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북한 핵 사용시 정권 종말" vs 김정은 "주권 침해 시도하면 핵무기 공격" 말 폭탄 공방
尹 "北 핵무기 사용 기도시 압도적 대응".. 괴물미사일 현무-5 및 美 전략폭격기 전개
김정은, 尹 겨냥 "괴뢰.. 온전치 못한 사람" "핵 강국으로서의 절대적 힘 확보"
김여정 "현무-5, 쓸모없이 몸집만 비대" "핵보유국 앞 졸망스러워"
北, 24차 오물풍선 살포.. 합참 "선 넘으면 군사적 조치"
美 국무부, "핵 포함 모든 역량으로 한국 방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그간 잠잠하던 남과 북이 10월 1일 국군의 날을 계기로 서로 군사 위협을 주고 받으며 강대강 대치를 잇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북한이 핵무기 사용 시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고 정권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하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설픈 언동으로 압도적인 대응이니 정권 종말이니 하는 허세를 부리고 있다"며 주권 침해시 핵무기 사용 의지를 내비쳤다.

또, 김 위원장은 윤 대통령을 향해 '괴뢰', '온전치 못한 사람'이라며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치 않았다.

한편, 북한은 지난 2일과 오늘(4일) 대남 오물풍선을 날리면서 도발을 이어가고 있어 말 폭탄을 넘어서는 충돌이 우려되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尹 "北 핵무기 사용 기도시 압도적 대응".. 괴물미사일 현무-5 및 美 전략폭격기 전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국군의 날 기념사를 통해 북한을 향한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윤 대통령은 "북한 정권은 지금이라도 핵무기가 자신을 지켜준다는 망상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라며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우리 군과 한미동맹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 종말의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쓰레기 풍선, GPS 교란 공격과 같은 저열한 도발을 자행하더니, 급기야 '적대적 두 국가론'을 주장하며 통일마저 부정하고 있다"면서 "우리 군은 강력한 전투역량과 확고한 대비 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을 즉각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과 시가행진에서는 이른바 '괴물 미사일'이라 불리는 초고위력 탄도미사일 현무-5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고, '죽음의 백조'라 불리는 미국 공군 소속 B-1B 폭격기도 한국 공군 F-15K 전투기와 함께 서울공항 상공을 비행하며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과시했다.

현무-5는 북한 내륙 곳곳에 흩어져 있는 지하시설을 겨냥한 현무-4보다 훨씬 강력한 위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무-5의 탄두 중량은 최대 8t으로 북한 지휘부가 은신하는 지하 100m 깊이의 벙커도 파괴할 수 있는 위력을 갖췄다. 우리 군은 북한이 남침 시 20∼30발의 현무-5로 평양을 초토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공군전략폭격기 B-1B 랜서는 B-52, B-2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꼽힌다. 전략폭격기 가운데 유일한 초음속 기종으로 괌에서 한반도까지 2시간 만에 도착해 작전을 펼 수 있고, 미국의 전략적 억제력을 상징하는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핵무기는 운용하지 못하지만 최대 57t에 달하는 무장을 장착할 수 있어 B-2(22t)나 B-52(31t)보다 월등한 무장량을 갖췄다.

김정은, 尹 겨냥 "괴뢰.. 온전치 못한 사람" "핵 강국으로서의 절대적 힘 확보"

그러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일 윤 대통령을 겨냥해 "온전치 못한 사람"이라고 비하하며 "한미가 북한 주권을 침해하려 시도한다면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공격력을 동원하겠다"고 경고했다.

4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서부지구의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부대 훈련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윤석열 괴뢰가 기념사라는 데서 시종 반공화국 집념에서 헤여나오지 못하고 우리 공화국에 대한 피해의식으로부터 출발한 장황한 대응 의지로 일관된 연설문을 줄줄이 내리읽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윤 대통령을 실명으로 비난한 것은 지난 2022년 7월 전승절 연설 이후 2년여 만이다. 그는 당시 연설에서 윤 대통령을 직책 없이 호명하며 "윤석열이 집권 전과 후 여러 계기들에 내뱉은 망언들과 추태들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며 막말을 쏟아낸 바 있다.

이날도 김 위원장은 윤 대통령을 '괴뢰'라고 지칭했다.

그는 "윤 괴뢰가 핵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의 문전에서 군사력의 압도적 대응을 입에 올렸는데, 뭔가 온전치 못한 사람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사지 않을 수 없게 한 가관"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북한이 '핵 보유국'임을 밝히며 핵무기 사용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우리는 오랜 기간 간고한 도전을 이겨내며 핵 강국으로서의 절대적 힘과 그를 이용할 체계와 기능을 불가역적으로 확보했다"면서 "극도의 미련함과 무모함에 빠진 적들이 만약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를 무시하고 한미동맹에 대한 과도한 신심에 넘쳐 한발 더 나아가 공화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무력 사용을 기도하려 든다면 가차 없이 핵무기를 포함한 수중의 모든 공격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 보유국과의 군사적 충돌에서 생존을 바라여 행운을 비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할 부질없는 일"이라며 "그러한 상황이 온다면 서울과 대한민국의 영존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여정 "현무-5, 쓸모없이 몸집만 비대" "핵보유국 앞 졸망스러워"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도 대남 설전에 동참했다.

그는 3일 조선중앙통신 담화를 통해 지난 1일 국군의날 행사에 대해 "잡다한 놀음", "허무한 광대극"이라고 비하했다.

김 부부장은 특히 현무-5를 직접 지칭하면서 "전술핵무기급이나 다름없다는 황당한 궤변으로 분식된 흉물"이라며 "쓸모없이 몸집만 잔뜩 비대한 무기"라고 평가했다.

이어 "비핵국가의 숙명적인 힘의 열세의 벽을 넘지 못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스스로 증명했다"며 "핵보유국 앞에서 졸망스러운 처사"라고도 말했다.

미군의 전략폭격기 B-1B에 대해서도 "한국의 군 통수권자와 수하 졸개들, 괴뢰 육해공군이 정중히 도열하여 경의를 표하는 몰골이야말로 세계 열병사에 두 번 다시 없을, 혼자 보기 아까운 오직 식민지 한국에서만 연출할 수 있는 명장면"이라고 조롱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윤석열이 전쟁열에 잔뜩 들떠 돋구어댄 대결악청은 종말을 앞둔 자의 최후 비명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허세부리기에 열을 올렸지만 불안초조한 심리의 여과없는 노출이었다"고 비난했다.

北, 24차 오물풍선 살포.. 합참 "선 넘으면 군사적 조치"

美 국무부, "핵 포함 모든 역량으로 한국 방어"

이런 가운데 북한은 지난 2일과 4일 연이어 대남 오물풍선을 날려 보냈다. 벌써 24차 살포다.

합동참모본부는 4일 오전 2시경 "북한이 대남 쓰레기 풍선 추정체를 또다시 부양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일에도 약 150개의 오물 풍선을 살포하는 등 지난 5월 이후 지금까지 약 6천개의 풍선을 날려 보냈다.

합참은 지난달 23일 "북한의 계속된 쓰레기 풍선으로 인해 우리 국민 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선을 넘었다고 판단될 경우 군은 단호한 군사적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특히 2일 오전엔 대통령실 바로 옆인 서울 용산구 합참 청사 상공에서도 풍선이 식별됐고, 인천국제공항에도 떨어져 오전 6시14분부터 28분까지 14분간 항공기 이착륙 중지되기도 했다.

합참은 2일 입장문을 내고 "국제적으로도 망신스럽고 치졸한 행위로 우리 국민에게 불편과 불안감을 조성해 남남갈등을 유발하려는 저급한 행위"라고 비판하며 "북한의 계속적인 쓰레기 풍선으로 인해 우리 국민의 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선을 넘었다고 판단될 경우 우리 군은 단호한 군사적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남북간에 말 폭탄을 넘어서는 수준의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19일 열린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 학술회의에서 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9·19군사합의는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의 위험을 낮추는 역할을 했지만 현재는 파기돼 한반도 비핵화 협상 구도의 복원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고 우발적 충돌의 확률은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태호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소장도 "9·19 군사합의마저 무력화돼 완충장치 없는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소한 오해나 오판이 무력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한편, 미국은 핵을 포함한 모든 역량으로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

뉴시스와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국무부 대변인은 3일 "불법적인 핵무기를 추구하며 한반도에서 핵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은 북한"이라며 "미국은 핵을 포함한 모든 군사력을 활용해 한국 방어와 확장 억제에 대한 철통같은 공약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조 바이든 미대통령은 지난해 4월 워싱턴 한미 정상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동맹국 등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은 용납할 수 없으며 어떤 정권이 그런 행동을 하든 간에 정권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는데 이를 재확인한 것이다.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점점 더 공격적인 발언에 직면해 확장억제를 강화하기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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