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미 장성회의 개최...주한미군사령관 4성→3성 강등?
헤그세스 국방, 장성 구조조정 가능성…대중국 견제 전략 발표하나
트럼프, '美전군 장성회의' 참석…'미군 역할' 메시지에 촉각
美합참차장 후보자 "숫자보다 역량 따져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미 현지시간) 전 세계 미군 장성회의에 참석할 전망이다. [사진=EPA=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9/709003_521894_2919.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대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주한미군 감축 및 재배치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전 국방부) 장관이 오는 30일(이하 현지시간) 800명에 이르는 전세계 전군지휘관을 소집한 가운데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계급을 4성 장군에서 3성 장군으로 한 단계 낮춰 표기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미군 당국은 단순 시스템 오류였다고 했지만 만일 주한미군사령관의 계급이 실제로 강등된다면 이는 병력 규모 감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헤그세스 장관이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임명된 장성 경질을 주도해온데다 최근 미군 합동참모본부 차장 후보자가 '병력의 수'보다 '역량'이 중요하다고 발언한 것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는다.
전쟁부 변경 후 첫 전세계 美장성회의...주한미군사령관 4성→3성 강등?
헤그세스, 장성 구조조정 가능성 대중국 견제 전략 발표하나
미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은 지난주 미국과 세계 각국에 있는 준장(1성)급 이상의 지휘관 800명에게 오는 30일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라고 지시했다.
미 국방부의 명칭이 전쟁부로 변경된 후 처음으로 모든 장성을 소집한 것이다. 국방부는 헤그세스 장관이 이번 회의에서 군사 표준과 '전사의 정신'을 강조하고 국방부를 '전쟁부'로 재편하는 비전을 설명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헤그세스 장관이 취임 후 전임 바이든 정부에서 임명된 다수 장성을 뚜렷한 사유 없이 해고했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를 계기로 대규모 해고나 강등을 발표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관료주의와 중복되는 지휘 구조를 간소화하겠다며 지난 5월 현역 4성 장군 수를 최소 20% 줄이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최근 국방부 내부 인명록에 4성 장군인 제이비어 브런슨과 로널드 클라크의 계급이 중장(3성)으로 표기된 것도 이러한 전망에 힘이 실린다.
제이비어 브런슨은 주한미군사령관이며 로널드 클라크는 태평양육군사령관을 맡고 있다.
즉, 헤그세스 장관이 이 두 자리의 위상을 격하할 것을 이미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단순 표기 오류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으나 최근 트럼프 행정부 내부의 '대중국 견제' 분위기를 감안하면 오류가 아닐 가능성도 충분하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인도·태평양 지역이 아닌 미국 본토와 서반구 방어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특히, 중국의 대만 침공을 가정해 주한미군 일부를 대만 인근으로 재배치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주일미군 역할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미·일은 지난해 주일미군 사령부를 합동군 사령부로 격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즉, 3성 장군인 주일미군 사령관과 4성 장군인 주한미군 사령관의 계급이 뒤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현 4성 장군인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3성으로 표기되어 '강등'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9/709003_521909_5610.jpg)
트럼프, '美전군 장성 회의' 참석…'미군 역할' 메시지에 촉각
이번 회의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것도 가벼이 볼 수 없는 이유다.
WP는 28일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화요일(30일) 연설에 참석한다고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난 장군들에게 우리가 그들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들은 소중한 리더들이며 튼튼하고 강인해야 하며 똑똑하고 동정심이 있어야 한다"며 "단결심(고취), 그게 전부다. 누군가가 그걸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내용의 연설을 할지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견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를 위해 변화할 미군 역할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견제는 여러 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간 전쟁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하다 2021년 철군한 바그람 공군기지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아프간 수도 카불 인근에 위치한 바그람 기지는 중국 국경에서 약 800km 거리에 위치한다. 미군이 바그람 기지에 정찰기와 레이더 등을 배치한다면 중국 서부 지역을 감시하고 정보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가 그 기지를 원하는 이유 중 하나는 중국이 핵무기를 만드는 곳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 감시 목적을 드러냈다.
美합참차장 후보자 "숫자보다 역량 따져야"
주한미군 감축 및 재배치 가능성은 다른 곳에서도 확인된다.
크리스토퍼 마호니 미군 합동참모본부 차장 후보자는 지난 11일 미 연방 상원 군사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미군 태세는 단순히 지상배치 병력의 수로만 평가하지 말고, 국가안보 이익을 증진하는 데 필요한 역량(capabilities)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호니 후보자는 또 "우리는 한국 등 동맹들에 방위비를 증대하고 군사 역량을 강화하여 북한을 비롯한 모든 역내 위협에 맞서는 결합된 재래식 억지 태세를 향상시킬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주한미군 감축으로 인한 공백을 채우기 위해 한국이 국방비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