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잘 뽑고, 도구 잘 선택하면 더 나은 세상 만들 수 있어”
“문화는 자원 만드는 유망한 산업…작가 학교 만들 생각”
공판 연기에 “합당한 결정…국민주권행사 방해 않는 게 중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7일 전북 익산시 대한노인회 익산시지회에서 열린 노인회 간담회에 참석하며 지지자 및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5/692657_503026_4949.jpg)
[폴리뉴스 안다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7일 전북 진안·임실·전주·익산과 충남 청양·예산을 찾으며 2차 경청 투어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 후보는 이날 진안을 방문해 농어촌 기본소득과 지역화폐로 지역 균형 발전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전주에선 영화감독과 드라마 작가 등 문화예술 분야 관계자들을 만나 문화 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첫 일정으로 오전 10시경 전북 진안군을 찾아 진안고원시장 상인들을 만나 이 후보의 대표적 공약인 지역화폐를 언급했다. 그는 “농어촌 기본소득 실현이 그리 어려운 게 아니다. 도가 조금 지원하고 중앙정부가 조금 지원해서 1인당 월 15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를 지원해서 그걸 지역화폐로 지급해 주면 된다”며 “정부에서 지방자치 재량 예산을 늘려서 지역화폐도 대규모로 발행하고 농어촌 기본소득도 지급하면 농촌 인구가 늘어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지방과 균형 발전을 해야 되는데 그 방법 중 하나가 어려운 지역에 대해서는 추가의 특별한 지원을 하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반대로 돼 있다”며 “서울이고 수도권이고 힘센 사람들한테, 더 많이 가진 사람한테 더 많이 지원하고 있다. 이러니 나라가 점점 한쪽으로 몰려서 양극화도 심해지고 격차도 심해지고 불평등도 심화되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은 경제 성장을 멈추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실에서 “사람 잘 뽑고, 도구 잘 선택하면 더 나은 세상 만들 수 있어”
이 후보는 다음 일정으로 오전 11시경 전북 임실군 임실시장을 방문해 “사람을 잘 뽑으면, 도구를 잘 선택하면 더 나은 세상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며 “우리 국민들은 새로운 나라를 만들 준비도 되어 있고 능력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국민들을 대신해서 이 세상을 이끌어나갈 정치인들, 대통령, 국회의원, 군수, 도지사 이런 사람들을 잘 뽑지 못하면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을 죽이겠다고 위협하는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면서 6.3 선거에서 대통령을 잘 뽑아야 할 것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오후 1시경엔 전북 전주 한옥마을에서 영화감독과 드라마 작가 등 문화예술 분야 관계자들과 함께 ‘K-콘텐츠 산업 진흥 간담회’를 열고, 영화 '해운대', ‘국제시장’을 연출한 윤제균 감독, 영화 '다음 소희'의 정주리 감독, 드라마 ‘더 글로리’를 집필한 김은숙 작가,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의 박해영 작가 등 유명 창작자들을 만났다. 이들은 이 후보와 영화 생태계 지원책, 글로벌 OTT의 시장 장악에 대한 대응 방안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재명 “문화는 자원 만드는 유망한 산업…작가 학교 만들 생각”
이 후보는 “저는 문화를 문화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게 아니라 먹고사는 문제로 접근한다. 문화는 자원을 만드는 국민 일자리 사업이고, 또 하나의 산업으로 상당히 유망한 영역”이라며 “앞으로는 먹는 문제가 기본으로 갖춰질 거고, 사람들 여유가 늘어나면 문화도 커질 거고. 대한민국이 문화 측면에서도 전 세계를 정말 다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특성이 있는데, 문화 사고의 깊이가 상당히 남다르다. 개신교, 불교 온갖 종교가 있는데도 안 싸운다. 다른 데는 내전 벌어졌을 거다. 그게 역량”이라며 “문화사업을 다시 키우는 게 필요하고 생태계를 조성해야 하는데 공룡이 지금 막 밟고 있는 거다. 풀밭이 무너지고 있는데 그걸 지키는 게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화인들 자긍심도 높이면 좋을 것 같다. 그중 문화의 종합판이 영화다. 문화 중요하고 진흥시켜야 하지만 어떻게 할지를 모른다”며 “기껏 생각하는 게 예산 올리기인데, 예산은 어느 이상 못 올려서 그대로”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제일 좋은 건 문화 산업 일선에 있는 사람들이 수요자 입장에서 세밀하게 ‘이거 필요해’를 직접 하는 것”이라며 “문화 영역 인재도 키워야 하고, 작가 학교도 하나 만드는 게 어떨까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강유정 대변인도 “이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팔길이 원칙이 아니라, 지원하고 같이 협력하는 것으로 바뀌었다”며 “더 나은 문화와 미래 만드는 데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다.
또 이 후보는 독립영화 지원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경기도에서 독립영화 제작을 지원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그때 생각한 게 풀밭을 많이 키워야겠다. 생태계를 만들어야겠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 나온 이야기가 (OTT) 플랫폼을 외국에서 장악하니까 전부 거기에 종속되지 않느냐”며 “이 플랫폼이 없으니 공용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공판 연기에 “합당한 결정…국민주권행사 방해 않는 게 중요”
한편, 이 후보는 영화인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재판부가 15일로 예정됐던 첫 공판을 대선 이후인 다음 달 18일로 연기한 것에 대해 “국민이 현실적으로 주권을 행사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주권 행사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법원이 이 헌법 정신에 따라서 당연히 해야 될 합당한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규정한 ‘헌법 84조’를 둘러싼 논란과 대통령에 당선되면 그 이후 재판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엔 “그때 가서 판단하면 된다. 말씀드린 것처럼 법과 상식, 국민적 합리성을 가지고 상식대로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당내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기조가 유지되는 것에 대해선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은 민주공화국을 받치는 매우 중요한 가치다. 절대 훼손돼서는 안 된다”며 “여전히 사법부를 신뢰한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모든 구성원들이 균질하지는 않다. 사법부 독립을 지켜내고 앞으로 이런 일 발생하지 않도록 경계 삼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조치가 필요할지는 건전한 국민의 상식과 구성원들의 치열한 토론을 통해 정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3시경엔 전북 익산시 인북로 대한노인회 익산지회에서 열린 임원 간담회에서 “요즘은 골목골목 민생도 어렵고, 국민들의 불안감도 너무 커서 참 걱정이기는 하다. 그래도 짧지 않은 시간에 모든 혼란들이 잘 정리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세대가 우리 어르신들을 잘 모시고 또 다음 세대들도 희망이 있는 그런 세상 만들어야 하는데, 저희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