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미 에이태큼스·영 스톰섀도로 러 본토 공격
러, 핵교리 수정 이어 핵탄두 탑재 가능한 미사일 발사
젤렌스키·EU "명백하고 심각한 확전"
우크라, 러시아 반격에 쿠르스크 점령지 40% 잃어
러 "한국 살상무기 우크라 공급시 모든 방법으로 대응

러시아의 ICBM [사진=타스=연합뉴스]
러시아의 ICBM [사진=타스=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영국의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자 러시아는 21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향해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전쟁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그간 양측 모두 자제해 왔던 장거리 미사일 사용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러시아가 발사한 신형미사일은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핵전쟁으로의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장거리 미사일을 통한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반적인 전황은 러시아에게 기우는 듯한 모습이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쿠르스크를 점령하며 반격에 나섰으나 최근 절반 가까이를 다시 러시아에게 내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것.

승기를 잡고 있는 러시아는 우리 정부를 향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을 경계하며 경고성 발언도 내놓고 있다. 

우크라, 미 에이태큼스·영 스톰섀도로 러 본토 공격

러, 핵교리 수정 이어 핵탄두 탑재 가능한 미사일 발사

푸틴, 서방에도 미사일 사용 가능성 언급

앞서 우크라이나는 지난 19일과 20일 각각 미국산 에이태큼스(ATACMS), 영국산 스톰섀도 미사일을 이용해 러시아 본토를 타격했다.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러시아 본토에 장거리 미사일이 날아든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밝혔으나 우크라이나 매체는 20일 러시아 군 지휘본부에 대한 스톰섀도 미사일 공격으로 북한군 500명이 사망했다고 우크라이나 매체 'RBC 우크라이나'는 23일(현지시간) 쿠르스크 지역에 대한 스톰섀도 미사일 공격으로 북한군 50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의 사실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미국 군사 전문 매체 글로벌 디펜스 코퍼레이션 등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군 18명이 사망하고 33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혀 어느 정도 피해는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자 러시아는 21일 우크라이나의 군사산업단지 시설을 향해 최신 극초음속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며 대응에 나섰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고 주장했으나 실제 발사된 것은 중거리 미사일로 확인됐다.

이번에 러시아가 발사한 미사일은 RS-24 야르스를 기반으로 개발된 'RS-26 루베즈'로 최대 사거리 5,800㎞에 최대 속도가 마하 20(2만4천480㎞/h)의 극초음속 미사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대 16개의 핵탄두(MIRV)를 탑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 가능성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푸틴 대통령이 지난 19일 핵 교리 개정을 승인해 핵무기 사용 조건을 완화한 것도 이러한 우려에 힘을 싣는다. 

푸틴 대통령은 21일 대국민연설에서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 미사일 사용 사실을 공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미국·영국 장거리 무기 사용에 대응해 러시아군은 21일 우크라이나의 군사산업단지 시설 중 하나에 복합 공격을 했다"며 "최신 러시아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 중 하나를 시험했다"고 말했다.

이어 "초속 2.5∼3㎞인 마하 10의 속도로 목표물을 공격한다"며 "현재 이런 무기에 대응할 수단은 없다. 전 세계에 있는 최신 방공 시스템과 미국·유럽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도 이런 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미국 등 서방 국가를 신형 무기로 타격할 수 있다는 경고성 발언도 했다. 

그는 "우리 시설에 대한 공격에 그들의 무기를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국가의 군사 시설에도 우리 무기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며 "공격적 행동이 확대되면 우리도 마찬가지로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미사일 발사 30분 전에 미국에 사전 통보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EU "명백하고 심각한 확전"

우크라, 러시아 반격에 쿠르스크 점령지 40% 잃어

이처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에 미사일을 날렸으나 러시아가 신형 미사일 발사로 대응하면서 결국 힘의 균형이 러시아에게 더욱 쏠리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서방의 반응을 보면 이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1일 엑스(X·옛 트위터)에 "전쟁의 규모와 잔인함이 명백하고 심각하게 확대됐다"며 "이는 러시아가 평화에 관심이 없다는 증거"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푸틴은 전쟁을 끌고 갈 뿐 아니라 평화 회복을 원하는 국제사회에 침을 뱉고 있다"면서 다른 국가들도 푸틴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국제사회의 대응을 촉구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이번 미사일 배치가 전쟁의 향방을 바꾸거나 나토 동맹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처음 발사된 미사일이 ICBM이라고 알려진 직후 유럽연합(EU)은 "푸틴 측의 명백한 확전을 의미한다"고 밝혔고, 영국 총리실은 "무모하고 타락한 러시아 행위의 또 다른 사례"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지난 8월 기습 공격으로 장악한 러시아 접경지 쿠르스크 영토의 약 40%를 러시아에 다시 내줬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8월 쿠르스크에서 공세를 펼치며 러시아의 허를 찔렀다. 이를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동부 진격 속도를 늦추고 추후 평화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 소속 관계자는 "우리는 약 1천376㎢ 정도를 통제했지만 현재 그 영토는 더 작아졌다. 적군이 반격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제 우리가 통제하는 영토는 약 800㎢"라고 말했다.

러 "한국 살상무기 우크라 공급시 모든 방법으로 대응"

한편, 러시아는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공급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는 인도주의·경제적 지원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했지만 북한군 파병이라는 변수가 생기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언급한 것에 대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당시 윤 대통령은 "(북한군이) 현대전 경험을 쌓게 되면 우리 안보에 치명적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종전과 같은 인도주의 관점의 지원에서 이제는 북한군의 관여 정도에 따라서 단계별로 지원방식을 바꿔 나간다"며 "무기 지원이라는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와 타스 통신에 따르면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24일 인터뷰에서 "한국산 무기가 러시아 시민을 살상하는 데 사용되면 양국 관계가 완전히 파괴될 수 있다는 점을 한국이 깨달아야 한다"며 "우리는 물론 필요한 모든 방법으로 이에 대응할 것이고 이것이 한국 자체의 안보를 강화하는 데 도움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단기적이고 기회주의적인 외부의 유혹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국익을 우선으로 고려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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