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안보를 책임져야 할 국정원장이 대북특사를 맡아 김비서 일행과 공개적으로 만나고 '수행'하다시피 한 것은 모순되고 부적절한 행위라는 주장이다.
한나라당이 대통령 특보의 자격으로 북한 김용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를 공개적으로 만나 장시간 비공식회담을 하는 등 대북관계의 전면에 나선 임동원 국정원장의 해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남한의 안보를 책임져야 할 국정원장이 대북특사를 맡아 김비서 일행과 공개적으로 만나고 '수행'하다시피 한 것은 모순되고 부적절한 행위라는 것이다.

여권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대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대통령의 대북관계의 오른팔인 '국정원장의 퇴진 요구'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야당의 대북 정책 비판이 '인책'의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못마땅해하고 있다.

이들이 전면에 나선 것이 남북간의 현안을 일거에 타결하겠다는 양측 정상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되고 앞으로 이들의 만남이 공개협상의 한 형식으로 자리잡게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야당 측의 이런 문제제기는 당분간 주요한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다음은 한나라당 논평 전문.

<임동원씨는 국정원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임동원씨의 역할에 대해 대통령은 이제 선을 그어 주어야 한다.

국정원장 역할에 충실하든지 아니면 그 직을 내놓고 대북특사역할에 전념하든지 양자택일해야 할 때다. 그도 저도 아니면 간첩잡는 국정원을 폐지하든지 해야 할 일이다.

지금처럼 안보긴장감이 해이한 때에 간첩 등 국가전복을 꾀하는 세력에 대해 국가를 수호해야 할 책임을 져야 할 국정원장이 도대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오죽하면 '대한민국의 국정원장이 김용순비서의 수행원인가'라는 소리가 나오겠는가?
러시아의 고위관리가 미국을 방문하면 CIA 국장이 그를 수행하는가?

냉철하게 정세를 분석하고 그 어떠한 돌발위협으로부터도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물밑에서 은밀히 활동하는 것이 국정원 책임자의 임무 아닌가?

「냉철한 머리와 뜨거운 가슴」을 강조하면서도 냉철한 머리는 간 곳 없는 듯 하다.

국가의 틀을 기형적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시기를 놓치지 말고 지금 당장 국정원장을 교체할 것을 건의한다.

2000. 9. 14 한나라당 대변인 權哲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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