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보기→사관학교→스마트팜, 단계별 정착 시스템 '작동'
"막막하던 도시 청년이 강진에서 길을 찾았다"

강진군경영실습임대농장에서 딸기 잎제거 작업중인 모습(사진제공=강진군)
강진군경영실습임대농장에서 딸기 잎제거 작업중인 모습(사진제공=강진군)

[폴리뉴스 강성률(=호남) 기자] 강진군이 도시 청년을 위한 단계별 귀농정착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정착률을 높이고 있다.

광주에서 철강업에 종사하던 마규선 씨가 3년에 걸친 강진군의 귀농 시스템을 통해 딸기 농업인으로 전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마 씨의 귀농 여정은 2023년 '강진에서 살아보기' 프로그램으로 시작됐다. 그는 "농촌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은 늘 있었지만, 막상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랐고 결심조차 어려웠다"고 했다.

2개월간 강진에 거주하며 지역민들과 교류하고 작목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귀농 가능성을 처음 실감했다. "이곳에서 실제로 살아보며 '딸기'라는 작목을 알게 됐고, 강진이라는 지역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었습니다."

2024년에는 체류형 귀농사관학교에 입교해 9개월간 본격적인 기초영농 교육을 받았다.

다양한 연령대 귀농 준비생들과 공동생활을 하며 작목 선택 과정도 함께 경험했다.

그는 "다들 각자 다른 이유로 귀농을 준비했는데, 그 과정을 가까이서 보며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재배법만 배우는 곳이 아니라, 농업인으로 어떻게 살아갈지까지 생각하게 만드는 학교였다"고 강조했다.

2025년에는 강진군의 '강진품愛 만원주택'에 입주하면서 주거 기반을 마련했고, 임대형 스마트팜에 입주해 딸기 재배를 시작했다.

특히 월 160시간 이상 선도농가에서 진행되는 '신규농업인 현장실습교육' 딸기 장기과정을 6개월간 수료하며 실전 경험을 쌓았다.

그는 "강의실에서 배우는 것과 실제 농장에서 배우는 것은 완전히 달랐다"며 "정식부터 병해 관리, 수확, 판매까지 전 과정을 옆에서 직접 보고 따라하며 농업인이 돼 가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마 씨는 귀농 준비 과정에서 느꼈던 가장 큰 변화로 "막막함이 사라진 점"을 꼽았다.

그는 "귀농하면 지원사업만 눈에 보이는데, 저는 강진에서 교육·실습·멘토링을 차례대로 거치며 준비했기 때문에 실패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돌이켜보면 강진군 농업기술센터의 교육과 선도농가 멘토링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자신 있게 딸기를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스마트팜에서는 올해 12월 첫 딸기가 수확된다. 그러나 강진군은 마 씨가 보여준 '변화' 자체를 더 큰 결실로 보고 있다.

도시에서 막연한 꿈만 가졌던 청년이 체계적인 과정 속에서 작목을 찾고, 미래를 설계하고, 실제 농업인으로 자리 잡은 사례이기 때문이다.

강진군은 '살아보기 → 체류형 사관학교 → 만원주택·스마트팜'으로 이어지는 3단계 정착 모델을 통해 청년 귀농인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청년이 농촌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실전 중심 교육과 정착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며 "강진에서 귀농이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도록 정책을 지속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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