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셈의 '서울선언'은 남북문제를 다루고 있다. 아셈 기간 동안 독일, 영국, 네델란드, 벨기에 당 유럽 4개국이 북한과의 수교 방침을 발표했는데, 이번 아셈에서 최대 수혜국은 북한이라는 평가다.

아시아와 유럽의 26개국 정상들은 20일 개막된 제3회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아셈)에서는 회원국이 아닌 북한이 최대 수혜국이 됐다. 각 국 정상들이 만장일치로 채택한 '한반도 평화에 관한 서울선언'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급진전되고 있는 남북관계에 대한 아셈의 축하와 격려를 담고 있다.

'한반도 평화에 관한 서울선언'은 △남북관계의 고무적 발전 △남북정상회담을 환영 △남북공동선언 이행조치 평가 △남북간 화해·협력의 지속 △한반도 평화에 대한 회원국의 기여 등 5개항으로 이루어졌는데 모두 남북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에 관한 서울선언'이 발표되기까지는 많은 난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서울선언' 5개항은 지난 4월부터 협의가 시작된 뒤 회원국들간의 의견이 엇갈려 10여 차례나 수정작업을 벌여야 했다. 유럽연합(EU)은 그동안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인권 등 인도적 문제 해결, 대량 살상무기 개발 포기 등을 제시해 왔었던 것이 큰 걸림돌이었다.

이번 '서울선언'에서 "대화, 인적교류, 경제적 연계뿐만 아니라 북한의 다자대화 참여를 통해 아셈과 북한간 및 개별회원국과 북한간의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노력을 강화한다"고 밝힘으로서 유럽이 북한에 대해 전향적인 정책으로 변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독일, 영국, 네델란드, 벨기에 등 유럽 4개국이 아셈을 계기로 잇달아 북한과의 수교방침을 천명하기도 했다.

북한의 외교가 아셈 덕을 톡톡히 봤고, 아셈의 최대 수혜국은 북한이라는 평가다. 아셈을 통해 북한과 EU의 관계개선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북한과 EU 각 국간의 수교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한반도 평화에 크게 도움일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비회원국 자격으로라도 아셈의 협력사업 등에 참여하게되면 아셈은 북한의 대EU외교 등을 위한 중요한 창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아셈이 별로 주목받을만한 이슈가 없어 아셈의 제3자인 미국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았다. 미국측 취재진도 아셈 취재에 그리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아셈에서 아시아, 유럽 정상들은 경제분야에서 국가간, 계층간 정보화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유라시아 정보통신망' 구축과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정보화 촉진을 위한 실질적 수단을 확보하고 대륙간 경제협력의 틀을 제도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트랜스 유라시아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에 합의한 것은 두 대륙이 정보통신 분야의 교류·협력을 통해 동반자적 관계를 확립한다는 아셈 정신이 열매를 맺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미국중심의 세계경제체제에 대한 아시아-유럽의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화려한 아셈 회의장과는 다르게 220여 국내 시민·사회단체들과 외국 비정부기구(NGO) 관계자들은 거리에서 경찰과 투석전을 벌이면서 '반 아셈'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신자유주의가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고착화시키고 있다"며 세계 자본주의의 흐름에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 유럽 각 국은 이들의 요구에도 귀를 기울여 노동, 여성, 빈민 등 소외계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함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한반도 평화에 관한 서울선언(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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