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장동혁 대표 21일 대구 장외투쟁서 막말 포문
장동혁 "음흉한 정청래, 이재명·김어준 똘마니 자처"
정청래, 장동혁 발언에 즉각 대응 "밥은 먹고 다니시냐"
박지원 "한동훈에서 '윤석열 똘마니'로 우사인볼트급 변신"
與 "국힘, 투쟁 위한 장외 아닌 민생 위한 '국회'에 머물러야"
국힘 "민생은 뒷전, 저열한 언사 쏟아내는 저급 정치" 비난

법사위에선 '추-나 대전'…"尹오빠에 도움되나"vs"추할추 법사위"
추미애 '엄호' 나선 민주당 "'윤석열 오빠' 표현이 비하인가"
국힘 "추미애 '尹오빠'는 여성비하 발언, 법사위원장 사퇴하라"
언론사설 "시정잡배보다 못한 여야 대표들의 저질 말싸움"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공개 석상과 SNS를 통해 수위 높은 설전을 벌였다. 서로를 향해 '똘마니'라 칭하고 '하이에나', '불량배' 같은 단어가 동원되기도 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공개 석상과 SNS를 통해 수위 높은 설전을 벌였다. 서로를 향해 '똘마니'라 칭하고 '하이에나', '불량배' 같은 단어가 동원되기도 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된 지 20일이 지났지만 여야는 민생 법안을 처리하지 못한 채 극한의 대치만 반복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뜻을 모은 '민생경제협의체'는 첫발도 떼지 못했으며 이 대통령이 강조한 여야 협치와 화합의 목소리는 사라진 채 '똘마니', '냄새나니 입 닦아라' 등의 인신 공격성 발언, 막말 싸움만 넘쳐나는 정기국회가 되고 있다.

여야 대표는 공개 석상과 SNS를 통해 수위 높은 설전을 벌였다. 서로를 향해 '똘마니'라 칭하고 '하이에나', '불량배' 같은 단어도 동원됐다. 검찰청 폐지와 정부조직법 개정안,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 등을 둘러싸고 여야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여야 대표들 간 '막말'을 쏟아내며 '국회 밖' 장외 설전이 이어졌다.

불과 2주 전 이 대통령과 오찬 회동을 하며 손을 맞잡고 민생을 위한 여야 협의체를 제안했던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다시 강대강 대치 국면에 들어서며 정기국회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협치와 화합보다는 서로를 향한 막말만 대두됐다.

국민의힘은 21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5년 8개월 만의 장외 집회를 열고 이재명 정부를 규탄했다. 집회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대통령' 호칭을 붙이지 않은 채 "대한민국이 이재명 한 사람을 위한 나라가 됐다. 인민독재로 달려가고 있다"고 주장하며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이재명과 김어준의 똘마니"라고 공격했다.

정청래 대표도 즉각 반격에 나서며 "밥은 먹고 다니시나"라고 비꼬았다. 이어 "윤석열 내란수괴 똘마니 주제에 입으로 오물 배설인가. 냄새나니 입이나 닦아라"라는 표현을 동원하며 장 대표를 향해 '내란 수괴 똘마니'라고 되받았다.

집권여당과 소수야당 대표 간의 설전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까지 이어져 '윤석열 오빠'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며 정치권의 막말 논란으로 번졌다. 여야 간 갈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공방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저급한 언사로 상대를 모욕하는 정치가 계속되면서 연일 강성 이미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1일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1일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힘 장동혁 대표 21일 대구 장외투쟁서 막말 포문
장동혁 "음흉한 정청래, 이재명·김어준 똘마니 자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1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에서 "대한민국은 이재명 한 사람을 위한 나라가 됐다. 이재명이 국민과 헌법 위에 군림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인민독재로 달려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대법원장을 제거하겠다며 쓰레기 같은 정치 공작까지 감행하고 있다. 정치 특검은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날뛰면서 잡히는 대로 집어삼키고 있다"며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민주당을 '쓰레기 정치 공작'에 비유했다.

이어진 발언에서 장 대표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여당 대표라는 정청래는 하이에나 뒤에 숨어서 음흉한 표정으로 이재명과 김어준의 똘마니를 자처하고 있다. 반헌법적인 정치테러집단의 수괴"라고 비판하며 국민의힘 정당 해산을 주장하는 정 대표를 '테러 수괴'로 규정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국민의힘 장외투쟁이 열린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출한 불량배를 누가 좋아하겠나? 윤어게인 내란 잔당의 역사 반동을 국민과 함께 청산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사진=연합뉴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국민의힘 장외투쟁이 열린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출한 불량배를 누가 좋아하겠나? 윤어게인 내란 잔당의 역사 반동을 국민과 함께 청산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사진=연합뉴스]

정청래, 장동혁 발언에 즉각 대응 "밥은 먹고 다니시냐"

집회 시작 전 정청래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출한 불량배를 누가 좋아하겠나? 윤어게인 내란 잔당의 역사 반동을 국민과 함께 청산하겠다. 내란척결! 위헌 정당 해산"이라는 글을 올리며 장외 투쟁에 나선 장 대표를 자극했다.

정 대표는 "국힘 장외 투쟁은 내란 옹호, 대선 불복 세력의 장외 투정"이라며 "국회는 야당의 마당이고 국감은 야당의 시간"이라는 말로 장외 투쟁보단 정기국회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이후 장 대표가 집회에서 정 대표를 향해 거친 발언을 하자 정 대표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정 대표는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은 인민독재로 달려가…이재명 끝내야, 정청래는 테러 집단 수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장동혁, 애쓴다. 밥은 먹고 다니시냐"라고 묻는 글을 올렸다.

이어 "장동혁, 그 입 다물라. 똘마니 눈에는 똘마니로만 보이냐"라며 "윤석열 내란수괴 똘마니 주제에 어디다 대고 입으로 오물 배설인가. 냄새나니 입이나 닦아라"라고 장 대표를 직격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설전을 벌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설전을 벌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박지원 "한동훈에서 '윤석열 똘마니'로 우사인볼트급 변신"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끝내야 한다', '정청래는 김어준 똘마니' 등의 강경 발언을 내놓은 장 대표를 향해 "내란 수괴 윤석열의 똘마니 장동혁 대표가 누구를 향해 똘마니 수괴를 운운할 수 있나"라고 직격했다.

박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찬탄 한동훈 사무총장에서 반탄 윤석열 똘마니 변신은 1.5선답지 않은 천재적 우사인볼트급 변신인가"라며 "윤석열이 하던 짓처럼 입만 벌리면 이재명 대통령께 뒤집어씌우는 못된 짓을 그렇게 빨리 배우시다니 도둑질도 너무 빠르다"고 비판했다.

이어 "처음의 장동혁으로 돌아가셔야 성공한다. 윤석열과 손절해야 역사와 국민이 용서하고 그나마 국힘에게도 마지막 기회가 있다"고 조언하며 "야당에게는 국회가 가장 강력한 투쟁장소다. 가을 햇볕이 더 따갑다. 어서 빨리 국회로 돌아오시라"고 말하며 국회에서의 정책 언쟁을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기국회 내 쟁점법안 처리 의지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기국회 내 쟁점법안 처리 의지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與 "국힘, 투쟁 위한 장외 아닌 민생 위한 '국회'에 머물러야"

민주당은 국민의힘 장외 투쟁을 비판하면서도 투쟁보단 민생 논의를 위해 국회에 머물 것 것을 촉구했다.

권향엽 민주당 대변인은 23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이 내란 옹호와 대선 불복 세력임을 입증이라도 하듯 국회 밖으로 뛰쳐나가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국회 밖 국민의힘은 성장을 멈춘 '양철북' 같다"며 "민심과 동떨어진 채 파괴적인 생각의 틀 속에 갇혀 정부 때리기에만 몰두한다"고 꼬집었다.

권 대변인은 "지금은 정기국회 기간이고, 민생 입법과 국정감사 준비에 충실해야 할 때"라며 "'여야민생협의체를 구성하자'는 말은 그냥 해 본 소리였나. 민생을 챙기고 국정감사에 충실해야 할 국회 제1야당이 대의민주주의의 상징성을 내팽개치고 어린아이처럼 투정만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국민의힘이 해야 할 일은 장외투쟁이 아니라 내란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국민에 대한 진심 어린 사죄다. 국회에서 민생을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대림 민주당 대변인은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지도부와 국회의원 80여 명은 민생은 뒷전인 채 극우 세력 결집에만 몰두하며 거리로 몰려 나갔다. 저급한 멸칭으로 헌정 질서를 모욕했고, 공당의 지도부가 폭력적 언사를 내뱉는 것 자체가 국기 문란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변인은 "국민의힘 장외투쟁은 국회의 책무를 저버린 반헌법적 정치 쇼"라며 민생을 우선시 하지 않은 야당을 저격했다.

같은 날 김지호 민주당 대변인도 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이라도 장외 집회 같은 극단적 선동 정치를 중단해야 한다. 대선 불복과 거리 정치로는 민생을 해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또다시 입에 담기조차 힘든 막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지만 정치지도자로서 최소한의 품격조차 잃었습니다. 다수당의 대표라는 분이 야당 대표에 대해 욕설에 가까운 막말을 쏟아내는 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입니다.

지난 21일 장동혁 대표의 동대구역 장외집회 이후 정청래 대표는 일반 언중들도 잘 쓰지 않는 막가파식 언행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 같은 언사는 이루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국힘 "민생은 뒷전, 저열한 언사 쏟아내는 저급 정치" 비난

국민의힘은 오히려 민주당이 민생을 뒤로한 채 저열한 언사를 쏟아내는 저급 정치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충형 국민의힘 대변인은 23일 논평을 통해 "정청래 대표에 이어 박지원 의원도 장동혁 대표를 향해 '내란수괴 윤석열의 똘마니가 끝없이 타락한다'며 막말 포화를 거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민주당 지도부는 상대에 대해 정치적 혐오만을 부추기는 끊임없는 막말 공세를 벌이며 민주주의 근간인 상호 존중을 무너뜨리는 폭력적 정치 언어를 하고 있다"며 "민생은 뒷전인 채 입법 독주와 사법부 장악에만 열을 올리면서 야당 대표에겐 저열한 언사를 쏟아내는 정 대표는 민주당의 저급한 정치 문화를 그대로 보여주는 자화상"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정청래 대표는 '막말 웅덩이'가 아닌 입법과 토론의 정치 본무대로 돌아오길 촉구한다. '개딸'로 불리는 민주당 강성 지지층만을 의식하는 저급한 언행은 대한민국 제1당 당수라는 위치를 망각한 채 우리나라 국격까지 떨어뜨린다"고 주장했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관련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위원장의 질서유지권 발동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관련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위원장의 질서유지권 발동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사위에선 '추-나 대전'…"尹오빠에 도움되나"vs"추할추 법사위"

여야 대표 간 온라인 설전이 이어진 후 22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추미애 위원장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에게 한 '윤석열 오빠' 발언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추 위원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민주당을 겨냥한 팻말을 노트북에서 떼지 않자 조배숙, 송석준, 나경원 의원에게 퇴장을 명령했고 국민의힘이 이를 거부하며 여야 간 고성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위원장석으로 나와 항의하는 과정에서 추 위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서울대 선후배 사이인 나경원 의원을 향해 "이렇게 하시는 것이 윤석열 오빠에게 무슨 도움이 됩니까, 나경원 의원"이라고 두 차례 말했다. 나 의원은 "여기서 윤석열 얘기가 왜 나옵니까"라고 반발했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대학교 법학과 79학번, 나 의원은 서울대 법학과 82학번으로 선후배 사이다. 윤 전 대통령은 검사 시절 나 의원 부부에 대해 "업어 키운 후배들"이라며 애정을 표했던 것으로 알려져 추 위원장이 나 의원의 사적인 인연을 언급하며 '오빠'라고 하자 나 의원이 즉각 항의했다.

이후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계속 이런 추한 법사위 모습을 지킬 건가, 가을 추 자가 아니라 추할 추 자가 붙는 그런 법사위가 된다"고 했고 추 위원장은 "송 의원, 참 유치하시다"라고 하자 송 의원은 "여름부터 가을까지 쭉 (야당) 간사 없이 운영하겠다는 위원장님, 이런 적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도 나 의원을 향해 "남편이 법원장인데 여기 와서 간사하겠다고 하나. 내란 정당이 잘도 하겠다"고 쏘아붙이는 등 여야 의원들 간 고성과 막말, 퇴장이 이어지며 약 2시간 동안 정회와 속개를 반복했다.

앞서 지난 16일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나 의원이 남편을 거론하며 '이해충돌'의 개념으로 "남편이 법원장인데 간사를 하려고 하느냐. 시키지 말고 하지도 말아라. 남편까지 욕 먹인다"고 하자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박 의원을 향해 "사모님 뭐하세요"라고 물으며 고인이 된 박 의원의 아내를 언급해 파장이 일기도 했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 1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 참석해 서미화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 1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 참석해 서미화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엄호' 나선 민주당 "'윤석열 오빠' 표현이 비하인가"

'윤석열 오빠' 발언으로 추 위원장을 향한 논란이 거세지자 민주당은 추미애 의원 엄호에 나섰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23일 SBS라디오 <김태현의정치쇼>에서 "(윤석열 오빠 표현이) 비하냐"라며 "윤석열 오빠면 오빠이고 동생이면 동생인데"라고 말했다.

'추 위원장의 윤석열 오빠 발언이 왜 나온 것이냐'는 질문에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체포를 방해하고, 구치소에 면회 가고, 내란수괴 윤석열을 비호했다는 의혹을 받지 않나"라며 "5선이나 되는 나 의원이 법사위에 온 것도 이상하고, 또 법사위 간사로 온다는 것도 이상하다. 저희는 나 의원과 법사위에서 같이 근무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추 위원장의 발언이 문제가 없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나 의원 관련 호칭은 우리 법사위에서 더 많은 호칭이 있다. '나빠루'라고 부른다"며 나 의원을 겨냥했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김용민 의원도 23일 BBS라디오 <금태섭의아침저널>에서 "해당 발언에 답답함을 느끼실 수도 있지만 상황을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나 의원은) 추 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인지도를 높이거나 국민의힘의 차기 유력 지도자급으로 올라가기 위해 법사위원장 자리를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소속 법제사법위원들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의 질서유지권 발동에 대해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곽규택·나경원·조배숙·신동욱·박준태 의원.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소속 법제사법위원들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의 질서유지권 발동에 대해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곽규택·나경원·조배숙·신동욱·박준태 의원. [사진=연합뉴스]

국힘 "추미애 '尹오빠'는 여성비하 발언, 법사위원장 사퇴하라"

반면 국민의힘에선 추 위원장이 경기지사 출마를 노리고 연일 강성 이미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고 맞받아쳤으며 국민의힘 소속 여성 의원들은 추 위원장의 '오빠' 발언이 여성 비하 표현이라며 법사위원장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채널A라디오 <정치시그널>에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경기지사에 나오려고 눈이 완전히 돌았다"라며 "쇼츠 찍으려고 법사위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할 만큼 발언 내용이 국회의원 품격에 너무 안 맞고 강도가 세다"고 비판했다.

주 의원은 "요즘 강하게 발언하는 사람 대부분은 지방선거에 나오려고 하는 분들"이라며 "잘못된 관행을 선보인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당대표가 되니 추미애 위원장은 더 세게 하는 것 같다. 추 위원장이 강성 지지층만 보고 더 세게 액션, 국회에서 처음 보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은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 위원장의 법제사법위원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은"같은 여성의 입에서 나온 말이 맞는지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사적 관계를 연상시키는 호칭을 멋대로 사용해 동료 의원의 주체성을 깎아내리고, 공식 석상에서 동료 의원을 조롱거리로 만든 전형적인 언어폭력"이라고 맹비난했다.

서 의원은 "6선 국회의원이자 법제사법위원장이 같은 헌법기관인 여성 국회의원을 모독하고 나아가 대한민국 여성 전체를 모욕한 것"이라며 "성차별적 표현으로 권위를 지켜야 할 국회를 외려 막장 드라마의 무대로 전락시킨 추미애 법사위원장에게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21년 11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은 부천테크노밸리에서 '오피스 누나? 제목이 확 끄는데요?'라는 말을 했다. 민주당의 잘못된 성 인식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여성 비서를 위력으로 성폭행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 부하 여직원을 강제 추행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 직권으로 여직원을 성추행했다고 알려진 박원순 전 서울시장. 이렇게 이어진 부끄러운 역사가 이제 이재명, 추미애의 성차별적 언행으로 되살아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추 위원장은 해당 의원에게 즉각 사죄하고 법사 위원장직에서 사퇴하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여성 비하 언행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언론사설 "시정잡배보다 못한 여야 대표들의 저질 말싸움"

언론도 여야 대표 간의 말싸움에 거센 비판을 더했다. 중앙일보는 23일 <시정잡배보다 못한 여야 대표들의 저질 말싸움>이란 제하의 사설에서 "여야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과정에서 시정잡배들조차 입에 담지 않을 막말이 지도자라는 사람들의 입에서 쏟아지고 있다. 법률안이나 정책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는 것은 의회민주주의의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정당 대표들이 주고받는 막말 수준은 국민이 참기 힘들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권의 저급한 막말 싸움은 일상화한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회 법사위에서도 추미애 위원장이 회의 진행에 항의하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을 향해 '이렇게 하는 게 윤석열 오빠에게 무슨 도움이 되느냐'는 저속한 말을 뱉는 장면이 연출됐다. 당대표부터 상임위 위원장에 이르기까지 언어의 품격이 무너지고 있다. 막말은 결국 자기 얼굴에 침 뱉기일 뿐"이라고 개탄했다.

끝으로 "정치의 본령은 갈등을 제도 안에서 조정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공방을 주고받을 수는 있으나 이를 거쳐 합의에 이르는 것이 대의제 원리다. 지금처럼 시정잡배 수준의 언사로 상대를 모욕하는 정치가 이어진다면 극단적 강성 지지층은 환호할지 모르나 대다수 국민은 정치에 등을 돌린다"며 "막말은 정치 혐오를 양산하고, 중도층의 지지 기반도 훼손하고 만다. 국민 앞에 나서는 정치 지도자라면 절제된 언어 사용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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