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사, 원유 도입 단가 낮추고 정제마진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 높여
저렴한 가격으로 원유 수입, 정제해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기회 노려
작년 정유업계 휘발유·경유 수출량 각각 1억1189만 배럴, 2억166만 배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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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행정명령에 따라 캐나다산 원유에 10%의 관세가 부과되면서 국내 정유업계가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미국과 캐나다 간의 에너지 거래에 큰 변화를 초래하고 있으며, 한국의 정유사들은 원가 절감과 정제 마진 개선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25%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두 나라와의 무역 관계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원유를 포함한 캐나다산 에너지에 대해서는 10%의 관세가 적용된다. 이러한 조치는 캐나다가 아시아 지역으로의 원유 수출을 늘릴 가능성을 높이고 있으며, 이는 한국 정유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유업계는 캐나다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관세 부과로 인해 생산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전체 원유 수입량의 약 60%를 캐나다로부터 들여오고 있기 때문에, 관세가 부과되면 원가가 상승하게 되고 이는 최종 소비자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의 연료 및 석유화학산업 연합회(AFPM)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캐나다와 멕시코와의 신속한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반면, 한국 정유업계는 이러한 상황을 기회로 보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 도입 단가를 낮추고 정제마진을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의 경유 및 휘발유 시장에서의 가격 상승이 예상됨에 따라, 한국의 정유사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원유를 수입하고 이를 정제해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특히, 한국은 미국의 주요 경유 수출국으로서, 원유 가격 상승이 판매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업계는 휘발유와 경유 모두에서 수혜를 기대하고 있으며, 지난해 정유업계의 휘발유 및 경유 수출량이 각각 1억 1189만 배럴, 2억 166만 배럴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캐나다 원유가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 증가에 나설 경우, 중동 및 중남미 원유와 가격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업계는 중남미에서 원유를 수입하고 있으며, 이는 원가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캐나다산 원유의 아시아 수출 증가가 예상되며, 이는 국내 정유사들에게 도입 원가 절감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도 "중남미와 중동산 중질유는 캐나다 원유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으며, 아시아 시장에서의 원가 수혜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결국 국 정유업계는 원유 가격 변동을 면밀히 관찰하며 추가적인 캐나다산 원유 수입을 검토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캐나다산 원유 가격이 낮아질 경우, 이를 수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변화는 국내 정유업계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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