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수사 41일 만에 구속, 헌정사 초유의 대통령 부부 구속
참여연대 "부실수사 한 검찰에도 책임 물어야"
경실련 "권력의 사적 남용·진실 은폐가 부른 참사"
언론계 "국민 앞 부끄럽고 참담·같은 불행 없어야" 성토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8/704049_515700_1810.jpg)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밤 구속됐다. 전 대통령 부부가 헌정사상 최초로 동시에 구속된 것으로 시민사회와 언론계는 "김건희 구속은 사필귀정"이라고 반색하며 제 식구를 감싼 검찰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오전 10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밤 11시58분경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라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영장 발부에 따라 김 여사가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되면서 역대 영부인 중 범죄 혐의로 구속된 최초의 영부인, 헌정 사상 최초의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이라는 오점을 남겼다.
김 여사의 구속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12일 민중기 특별검사를 지명한 지 두 달만, 지난 7월 2일 특검팀이 정식으로 수사를 개시한 지 41일 만에 이뤄졌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달 10일 재구속 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참여연대 "부실수사 한 검찰에도 책임 물어야"
참여연대는 "늦었지만 사필귀정"이라며 동시에 검찰을 겨냥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부실수사로 김건희 씨 관련 의혹을 은폐해 온 검찰에 대해서도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주장했다.
참여연대는 13일 성명문을 통해 "김건희 씨가 해외 순방 당시 착용한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받았다는 혐의를 부인하고 이와 관련해 여러 차례 거짓 진술을 한 사실이 확인된 만큼 구속영장 발부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건희 씨는 남편 윤석열의 검사 재직 시절부터 숱한 범죄 의혹이 제기돼 왔음에도 기소는커녕 수년간 제대로 된 수사 한 번 받은 적 없었다. 김건희 씨와 윤석열은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뻔뻔한 거짓말과 궤변으로 일관해 왔고, 뒤로는 권력과 위계를 남용해 증거인멸을 행해왔다는 사실도 특검 수사과정에서 드러났다"고 비판하며 "유력 고위검사, 대통령의 배우자라는 배경으로 수사기관의 수사와 사법처리를 피해왔던 김건희 씨가 윤석열 파면 이후 구속된 것은 늦었지만 사필귀정"이라고 피력했다.
참여연대는 "김건희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비롯해 명품 가방·목걸이·시계 수수, 공천 개입,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 수많은 부정·비위 의혹이 제기돼 왔고 주요 공범들이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김건희 씨만은 끝내 기소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김건희 씨가 이처럼 거리낌 없이 범죄를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틀어쥔 검찰의 '검찰 가족'에 대한 특혜와 비호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결국 헌정 사상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되는 사태에는 검찰의 책임이 매우 크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건희 씨가 대통령을 배경으로 공당의 공천에 개입하고 청탁과 뇌물을 수수한 것은 명백한 국정농단이자 중대한 권력형 비리"라며 "지금까지 부실수사로 김건희 씨 관련 의혹을 은폐해 온 검찰에 대해서도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8/704049_515701_1855.jpg)
경실련 "권력의 사적 남용·진실 은폐가 부른 참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13일 "사상 첫 전직 대통령 부부 동시 구속, 권력 남용과 은폐가 부른 참사"라는 성명을 통해 "권력의 사적 남용과 진실 은폐가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참담한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경실련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자금을 제공한 혐의와 관련해 김건희 여사의 계좌가 통정매매에 사용됐다는 정황이 있었음에도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려 국민적 불신이 커졌다"며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여사를 감싸기보다 수사에 협조했어야 했다. 오히려 권력을 이용해 수사가 진행되지 않도록 했다는 의심을 낳은 바 있다"며 검찰의 행태를 지적했다.
경실련은 "2022년 재·보궐선거와 2024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는 대통령 권력을 사적으로 오용한 것과 관련되는 등 여러 의혹에도 윤석열과 김건희는 수사 협조가 권력을 이용해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도록 했다"고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이 특검 도입에 대해 '국회 선출은 삼권분립 위반이며 이미 수사된 사안을 정치적으로 과장한 것'이라며 거부한 것을 지적하며 "진실 규명보다는 권력 보호를 우선시한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꼬집었다.
경실련은 "이번 구속은 권력의 사적 남용과 진실 은폐가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보여주는 참담한 현실"이라며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며 국민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 권력 사적 남용과 진실 은폐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범죄행위임을 이번 사건이 명확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끝으로 "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통령 권한 남용을 방지하고 권력기관의 독립성과 견제 기능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계 "국민 앞 부끄럽고 참담·같은 불행 없어야" 성토
주요 언론들도 전 대통령 부부의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성토했다. 조선일보는 13일 <충격적 '뇌물 수수' 김건희 구속, 尹 부부 석고대죄해야>라는 제하의 사설에서 "김 여사는 주가조작, 청탁 의혹 등 많은 범죄 혐의로 수사 받고 있다. 그러나 김 여사는 이런 범죄뿐 아니라 남편인 대통령이 해야 할 공직 인사와 국내 정치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후진국에서나 있을 법한 대통령 부인의 국정 개입이 지난 몇 년간 선진 한국에서 벌어진 것이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는 자신들만 망친 것이 아니고 당과 정부를 망치고 국민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양심이 있다면 부부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중앙일보도 <사상 첫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국민은 참담하다>란 사설에서 "금방 드러날 거짓 해명을 했으니 구속은 자업자득이다. 보통 한 범죄에 부부가 연루된 경우 두 사람을 한꺼번에 구속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선을 넘었다"며 "김 여사는 '내조에만 전념하겠다'던 대선 전 약속을 어기고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책임을 져야 한다. 김 여사는 국민에게 사죄하는 심정으로 이후 수사와 재판에도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일보는 <전직 대통령 부부의 몰락… 다시는 이런 불행 없기를>이란 사설을 통해 "김건희 씨는 대통령 취임식 이전부터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하는 등 국정을 농단했다. 아무런 뉘우침 없이 거짓을 반복하고, 거짓을 감추려 남편인 대통령과 국가기관을 총동원했고, 그 사이 나라 꼴은 우스워졌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헌법에 명시된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원칙을 바로 세우는 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신문은 <초유의 前대통령 부부 동시 구속…부끄럽고 또 부끄럽다>란 사설에서 "전직 대통령 부인이 구속된 것도,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된 것도 헌정사상 처음이다. 어쩌다 전직 국가원수 부부가 이런 수준의 불명예 기록을 남기는 나라가 됐는지 부끄럽고 참담하기만 하다"며 "이제부터 그가 할 일은 하나뿐이다. 지난 잘못을 반성하며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다. 특검은 법 앞에 성역은 없다는 원칙에 따라 의혹을 남김없이 파헤쳐 법의 심판대에 올려야 한다"고 성토했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 [이슈] '무소불위''V0' 김건희 구속, 외신도 주목...특검, 건진게이트·집사게이트 등 수사 탄력
- [이슈] 김건희특검, '공천개입·통일교 당원가입 의혹' 국민의힘 당사 압수수색…국힘 "깡패짓" 강력 반발
- [이슈] 김건희 구속, 법원 "증거인멸 우려"…헌정사상 초유 前대통령 부부 동시구속 [종합]
- [이슈] 3대 특검, 국민의힘 포위…'내란동조·종교게이트'로 정당해산 현실화 되나
- [이슈] '김건희 통일교' 악재, 결국 국민의힘 덮치다…'위기의 국힘' 사수투쟁 속 당내 온도차
- [이슈] 김건희특검, '통일교 게이트'로 국민의힘 겨냥…3만명 당원 가입·2억원 자금 흐름 포착
- [이슈] 특검, 김건희 구속기소 '역대 영부인 최초'…金 "묵묵히 재판 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