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파키스탄, 카슈미르 지역서 미사일 공방...총 11명 사망
인도 “테러 시설 공격” vs 파키스탄 “어린이 등 민간인 피해”
카슈미르 지역 총기 테러 발생 후 긴장 고조...인더스강 차단 조치로 격화
국제사회, 핵보유국 충돌 우려 “군사 행동 자제해야”

파키스탄군이 인도 미사일 공격으로 파손된 것으로 보이는 건물을 갈펴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파키스탄군이 인도 미사일 공격으로 파손된 것으로 보이는 건물을 갈펴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테러로 인도와 파키스탄 간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인도가 파키스탄으로 흐르는 인더스강 지류 강물을 차단하며 양측이 6년 만에 다시 무력충돌했다.

인도가 7일(이하 현지시간) 1971년 인도·파키스탄 전쟁 이후 54년 만에 파키스탄 국토 가장 깊숙한 곳을 공습하고 파키스탄은 이에 응전하면서 현재까지 11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양 국가 모두 사실상 핵보유국인 만큼 핵 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유럽과 중동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이번 충돌로 아시아 지역까지 전쟁의 포성이 확산되게 됐다.

인도-파키스탄, 카슈미르 지역서 미사일 공방...총 11명 사망

인도 “테러 시설 공격” vs 파키스탄 “어린이 등 민간인 피해”

7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이날 새벽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내 테러리스트들이 사용하는 기반 시설 등 9곳을 공격하는 ‘신두르 작전’을 개시했다.

인도 당국은 이번 작전에서 파키스탄 민간인과 군 시설은 공격 표적으로 삼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파키스탄은 인도의 주장이 허위라며 이번 공습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민간인 8명이 사망하고 3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또, 파키스탄은 보복 차원으로 인도령 카슈미르 푼치-라자우리 지역의 빔버르 갈리에 포격을 가했다. 이 공격으로 최소 민간인 3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파키스탄은 인도 전투기 5대와 드론 1대 등을 격추했으며 자국 전투기 피해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무력 충돌로 양국은 영공을 통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 북쪽 공항 최소 5곳이 폐쇄되는 등 항공편 운항이 지장받고 있다. 카타르 항공, 스파이스제트 등 항공사들도 분쟁 지역으로 향하거나 영공을 경유하는 비행편을 중단·우회하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도 48시간 동안 영공을 일시 폐쇄하고, 모든 국내선 및 국제선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 펀자브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휴교령을 내리며, 의료진과 구조대원의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카슈미르 지역 총기 테러 발생 후 긴장 고조...인더스강 차단 조치로 격화

이번 무력충돌은 지난달 22일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 휴양지 파할감 인근에서 관광객 등을 상대로 한 총기 테러로 26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불거졌다.

인도는 파키스탄을 테러 배후로 지목하고 인도 내 파키스탄인 비자를 취소했으며 파키스탄과 상품 수입·선박 입항·우편 교환을 금지하는 등 제재에 나섰다.

이에 파키스탄은 테러 연관성을 부인하며 인도 항공기의 영공 진입 금지, 무역 중단과 인도인 비자 취소 등으로 맞섰다.

이런 가운데 인도가 5일 파키스탄으로 흐르는 인더스강 지류 강물을 차단하면서 무력충돌까지 이어졌다. 파키스탄은 인더스강에 식수와 농업용수를 의존하는 만큼 강물이 완전히 차단되면 파키스탄에 큰 타격이 된다.

이와 관련해 파키스탄은 자국으로 유입되는 물을 막으려는 어떠한 시도도 전쟁 행위로 간주해 전면적 대응에 나서겠다며 핵 사용도 시사한 바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무함마드 칼리드 자말리 주러시아 파키스탄 대사는 지난 3일 러시아 관영방송 RT와 인터뷰에서 “(인더스강) 하류 수역의 물을 빼앗거나, 막거나,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시도는 파키스탄에 대한 전쟁 행위”라며 “모든 전력을 포함해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파키스탄은 재래식 전력과 핵전력 등 모든 전력을 사용할 것”이라며 핵 사용도 언급했다.

한편, 인도와 파키스탄은 1947년 영국에서 분리 독립한 후 카슈미르 지역 영유권을 놓고 여러 차례 충돌해 왔다.

힌두교 국가인 인도령 카슈미르는 무슬림이 다수다. 이에 분리 독립 초기부터 이들은 무슬림 국가인 파키스탄으로 편입을 요구해 왔다.

이에 양국은 1947년과 1965년, 1971년 세차례 전쟁을 벌였다. 특히, 1980년대 두 나라 모두 핵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며 군사력을 키웠고, 1999년 5월 다시 충돌하면서 핵전쟁 우려가 처음으로 제기됐다.

가장 최근의 무력 충돌인 2019년 2월에도 카슈미르에서 벌어진 테러가 발단이 돼 양국이 전면전 직전까지 갔다. 당시 인도령 카슈미르 풀와마 지역 자살폭탄테러로 경찰 40여명이 숨지자 인도가 파키스탄 내 테러리스트 캠프를 전격 공습, 공중전 등 군사 충돌이 빚어졌다.

[출처=연합뉴스]

국제사회, 핵보유국 충돌 우려 “군사 행동 자제해야”

국제사회는 사실상 핵보유국인 두 나라의 확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관련 보고를 받은 후 “부끄러운 일”이라며 “양국의 충돌이 빨리 끝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성명을 통해 “세계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군사적 대립을 감당할 수 없다”며 최대한의 자제를 촉구했다.

다만 양국간 대규모 전면전 확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두 나라 모두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일정 수준 이상의 확전을 막는 ‘심리적 억제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파키스탄의 어려운 경제 상황도 전면전 가능성을 높지 않게 보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파키스탄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대외 부채에 시달리다가 코로나19 사태와 2022년 대홍수 등으로 최악의 경제난에 빠진 상태다.

인도도 최근 정치 상황이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어서 굳이 전면전을 감행할 동력이 약하다는 분석이다. 인도 모디 총리는 파키스탄과 분쟁보다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에 따른 경제적 충격 회복에 더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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