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진호 정치에디터]  윤석열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한국과 체코 기업들이 함께 건설할 두코바니 신규 원전이 양국 경제의 동반 발전과 에너지 협력의 이정표로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체코를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프라하에서 페트르 파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7월 한국수력원자력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사업을 계기로 첨단산업 육성, 에너지 안보 확보, 그리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전략적 공조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계약이 체결돼서 시공하게 된다면 설계, 시공 모든 절차에서 체코와 함께 할 것"이라며 "새로운 기술의 개발뿐만 아니라 원전 인력의 양성까지 협력해 그야말로 원자력 동맹이 구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원전을 함께 짓는다는 것은 양국의 전략적 협력이 한단계 도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러한 첨단산업과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대통령은 입찰 경쟁에서 탈락한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특허권을 주장하며 우리의 원전 수출에 이의를 제기하는 데 대해서는 "지적재산권 문제에 대해서 한국과 미국 정부는 원전 협력에 대한 확고한 공감대를 공유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한미 기업 간의 원만한 문제 해결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수력원자력은 체코 기업들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고, 이 문제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때처럼 잘 해결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양국은 원전 협력과 더불어 앞으로 바이오, 디지털, 교통 인프라 분야에서도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며 "제조업 중심의 협력을 넘어, 첨단기술과 응용과학을 바탕으로 하는 미래 동반성장의 기반을 함께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내년 최종 계약 체결까지 남은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북한이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무모하고 비상식적인 도발을 통해서는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러시아와 북한의 불법 군사협력이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임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이러한 위협에 대해 단호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발신하고, 안보리 대북 제재가 철저히 이행될 수 있도록 양국이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파벨 대통령 "두코바니 원전의 한수원 최종 수주 낙관적...한국 참여에 기대 커"

특히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은 이날 체코를 공식방문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프라하성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두코바니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한국 컨소시엄이 최종 수주할 것이라는 데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전했다.

파벨 대통령은 확대회담에서 "체코도 한국의 두코바니 원전 사업 참여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한수원의 사업 최종 수주에 낙관적이며, 이 사업이 양국 관계 발전의 새로운 기반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김 차장은 전했다.

파벨 대통령은 두코바니 외 신규 원전 수주 가능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최종계약서가 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기상조"라면서도 "이번 프로젝트가 얼마나 성공하는지에 따라 테멜린 신규 원전 사업이 고려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파벨 대통령은 또한, 이번 협력은 향후 유럽 내 원전 프로젝트로 확산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폴란드, 슬로베니아, 슬로바키아 등에서 원전 개발 계획이 있으며,  우리가 한국과 협력할 잠재력이 크고, 제3국 시장 진출을 같이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양국의 협력이 단순히 경제적 이익을 넘어서, 유럽과 아시아 전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윤 대통령은 체코가 유럽 내에서 중요한 원전 기술 보유국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대한민국과 체코의 원전 협력은 지속 가능한 미래 에너지 전환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문제와 국제 안보 이슈논의..."북핵 문제에 단호한 대응 필요해"

두 정상은 원전 협력에 이어 북한 문제를 포함한 국제 안보 이슈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과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 강화가 국제 평화와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대한민국과 체코가 자유, 인권, 법치와 같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전략적 파트너로서 국제 사회에서 공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도발에 대해 "국제 사회의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체코와의 긴밀한 협력을 요청했다.

파벨 대통령도 이 문제에 깊이 공감하며, "체코는 북한의 위협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이행에서 한국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한 "북한의 불법적인 핵무기 프로그램은 전 세계적인 안보 위협"이라며, 국제 사회가 단결된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이후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두코바니 원전 프로젝트와 관련해 구체적인 진행 상황과 향후 계획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 "한국수력원자력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체코와 한국 간 신뢰의 결과"라며, "체코 정부와 협의해 최종 계약 체결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파벨 대통령도 "체코 정부는 양국 간 협력의 성공적 이행을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 기자는 최근 북한의 군사 도발과 러시아와의 무기 거래 가능성에 대해 두 정상의 입장을 물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이러한 행보는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국제 사회가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파벨 대통령 역시 "체코는 유엔을 통한 대북 제재와 국제사회의 일치된 대응을 적극 지지하며, 이에 대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또한 자유, 인권, 법치와 같은 보편적 가치를 바탕으로 한 국제 협력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글로벌 차원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대통령실은 이번 한-체코 정상회담이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을 중심으로 한 양국 경제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었으며, 북한 문제를 비롯한 국제 안보 현안에 대한 긴밀한 공조 방안을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