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헌법상 최고 권력기관인 국민협의회(MPR) 연례총회가 8월7일 개막한다.

이번 총회는 집권 10개월이 되는 와히드 정권의 국정수행에 대한 평가와 함께 책임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여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MPR의 대부분 정파들은 최근 반 와히드 연대를 구축해 총회기간중 현 정부의 실정을 집중 부각시킨다는 방침을 천명해왔다. 와히드 탄핵의지를 가장 강력하게 보이고 있는 정치세력은 전체 695석의 대의원중 각각 153석과 120석을 보유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민주투쟁당(PDIP)과 골가르당이다. 국회내 제1, 2당인 이들 정파는 와히드 대통령이 지난 4월 자파 장관들을 해임한데다 최근 개각배경을 설명하라는 국회의 요구를 거절한데 대해 불만을 표시해왔다.

PDIP총재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부통령도 최근 와히드 대통령과의 밀월관계를 청산하고 결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PDIP의 아리핀 파니고로 원내총무와 헤리 아크마디 사무총장은 최근 싱가포르 스트레이츠 타임즈와의 기자회견에서 '메가와티 총재가 대통령 공석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MPR총회를 계기로 와히드를 탄핵하고 메가와티를 후임 대통령으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총회에서 반 와히드파 대의원들은 조달청 공금 횡령사건 등 개인비리문제와 공산당 허용 발언에 따른 국론분열, 치안 공백, 해외투자 부진, 루피아화 폭락, 말루쿠와 아체 분쟁, 분리 독립 움직임 등 각종 현안문제를 부각시키고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현재 헌법에 명시돼 있지 않은 탄핵절차 등을 명문화 한 뒤 본격적인 탄핵활동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국민협의회(MPR)는---

MPR은 정, 부통령 선출 및 해임, 국가정책방향 결정, 헌법 제정 등 3대 권한을 갖는 헌법상 인도네시아 최고 권력기관이다.

MPR은 5년마다 치뤄지는 국민들의 직접선거로 선출하는 국회의원(DPR) 500명과 전국 26개주별로 5명씩 뽑는 지역대표 130명, 대통령이 임명하는 직능대표 65명 등 모두 695명의 대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총선직후 대의원이 확정되면 총회를 개최해 정, 부통령을 선출하며 대통령은 국정운영과 관련해 MPR에 대해 책임을 진다. 형식적으로는 MPR이 대통령보다 상위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건국이후 지금까지 MPR은 구성원중 대다수가 집권당 소속이거나 대통령이 임명한 대의원인데다 구체적인 탄핵절차가 명문화되어 있지 않아 유명무실한 거수기에 불과했다. 수하르토가 지난 68년부터 6차례에 걸친 장기집권이 가능했던 것도 이같은 제도적 허점 때문이었다.

그러나 와히드 대통령이 소속된 국민각성당(PKB)은 10%인 51석밖에 의석을 얻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공동전선을 펼치고 있는 PDIP(153석)와 골가르당(120석)의 공세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MPR은 이번 총회에서 와히드 탄핵 전초전으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명문화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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