감이다. 대표 출마 전인 6월 초에도, 대표 당선 직후인 7월 말에도 언론에서는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던 한동훈 대표는 지속적으로 만남을 거절했다"며 "읍소는커녕 단 한번 비공개 만남 이후 대전협은 한동훈 대표와 소통한 적이 없다. 거짓과 날조 위에 신뢰를 쌓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도 국민의힘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박 부회장은 같은 날 SNS에서 박 위원장의 글을 인용하며 "공당의 대변인, 그것도 여당 대변인이 이렇게 거짓말을 줄줄 한다는 것이 상상이 되느냐"며 "한동훈 대표도 언론에 말하는 것과 실제 행동은 완전히 다르다. 대화와 문제 해결에는 관심이 없고 어떻게든 책임을 회피하고 (어떻게 이 사안을) 이용해 먹을까 (하는) 생각에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박 부회장은 "일단 협의체를 만들어놓은 후 결과에는 관심도 없고 '우리는 할 일 다했는데 전공의가 문제', '의료계가 문제' 이렇게 몰고 갈 확률이 100%"라며 "애초에 한 대표가 문제 해결에 관심이 있다면 협의체 등을 제안하지 않는다. 정면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고 해결하라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언하는 한동훈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9/664123_471110_2042.jpg)
국민의힘 "전공의 단체와 소통하려고 노력했는데 박 위원장 답변 없어" 해명
자신의 발언으로 의료계의 반발이 나오자 정광재 대변인도 즉각 진화에 나섰다.
정 대변인은 18일 SNS에서 "인터뷰에서 비공식 채널을 통해 소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말했는데 실제 의사 출신분들을 통해 소통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박 위원장으로부터는 이렇다 할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를 두고 소통이 전혀 없었다고 해서 실망스럽지만 일부 오해 소지가 있었다는 점은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연휴 내내 한동훈 대표는 의료 단체의 대화를 이어가며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위해 노력해왔다. 의료 대란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한 대표와 당에 부담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지아 수석대변인도 1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소통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고 나 역시 개인적으로 전화를 했는데 답이 없었다.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을 시도했는데 박 위원장에게 전달이 잘 안됐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박 위원장으로부터 연락받지 못했다"며 "의료계 단체, 주요 인사와 만나 간접적으로 사직 전공의들의 의견과 어려움을 청취했고 직접적으로 사직 전공의들과 연락해서 만남과 소통하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또 한 수석대변인은 "사직 전공의가 1만2000명이 넘는 숫자라 어떤 단체도 대표성을 갖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박단 위원장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부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광재 대변인과 한지아 수석대변인의 해명 역시 박단 위원장에게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했다는 뜻이어서 한동훈 대표가 지속적으로 만남을 거절해왔다는 박 위원장의 주장과 배치된다. 국민의힘과 전공의 단체 사이에 화해와 협의는 고사하고 오히려 갈등만 커지는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