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한덕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도, 5일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와 6일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을 연달아 만나며 '개헌 빅텐트'에 박차를 가해나갔다. 

한덕수, 이낙연과 '반명 개헌 회동'...李 "개헌과 7공화국 출범을 위해 3년 과도정부를 운영하겠다는데 완전 일치"

한덕수 무소속 대선후보는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과 오늘(6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오찬 '개헌 회동'을 하고 정치 위기 해소를 위한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개헌이라는 같은 목표를 갖고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은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번 만남은 이 고문이 한 전 총리에게 직접 연락해 성사됐다. 앞서 한 전 총리는 두 차례 회동을 제안했으나 일정상 만남이 이뤄지진 않았다. 한 전 총리는 대선출마 선언 이후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에 이어 이 고문까지 만나면서 ‘반이재명 빅텐트’ 구축을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 전 총리는 오찬에 앞서 모두발언에서 이 상임고문에게 “정치 대선배이고 지방정부와 중앙정부를 이끈 것에 대한 충고와 도움을 받고 싶다”며 “우리나라가 정말 위기라는 생각이 든다, 개헌을 통해 근본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을 지탱하지 못하는 나라가 될 것 같다는 문제의식이 있다”고 말했다.

이 상임고문은 “한 총리 출마 선언문을 잘 봤는데 개헌, 통상, 통합 세 가지 키워드가 저하고 일치하는 걸 발견했다”며 “개헌과 7공화국 출범을 위해 3년 과도정부를 운영하겠다는 말씀은 완전히 일치한다 일치된 인식을 바탕으로 추진방향들을 논의했으면 한다”고 '개헌 공동체'임을 강조했다.

'反明 빅텐트' 형성..."미친정치 끝판왕""헌법질서 교란 폭거""완전히 지옥으로""괴물 국가  정상으로 되돌려야""독재수법으로 사법부 파괴"

한 후보와 이 상임고문은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을 향해 강도높은 원색적인 비난을 하며 십자포화를 날리며 '반이재명 빅텐트'의 강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이 고문은 일화를 둘러싸고 의견이 모아지지 않는 국민의힘과 최근 대법원장을 탄핵하려는 민주당의 움직임을 지적해 여야 모두를 비판했다.

한 전 총리는 “최근 대법원장과 대법관을 탄핵하겠다는 보복적인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우리나라의 법치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행위”라며 “헌법 질서를 교란하는 폭거라고 생각한다”고 맹폭했다.

그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먹사니즘’에 대해 “제목은 굉장히 좋은 것 같은데 내용을 보면 될 일이 하나도 없다”며 “그런 정책이 채택되면 먹사니즘이 아니라 완전히 지옥으로 떨어져 버릴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상임고문은 “며칠 사이 벌어지는 미친 정치의 끝판왕을 보면서 이러다가 괴물 국가로 변하겠다는 심각한 위기감을 느꼈다"고 민주당을 겨냥을 원색적 비난을 하며 "한 총리님과 만나 위기를 어떻게 대처할까 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고문은 민주당에 대해서는 “미친 듯이 사납게 사법부를 파괴하고 사법권마저도 수중에 넣으려고 하는 사나운 일을 계속하고 있다”며 “심지어는 베네수엘라나 헝가리·폴란드의 독재자들이 썼던 수법까지 시도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은)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 체제를 볼모로 잡는 위험천만한 도박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 누구도 국가를 위험에 빠트릴 권리는 없다”며 “제게 얼마나 힘이 남아있건 대한민국을 더 이상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데 마음을 다 바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고문은 또 “어제오늘 국민의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몹시 실망했고 사적으로는 아무 인연이 없습니다만 대학 동기인 분이 이렇게 변심할지 몰랐다”며 “시간이 많이 가기 전에 바른길로 들어서리라 믿고 싶다”며 단일화 문제로 한 전 총리와 신경전을 펼치는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겨냥한 말도 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시대착오적 비상계엄, 두 번의 대통령 파면 등 국가에 폐를 끼쳤으면 사과·반성하고 훨씬 더 겸허해야 할 텐데 오만과 안일한 자세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덕수-이낙연 "7공화국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개헌연대' 협력하기로"

한 후보와 오찬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난 이낙연 고문은 "대한민국이 악마의 계곡을 넘어 새로운 희망이 움트는 제7공화국으로 가도록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함께 '개헌연대'를 구축해 개헌을 추진하는데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가가 이렇게 심각한 위기에 빠진 데 대해 한 총리와 저는 국정을 운영했던 사람으로서 국민 앞에 부끄럽고 죄송하다는 마음을 공유했다”며 “두 집단(민주당·국민의힘)에 의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나아가 국가체제의 위기가 심화하는 현실 앞에서 한 총리와 지혜를 모아 새로운 희망의 계기를 찾도록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선은 헌법개정을 통해 정상 국가로 갈 것이냐, 입법 폭주를 통해 괴물 국가로 갈 건지의 대결”이라며 “한 총리와 저는 헌법 개정을 통해 대한민국을 정상 국가로 되돌리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한 전 총리는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주시고 또 앞으로도 많은 충고와 노력을 해주시겠다는 데 대해 깊이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 이 총리님과 협의해 가면서 반드시 성공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덕수, 5일 손학규 전 대표와 '개헌 회동'..."3년내 개헌하고 반드시 떠날 것"

하루 전날인 5일에는 한 후보는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와 종로구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갖고 '개헌 빅텐트' 공감대를 구축했다. 

1시간 50분가량 만찬 회동을 한 자리에서 한 후보는 '정치초년병이지만 정부관료 50년'을 강조하며  "개헌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며 "개헌을 완수하고 임기 3년이 되면 반드시 떠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3년내 개헌을 하고, 3년만 임기를 하고, 그 안에 우리 국내적인 여러 가지 갈등과 분열들, 그런 원인이 되는 개헌과 행정 등 이런 것들 대해 확실히 하고 떠나겠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지난 2012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손 전 대표 슬로건이었던 '저녁이 있는 삶'을 거론하며 "저는 그 말씀을 참 좋아한다. 정말 국민에게 가장 피부 와닿는 말"이라고 말문을 열면서 "저는 국민 동행이라는 이름을 붙입니다만 사회적 약자를 위한 큰 기반을 마련하고, 저는 3년 되면 반드시 떠나려고 한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어 "우리 젊은 세대들이 좀 더 좋은 정치 체제하에서 국가를 운영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감히 정치에 입문했다"고 말했다.

이에 손 전 대표는 한 후보에게 "며칠 전 출마 선언을 생중계로 봤는데 우리나라 희망을 봤다. 메시지가 분명했다. 잘하셨다"며 "첫해에 개헌안을 마련하고 2년 차에 추진하고 3년 차에 임기 마치겠다는 것, 그 안에 경제, 통상, 안보 위기를 극복하고 해결하겠다는 것, 국민 통합 등 세 가지 메시지가 아주 분명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대중들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분들을 포용하고 끌어안아서 거국 내각으로 훌륭한 분들과 같이 가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의힘에서 단일화를 잘해서 순탄하게 가야 하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며 "나를 버리고, 나라에 헌신하는데도 일반 국민의 시각이 곱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전 대표는 "우선 대통령에 출마하는 데 국민의힘에서 단일화를 잘해서 순탄하게 가야 하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며 "또 윤석열 전 대통령 밑에서 총리를 했고, 계엄이 선포됐고 윤 전 대통령이 탄핵됐고 하니, 나를 버리고, 나라에 헌신하는데도 일반 국민의 시각이 곱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계엄' 문제를 꺼내들었다. 

이어 "(한 후보는)통상교섭본부장,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대사, 주미 대사, 총리에 권한대행까지 모든 걸 다 하셨다"며 "권한대행으로 복귀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도 해서 교섭하자는 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고 한 후보의 통상 역량을 추켜세웠다.

손 전 대표는 한 후보에게 "정치권이 국내외적 위기 속에 '내 정권 갖겠다'는 싸움만 계속하는 상황이고 국가 주요과제를 풀기보다는 정치적 이익에 활용한다"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요구, 대법관들에 대한 탄핵과 증원 목소리도 나온다. 이런 뒤죽박죽 혼란한 정국에서 우리는 세상이 바뀌는데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가가 아니라 경제가로서의 면모를 보여달라"며 "꼭 성공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