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산업부 “대왕고래 경제성 없다” 발표에 ‘불쾌감’
“나머지 6개 유망구조에 대한 탐사 시추 해봐야” 반박
‘대왕고래’ 발표 시기 논란, 尹‧대통령실이 ‘자초’ 했다는 평가
정진석, 비상계엄 사태 두고도 국무위원과 ‘의견 충돌’ 보이기도
![용산 대통령실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2/680881_490321_4250.jpg)
[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대통령실이 직무가 정지된 윤 대통령을 엄호하려다 정부와 각을 세우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 6일 산업자원통상부가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개발인 ‘대왕고래 프로젝트’ 1차 시추 결과 경제성이 없다고 발표하자 이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또한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12월3일 밤 열린 비상계엄 국무회의를 “국무회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국무회의의 본질이 부정당하는 시간은 아니었다”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통령실이 탄핵으로 직무정지된 윤 대통령 대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보좌해야 하지만, 윤 대통령의 입장을 계속 대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실 “첫 시추 성공 거의 없어”…尹 입장 적극 대변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 참석해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2024.6.3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2/680881_490322_4637.jpg)
윤석열 정부가 추진해 온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대왕고래’의 경제성 확보가 어렵다는 1차 시추 결과가 나오자, 대통령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산업부를 향해 불만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 6일 산업통상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세종청사에서 1차 탐사시추 결과 브리핑을 통해 "포항시 영일만 대왕고래 시추에 가스 징후가 잠정적으로 일부 있었음을 확인했지만, 그 규모가 유의미한 수준이 아니라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시추 결과 대왕고래 전체의 가스 포화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대왕고래 구조 자체에 대해 추가 탐사 시추할 필요성은 높지 않다"고 재시추 가능성은 없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이 같은 산업부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라는 부분이 실패를 단정한 것으로 읽힐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산업부의 발표가 이뤄진 시점이 윤 대통령의 헌재 탄핵심판 6차 변론 중 발표 돼 부정적 효과를 줬다며 대통령실과 여권이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도 “추가 시추가 필요하다"며 정부를 두둔하면서도 왜 하필 대통령 변론기일, 그 중에서도 경제수석 질의를 앞두고 발표를 했냐며 산업부를 강하게 질책했다고 알려진다.
대통령실은 산업부의 브리핑이 있었던 지난 6일에는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별도의 언급도 자제하다 하루 뒤인 지난 7일 “이번 잠정 결과는 대왕고래에 대한 단정적 결론이 아니며, 나머지 6개 유망구조에 대한 탐사 시추도 해봐야 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날 산업통상자원부가 대왕고래 1차 시추 탐사 결과 “경제성 확보가 어렵다”고 발표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이어 대통령실은 “일반적으로 첫 번째 탐사 시추에서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고, 가이아나는 14번, 동해가스전은 1987년부터 1998년까지 10년 넘는 기간 동안 11번의 탐사시추 끝에 성공했다”며 “금번 동해 심해가스전도 발표 당시 적어도 5번의 탐사계획을 밝혔고, 나머지 유망구조에 대해서 탐사시추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은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지난 6일 헌재에 출석해 주장한 내용과 비슷한 내용을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박 수석은 국회 측으로부터 '국회가 대왕고래 시추사업을 감액했다고 국정마비라고 평가할 수 있느냐'는 질의를 받고 "기본적으로 2차 시추 예산이 없어지니 유전개발 등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서두 개발에는 국정마비가 될 것"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대통령실 역시 “정부 예산 지원 없이 해외 투자 유치만으로 추가 탐사를 진행할 경우, 우리에게 불리한 조건으로 진행돼 국익에 손실이 될 우려가 있다”며 대왕고래 예산을 삭감한 야당을 비판 했다.
한덕수‧최상목 “국무회의 아니었다”…정진석 “본질 부정 아니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3차 청문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2.6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2/680881_490323_4722.jpg)
정치권 일각에서는 산업부의 발표 내용과 시기에 대해 오히려 대통령실이 정치적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6월3일 첫 국정브리핑을 통해 직접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여당의 22대 총선 참패 2달 뒤로, 국정동력 확보를 위한 국면 전환 시도라는 해석이 제기된 바 있다.
실제로 산업부 발표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추 결과는 빠르면 5~6월께 나온다고 했지만, 사실 딱 파보면 알게 돼 있다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탐사시추가 공식적으로 4일에 종료됐기 때문에 결과를 발표 했던 것이라는 반응도 이어졌다.
이처럼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을 엄호하려다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사례는 지난 6일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도 목격됐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12월3일 밤 열린 비상계엄 국무회의를 “국무회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자리에서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국무회의의 본질이 부정당하는 시간은 아니었다”라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 [이슈] 尹 1호 브리핑 '대왕고래' 실패 후폭풍.. '尹정무적 영향''12.3계엄도 대왕고래 때문'...野·보수여론 "尹-정부 대국민 사기극"십자포화
- [12·12담화] 尹 "탄핵하든, 수사하든 당당히 맞설 것""2시간짜리 내란 있나"...자진사퇴 거부 (전문)
- [본회의] 초유의 4.1조 감액된 673조3천억 규모 2025년도 예산안 국회 통과…우원식 “추경 편성해야”
- [이슈] '尹 탄핵 표결' 앞두고 대왕고래‧원전‧의료‧연금 개혁 등 정부 주요정책 줄줄이 좌초 위기
- [이슈] 국힘-민주, 강대강 예산 대치에 10일 처리도 난항.. 연말 샅바싸움 절정
- [이슈] 민주당 주도 헌정사상 초유 0원 증액, 4.1조원 감액 예산안 단독 처리…與·대통령실 “협상 불가”
- [2024국감_산자위] '대왕고래 사업' 국감 도마에... 예타 안받은 5천억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