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보건 협력, AI 미래산업, 소형원자로(SMR) 의견 나눠
李대통령 "백신개발, 친환경 발전시설 개발 존경스럽다"...게이츠 "韓, 글로벌 보건 개선 기여 희망"
게이츠 "트럼프와 잘 대화하라"…李대통령 "어려운 일이지만 슬기롭게"
李 "소형원자로 등 차세대 원전 건설 관심 많다"…게이츠 "韓 SMR 강자 될 수 있어"
게이츠, 김민석 총리 만나 '국제 보건, 바이오 협력' 논의...김 '세계 바이오 서밋' 참석 제안
게이츠, 우원식 국회의장·국회 외통위 여야 의원 만나 ODA 확대 요청

이재명 대통령과 빌게이츠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방한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게이츠 재단 이사장을 접견하고 '글로벌 보건 협력과 인공지능(AI) 미래 산업, 소형모듈원자로(SMR)'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접견에는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등이 배석했다.

게이츠 이사장의 방한은 3년 만이다. 그는 재단을 통해 개인 재산의 99%와 기부금 등 2000억 달러(280조 원)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히는 등 기후변화와 빈곤 퇴치 등에 힘쓰고 있다.

이날 이 대통령은 "빌 게이츠 이사장은 저도 매일 쓰는 윈도우를 개발해 세상 사람들이 창문을 통해 세상을 볼 수 있게 됐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창문을 가지게 됐다"며 "이제는 백신 개발이나 친환경 발전 시설 개발로 인류를 위한 공공재 개발에 나섰다고 하는데 참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지구와 지구인 전체를 위한 공공적 활동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 대한민국 정부도 최대한 함께할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이에 빌 게이츠 이사장은 "행정부 초기 대통령을 만나 뵙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거의 유일하게 세계 복지 수여국에서 공여국으로 변모한 한국이 글로벌 보건 개선에 지속적으로 기여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과학기술의 등장과 함께 발전과 진보도 있지만 의료 서비스 비용 상승이나 저소득 국가 차별이 우려된다"며 "다국가적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며 한국의 역할을 당부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향후 20년 간 전 세계 아동 사망자 수를 200만 명 이하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한뒤 "한국이 혁신적인 제품을 통해 이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바이오사이언스 제품들은 경이로운 수준"이라며 "SD바이오, SK, LG, 유바이오로직스까지 10년 전까지만 해도 굉장히 작았던 한국 산업이 크고 중요한 산업으로 발전했다. 코로나 백신이나 진단 기기 등이 좋은 역할을 했다"고 했다.

이날 이 대통령과 게이츠 이사장은 한미정상회담과 SMR 등에 대한 대화도 나눴다고 강유정 대변인이 전했다.

먼저 게이츠 이사장은 이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잘 나누시라"는 덕담을 건넸고 이 대통령은 "어려운 일이겠지만 슬기롭게 잘 대화하겠다"고 화답했다고 강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SMR 개발사인 테라파워의 창업주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게이츠 이사장이 "SMR가 AI(인공지능)나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의 전력 수요 증가에 효과적 해법이 될 수 있다"고 하자 "한국 정부도 차세대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소형 원자로를 개발하는 국내 기업이 많다. 세계 시장에서의 활약이 점차 늘고 있다"고 언급했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야말로 SMR의 강자가 될 수 있다"며 "우리 기업들도 준비를 많이 하고 있고 해외 시장에서도 한국이 SMR에서 굉장한 강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빌게이츠, 김민석 총리 만나 '국제 보건, 바이오 협력' 논의...김 '세계 바이오 서밋' 참석 제안

빌 게이츠 이사장은 이날 이 대통령과 만난 후 김민석 국무총리와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오찬을 하며 글로벌 보건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김 총리는 게이츠 이사장에게 "게이츠 재단이 국제보건에 대한 기여를 높이 평가하고 한국 바이오 기업과 협력에도 감사의 뜻"을 표하고 "협력중인 한국 바이오 기업의 우수한 역량과 게이츠 재단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인류 보건에 기여하기 위해 국제 보건기구에 대한 기여를 확대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 바이오 기업의 백신 및 진단기기 기술력이 세계적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게이츠 재단과 협력을 이어나가자고 했다"고 총리실은 밝혔다. 또한 게이츠 이사장은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게이츠 재단의 국제협력 노하우와 경험을 우리 정부에 적극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인류 보건에 기여하기 위해 국제 보건기구에 대한 기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김 총리는 게이츠 이사장에게 "향후 게이츠 재단 한국사무소 개소를 통해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해 나가자"고 제안하고, "우리 정부가 국제보건기구(WTO)와 공동으로 내년에 개최하는 '세계 바이오 서밋'이 보건 분야의 세계적인 공론의  장이 될 수 있도록 게이츠 이사장이 참석해달라"고 요청했다.

'세계 바이오 서밋'은 우리 정부가 2022년 부터 매년 국제보건기구(WHO)와 공동으로 개최하는 바이오 분야 글로벌 의제 논의체다. 

빌게이츠, 우원식 국회의장·국회 외통위 여야 국회의원 만나 ODA 확대 요청 [18:03 추가]

빌게이츠 이사장은 이후 국회를 찾아 공적개발원조(ODA) 확대를 요청했다. 

먼저 게이츠 이사장은 우원식 국회의장과 만났다.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은 정부 예산의 1%가 안 되는 금액을 원조 지원하고 있고 GDP의 0.3%가 안 되는 금액"이라며 "앞으로 0.7%까지 향상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다자주의 기관에 대해 지원해 주길 바란다"며 "많은 한국 기업이 전 세계 많은 아이의 생명을 구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우원식 의장은 게이츠 이사장에게 "대한민국은 과거 ODA 수혜국에서 ODA 공여국으로 변한 위상을 갖고 글로벌 보건과 인도적 지원 분야에서 기여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대한민국 국회는 여야를 막론하고 ODA 확대와 국제 보건 협력을 위한 초당적인 의지가 확고하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대유행은 인류에게 국제사회의 협력 없이는 어떤 것도 극복할 수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며 "기후 변화, 신종 감염병 등에 기존 보건 체계로만은 부족하고 세계적 연대가 꼭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줬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파트너십이 절실한 때"라며 "게이츠 이사장이 글로벌 보건 생태계 발전을 위해 더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게이츠 이사장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실을 찾아 여야 의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도 게이츠 이사장은 ODA 확대를 촉구했다.

그는 "제가 강력하게 지지할 수 있는 두 기관을 말하면 백신을 구입하는 가비, 그리고 결핵·말라리아·HIV에 대한 의약품을 구입하는 글로벌 펀드"라며 "이 두 기관은 많은 생명을 살려왔고 한명당 1000달러가 안 되는 돈으로 많은 사람들 목숨을 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글로벌 보건 분야는 다른 원조 분야보다 10배 정도 더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기회에 원조 예산을 다시 한번 점검할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우리 재단은 한국에 4억 달러 투자를 해왔다"며 "삼성, LG, SK 같은 대기업들과도 좋은 프로젝트를 하고 있고 뉴바이오로직스와 함께 콜레라 백신 등 훌륭한 프로젝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영리 단체로 세계 국제 백신 연구소와 라이트 재단들도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활동이 계속해서 증가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며 "AI를 활용해 우리 파트너들과 함께 새로운 것들을 개발하고 이를 보급하는 데 힘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석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ODA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며 "새 정부서도 이런 기조를 충실히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대한민국 경주에서 APEC(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열린다"며 "올해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과 꼭 자리하셔서 인류 공동 번영을 위한 비전을 세계에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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