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 “다음 선거에서 비명계라고 컷오프 하지 못하게끔 할 수 있어”
김동연 측 “도지사 그만두지 않은 이유, 도민과 약속 지키기 위한 것”
김경수 측 “후보의 정책·비전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까 생각한 거지, 차기 노린 것 아냐”

이재명(왼쪽부터), 김경수,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20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1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왼쪽부터), 김경수,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20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1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안다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19~20일 치러진 첫 지역 순회 경선에서 90%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독주 체제를 이어나갔다. 정치권에선 김경수 후보와 김동연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독주 체제에도 불구하고 경선에 나온 것에 대해 ‘포스트 이재명’을 노리고 나온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배종호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 부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정치인들인데 액션이 나오지 않으면 정치적인 미래가 없기 때문에 대선이라는 정치권에서 가장 큰 장이 열렸기 때문에 존재감을 보이기 위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대명’이라는 말이 나오는 뻔한 상황에서 나온 이유는 다음 포석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김경수 후보 같은 경우는 차기를 노려서 이 후보 다음으로 ‘포스트 이재명’을 노리고 나온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 후보도 대선 경선에서 3번째 도전”이라며 “처음 경선에 나왔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경선에선 졌지만, 그때 의미 있는 성과를 내서 대통령 후보가 되고 지금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경수 후보는 경남지사 중 드루킹 이슈로 도중에 그만뒀기 때문에 다음에 경남지사로 나올 수도 있고, 국회의원 선거에 또 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첫 대선 도전에 나선 2017년 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57%), 안희정 후보(21.5%)에 이어 21.2% 득표율로 3위를 했다. 두 번째 도전에 나선 2021년 대선 경선에선 50.29% 득표율을 기록해 이낙연 전 국무총리(득표율 39.14%)를 제치고 민주당 대선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배 부위원장은 김동연 후보에 대해선 “‘비명계’이기 때문에 다음에 공천 받기는 어렵다”며 “이번 경선 때 의미 있는 존재감을 보여서 경기도지사 재선을 하거나, 비명계라고 컷오프를 하지 못하게끔 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내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김경수 후보는 복권된 지 얼마 안 됐고, 한동안 외국에 있다가 다시 온 거고 김경수 후보도 지사직 그만두지도 않고 나오는 거 아니냐”며 “차기나 ‘포스트 이재명’을 노리고 나온 거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평론가 “다음 선거에서 비명계라고 컷오프 하지 못하게끔 할 수 있어”

정치 평론가들도 당 내 반응과 비슷한 답변을 냈다.

차재원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경수 후보에 대해선 “김경수 후보는 드루킹으로 구속돼서 상당 기간 정치권 떠나있었는데 대선이라는 빅 이벤트에 나오면 김경수라는 정치인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구나를 각인시켜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내에서 친노·친문의 적자라는 게 있어서 민주당 내 비명계들의 싹이 잘렸다고 하지만 앞으로 이재명 체제가 5년은 갈 건데 세대가 바뀔 때 친노 친문으로 한 축 담당하기 위해서 나온 거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과 각을 세우기보단 본인만의 아젠다를 세우며 나름대로 다음 정권에 인용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차 교수는 김동연 후보에 대해선 “내년 지방선거가 있으니 내년 경기도지사에 출마하기 위해서 존재감 보일 필요 있다”라며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대표와 단일화를 했고 민주당 내에 뿌리가 깊지 않기 때문에 확실히 민주당 사람이란걸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일 정치 평론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두 후보는 이재명 이후에 자신들의 포지셔닝을 위해 나왔다고 본다”며 “그러기 위해선 이 후보와 차별화된 뭔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친노·친문의 적자인 김경수 후보가 2등을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김동연 지사가 거시적인 측면에서 문제를 그나마 짚어서 2등을 했다”며 “김경수 후보의 위축된 모습과 당당하지 못한 모습이 비명계나 중도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편 김경수·김동연 후보 캠프 측 관계자는 정치권과는 다른 반응을 내놨다.

김경수 측 “후보의 정책·비전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까 생각한 거지, 차기 노린 것 아냐”

김경수 후보 측 관계자는 “의도적으로 착한 2등 전략이나 대선 이후 전략이라든지, 뭔가를 고려해서 한 건 없고 지지율로도 뭘 하겠다는 그런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후보가 갖고 있는 정책과 비전을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까 생각하다 보니 일부 사안에 따라서는 그렇게 보는 거 같기도 하다”고 답했다.

이어 “이견이 있는 부분들이 드러나기 때문에 국민들이 다음 민주정부는 다양성도 있고, 국민들이 (이 후보의) 일극 체제로 불안했던 부분들이 김경수를 통해서 안심됐구나 하는 걸 느끼는 게 저희 입장에선 좋다”고 말했다.

김동연 측 “도지사 그만두지 않은 이유, 도민과 약속 지키기 위한 것”

김동연 후보 측 관계자는 “김 지사가 오늘도 말했듯이 ‘착한 2등’ 하려고 나오지 않았다. 끝까지 이기는 걸 목표로 하려고 나온 것”이라며 “지금 치러지고 있는 경선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다음에 치러질 선거를 위해서 나왔다고 말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가 지사직을 그만두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엔 “도민들과 약속한 것을 지켜야 하고, 지금 지사직을 그만두면 1년간 도지사 자리가 비게 되기 때문에 그만두지 않은 것”이라며 “진정성이 없어서 그만두지 않은 게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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