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金 비대위원장, 23일 강원도 방문
지역 정치인들과 당 쇄신 방안 의견 청취
이재명 대통령 향해 "대화 모양새만 취해, 경청 의지 없다"
전당대회 출마, "당이 변화할 생각 없다면 출마 의미 없어"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강원 춘천시 강원특별자치도청을 방문해 김진태 지사와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강원 춘천시 강원특별자치도청을 방문해 김진태 지사와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야당의 목소리를 경청할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는 8월 말 열릴 예정인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관련해선 "당이 개혁을 미루거나 변화할 생각이 없다면 전당대회 출마가 의미 없다"고 밝혔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김 비대위원장에게 전당대회 출마를 권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실제 출마할 의지가 있는지 질문하자 이 같이 답한 것으로 보인다. 

김 비대위원장은 23일 강원도를 방문해 김진태 강원도지사를 비롯해 지역 내 주요 정치인들을 만나 당 쇄신 방안과 정치적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번 강원도 방문은 김 비대위원장이 지난 21일 제주와 22일 인천을 방문한 데 이어 민심 청취를 목표로 한 세 번째 일정이다. 이번 주에는 강원도를 시작으로 울산과 대전 등 다른 지역의 순회 방문도 예정돼 있다.

이러한 지역 방문은 현지 사정을 경청하며 당의 향후 방향에 대한 다양한 지역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강원 춘천시 강원특별자치도청을 방문해 지역 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지역 현안에 관한 당의 정책과 견해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강원 춘천시 강원특별자치도청을 방문해 지역 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지역 현안에 관한 당의 정책과 견해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향해 "대화 모양새만 취해, 경청 의지 없다"

김 비대위원장은 오후 1시 30분 김진태 지사를 예방해 당 쇄신 방안에 대한 고견을 들은 후 강원도청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야당 목소리를 경청할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이른 시기에 여야 지도부를 한자리에 모으고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주신 것은 굉장히 감사한 일이지만 대화를 하고 싶다기보다는 모양새만 갖추려고 했던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22일 이 대통령이 관저에서 여야 지도부를 초청해 오찬을 주선한 자리에서 A4용지 3장에 적힌 '7가지 제언'을 약 7분 간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이 대통령에게 "임기가 끝나고 재판을 받겠다는 것을 약속해 달라"고 요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는 "전날 이 대통령과 만나 7가지 제언을 드린 바 있다, 물론 그 자리에서 대통령과 여당이 바로 답변하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 원론적인 수준에서 답변이라도 주셨어야 하는데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이 대통령은 야당의 우려라든지 국민적 관점에서 제기한 국가 방향성에 대해서 소통할 의지가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 대화가 계속해서 이어질 텐데 다음번에는 이 대통령이 보다 진전된 자세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에게 재판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선 "대통령이라도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직 여부와 상관없이 재판을 받겠다고 의지를 밝히는 것이 민주공화국 시민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당연한 것을 요청 드렸는데 민주당에서 무례하다고 하시는 것 자체가 구태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 벌어진 재판은 직을 수행하는 과정이라 해도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며 "사법부가 대통령 임기 중 재판에 대해 입장을 유보하거나 미루는 결정을 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임기 후에라도 재판을 받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전당대회 출마, "당이 변화할 생각 없다면 출마 의미 없어"

국민의힘은 오는 8월 말 전당대회를 열어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일각에선 6월30일로 비대위원장직 임기를 마치는 김 비대위원장이 전국 각 지역을 방문하는 것이 전당대회 출마를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특히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김 비대위원장에게 전당대회 출마를 권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방문 행보를 두고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비대위원장은 "당이 개혁을 미루거나 변화할 생각이 없다면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 이 상태로는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남은 임기 동안 중요한 것은 개혁의 의지"라며 "과거에 우리 당이 잘못했던 것을 처절하게 반성하고 국민들께 변화하겠다는 쇄신의 의지를 드러내야 한다, 개혁의 동력이 꺼지지 않고 이어지게 하는 데까지가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원도를 비롯해 전국을 방문하는 이유는 대선 이후에도 지역 과제들을 다시 한 번 지키겠다는 의지를 시민들께 보여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공사가 중단됐다가 재개된 오색케이블카와 GTX-B 춘천 연장 등 강원 현안을 언급하면서 "국민의힘은 그동안 강원도에서 진행되던 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약속하고 새 정부에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또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통과를 총력 지원하겠단 뜻도 밝혔다. 

그는 "특별히 관심 갖고 있는 분야가 강원특별법"이라며 "3차 개정안을 국회 차원에서 지원해 국제학교와 강원과학기술원 등이 강원도에 설립돼 실질적인 지방자치 시대를 여는데 강원도가 앞장서 주시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지사와의 면담 내용에 대해선 당 개혁의 방향성에 대해 논의했다며 "김 지사도 개혁의 방향성에 대해 공감해줬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당이 대선에서 패배했고 국민들께 실망을 안겨드리기도 했지만 중요한 것은 개혁하겠다는 의지이기 때문에 지사께서도 이러한 방향성을 이어가 달라는 말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강원도당 당원들과의 간담회 이후 오후 5시에는 강릉시 옥계면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탄소 광물화 파일럿 현장을 방문해 기술 개발 상황을 점검하고 관련 연구진들과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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