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입장식에 남북 선수단이 하나의 유니폼을 입고 '단일기'를 흔들며 입장할 텐데 여야는 '정권 퇴진운동 차원'까지 전개되는 전쟁의 상황이다. 여당이 아무런 해법을 내놓고 있지 못한 채 야당은 더욱 투쟁의 수위를 높이기로 결정해 이번 달 안에 국회가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여야간의 비공식 접촉도 단절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14일 오전 총재단회의를 열고 영남권 집회의 강행은 물론 대전 집회를 적극 검토하기로 확정하고 투쟁의 강도를 높여 나가는 것은 물론 임동원 국정원장의 해임을 새로이 요구하며 쌀지원, 국군포로 및 납북자 문제등 대북정책 전반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우선 다음주 19일에서 21일 사이에 부산에서 그 다음주에 대구에서 장외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이회창 총재는 어제(13일)의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지금 여당은 우리 당 보기를 장외집회 한 두 번 대충하고 눈치보다 국회에 등원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나 우린 절대 그럴 수 없다.'고 당장의 어떠한 타협도 거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주진우 총재비서실장은 “각종 의혹사건에 더해 유가인상 등에 따른 서민고통 심화로 국민 여론이 극히 비판적”이라며 “대여공세를 정권퇴진운동 차원으로 격상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물가인상, 유가 불안 등으로 흉흉해진 민심이 자신들의 투쟁에 유리한 국면을 형성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권도 어떠한 타협안도 없으며 혹시 있다하더라도 야당이 당분간 이에 응할 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대통령이 해외순방 후 '결과설명'을 위해 여야 영수를 만나는 자리에서 정국 현안도 함께 논의하는 관례적인 기회도 이미 물거품이 되었다.

민주당은 1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열었으나 뚜렷한 결과가 없이 모든 것이 '이회창 총재의 대권욕'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성토했을 뿐이다. 오후 4시 30분에 예정된 서영훈 대표 등의 청와대 주례보고에서도 별다른 방안의 제시를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야 모두 올림픽 초반의 기간은 그냥 넘어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올림픽 입장식에 남북 선수단이 하나의 유니폼을 입고 '단일 기'를 흔들며 입장할 텐데 여야는 "정권 퇴진 수준"까지 전개되는 전쟁의 상황이다. 추석민심의 심각성도 느끼고 왔다고 하는데 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 이를 중재하려는 이만섭 국회의장이나 양당 초재선 의원들의 노력마저도 일단 손을 놓은 상태이다. 다음 주까지도 여야 대치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만에 하나 월말에 여야간의 타협이 이루어지더라도 국회의 정상화는 10월에 가서나 이루어질 전망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