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 위상변화에 대한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으나, 당내에서는 동교동계의 당내 지분과 역할이 약화되는 일은 없으리라는 것이 지배적인 전망이다.

박지원 문화부장관의 사퇴로 인해 민주당내 동교동계의 위상 변화에 대한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특히 박 장관 사퇴 전날까지 '박장관 보호론'을 강도높게 주장하던 권노갑 최고위원의 경우 그의 위상과 역할에 적지않은 손상이 초래되었다는 평. 여기에 만약 다음주 초쯤 이루어 질 것으로 예상되는 당직개편에서 김옥두 사무총장까지 교체될 경우 동교동계는 정부와 당에서 상당한 전력 손실을 입게되는 꼴이다.

그러나 일부 언론의 예상처럼 박 장관 사퇴나 당직개편으로 인해 동교동계의 당내 지분과 역할이 약화되는 일은 없으리라는 것이 당내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이에대해 동교동계 내부에서는 '야당과 보수 언론의 음모론'을 거론하기도 한다. 현 정권의 핵심 실세인 동교동계를 공격해 상처를 입히는 한편, 내부 분열을 부추겨 동교동계를 주축으로 하는 정권재창출을 막으려는 것이 음모의 실체라는 것. 최근 초선의원들의 행동에 대한 동교동계의 반응, 즉 '정치의 생리를 잘 모르는 철없는 짓', '적전분열'이라는 격앙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그런 점에서 동교동계가 직면한 고민은 오히려 다른 데에 있다. 지난해 옷 로비 사건을 계기로 '정권과의 운명을 함께할 세력의 전면 등용론'을 펼쳤던 동교동계가 과감한 이선후퇴를 결행할 시점이냐 아니냐 하는 것이 바로 그 고민의 대목이다. 악화일로로 치닫는 민심을 감안하자니 부분적 이선후퇴가 불가피하고, 이선후퇴를 결행하자니 정국주도권을 야당에게 빼앗기는 상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또한 벌써부터 당내 레임덕을 조장하고 있는 일부 초재선 의원들에 대한 통제력 약화도 간과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 8. 30 전당대회 직후 당직 개편 전망에도 불구하고 당 3역이 유임된 이유 중의 하나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른바 '대안부재론'이다.

그러나 최근 동교동계 내부에서도 당직개편을 대비한 다양한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다. 권노갑·한화갑 두 최고위원간의 화해와 역할 강화를 통해 당내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는 방안도 그 중 하나. 지난 최고위원 경선 과정을 통해 조성된 양갑(甲)간의 감정적 앙금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어차피 당분간은 양갑 갈등이 표면화될 시기가 아니라는 상황인식이 그 토대를 이룬다. 임기말이 다가올수록 대통령의 당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어차피 당의 중심은 동교동계가 맡을 수 밖에 없다는 불가피성이 근저에 깔려있음도 물론이다.

그런 맥락에서 최근 권노갑 최고위원의 행보와 발언 수위가 점차 높아져 가고 있는 것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대목이다. 그 동안 당내 대리자를 통해 당 운영에 관여하던 권 최고위원이 음지에서의 역할을 탈피하고 당내 조정자로서의 적극적인 역할 창출에 나설때, 야당과 국민 여론이 어떻게 반응할지, 또 그의 역할과 영향력의 범위는 어디까지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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