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김건희 여사 관련 활동 자제·도이치 기소·측근 정리’ 연일 요구
김종혁 “김건희 라인 없다?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친윤계, 선거 지면 韓 물러나라고 드잡이할 것”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필리핀, 싱가포르 국빈 방문 및 라오스 아세안 +3 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며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필리핀, 싱가포르 국빈 방문 및 라오스 아세안 +3 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며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건희 여사 관련 여러 의혹에 대해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오는 10.16 재보궐 선거에서 보수 텃밭인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에서 패배할 가능성에 대비해 “한 대표가 독자 행보를 위한 준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대표는 재보궐 선거 일주일 전인 지난 9일부터 ▲김 여사의 활동 자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사실상 기소 ▲‘한남동 라인’으로 불리는 김 여사 측근 정리 등을 대통령실에 연이어 요구했다. 

한 대표는 지난 9일 ‘친한계에서 김 여사 공개활동 자제 요구 목소리가 나온다’는 질문에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음날인 10일엔 “당초 대선 과정에서 이미 국민께 약속한 부분 아닌가. 그걸 지키시면 된다”며 더 선명하게 말했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과 관련 기소 여부에 대해선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며 사실상 기소를 촉구하는 발언을 했다.

‘김건희 라인’도 공개적으로 정리를 요구했다. 지난 12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유세 현장에서 한 대표는 “김 여사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하기 위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틀 뒤인 14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인적 쇄신과 관련해 김 여사 라인이 존재한다고 (발언 의미를) 정리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분의 라인이 존재한다고 국민들이 오해하고 기정사실로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신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김 여사는)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라인은 존재하면 안 된다”며 재차 압박했다.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 역시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여사 논란과 관련, “도이치모터스 같은 경우 같은 전주이자 물주였던 손 씨에 대해 유죄 판결이 내려진 상황에서 (김 여사를) 기소하지 않고 무혐의 처리하면 상식적이고 논리적이냐는 국민적 저항을 가져올 수 있다”며 기소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날 대통령실이 ‘김건희 라인은 없다’고 반박한 것에 대해서도 “일단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비선라인이 있다는 식의 폭로가 나오면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며 “저희가 보기에 없다고 얘기하는 건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다. 이렇게까지 요구하는 건 빨리 정리해서 더이상 문제 생기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와 만나 “여와 정이 이 어려움을 극복해나가기 위해 민심을 전달해야 한다는 차원”이라며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 단순 사과보다 진전된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윤계, 선거 지면 韓 물러나라고 드잡이할 것...韓, 독자 행보 준비”

한 대표의 발언 수위가 세진 것은 보수 텃밭인 부산 금정의 민심이 심상치 않다고 느끼면서부터인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을 위해 지난달 28일부터 한 달간 5차례 부산을 방문하며 민심을 청취했다. 금정구청장 여론조사 결과도 여야 박빙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3일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야권 단일화 시 양자 대결에서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는 43.5%, 민주당 김경지 후보는 40.0%를 기록하며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은 지난 6일 단일화에 합의했다. 

지난 총선과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에 대한 심판론이 우세하지만, 한 대표 체제로 치르는 첫 선거에서 보수 텃밭마저 뺏기면 친윤계가 ‘한 대표 사퇴론’을 들고나올 수 있다. 이에 한 대표가 독자 행보를 위한 명분을 쌓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사평론가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독대를 선거 이후에 하자고 한 것은 ‘그때까지 조용히 있을게, 어떻게 하는지 보자’는 거다. 그런데 만약 금정 선거에서 패배하면 소위 친윤들이 움직여서 ‘지난번에도 여론이 안 좋았지만 부산에서 이겼는데 이번에는 왜 졌냐, 네 책임도 있는 것 아니냐’면서 당 대표더러 물러나라고 드잡이질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교수는 이어 “한 대표가 김기현 전 대표 나가듯이 순순히 나가겠나. 그럴 거면 전당대회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 대표가 독자 행보를 위해 명분을 쌓으면서 준비를 하는 거다. (윤 대통령이 반대하는)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에서 이탈표가 더 나올 수 있고, (친한계 측에서) 직접 발의할 수도 있다. 대통령에 대한 탈당 요구 가능성도 있다. 여당 분란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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