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핑이란 고어표와 네이더 표의 스와핑(교환)을 말한다. 현 고어와 네이더 사이의 격론가운데 나온 한 컬럼니스트의 이 아이디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이번 주 대선공방의 핵심인 고어의 네이더 공격을 다루면서 언급할까한다.
현재 이곳 미국에서는 과거 클린튼 섹스스캔들을 영화화한 콘텐더라는 영화가 화제거리가 되고 있다. 이 영화에서 난교 혐의가 문제시되어 부통령후보로서 위기에 몰리는 역을 탁월하게 연기한 엘렌은 기이하게 꼭 히트치는 영화마다 남편아닌 남자와의 정사를 감각적으로 연기한 것으로 기억된다. 플렌즈빌, 페이스 오프, 아이스 스톰이 다 그렇다. 특히 아이스 스톰에서 보인 스와핑(부부교환)연기는 꽤나 인상적이었다.

대선 취재에서 이런 시시껄렁한 잡담을 늘어놓는 것은 이번주 대선 레이스의 핵심을 보여주는 단어가 바로 이 스와핑이란 단어이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후보도 신기하게 약속이나 한 듯이 섹스와 관련된 이슈를 피해가는 상황에서(모니카 르윈스키란 단어가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자마자 완벽히 정치무대에서 사라졌다.) 부부교환이 대선이슈가 될리는 더 더욱 없다. 여기서 스와핑이란 고어표와 네이더 표의 스와핑(교환)을 말한다.(독자들의 눈을 현혹시킨 것을 사과드린다) 현 고어와 네이더 사이의 격론가운데 나온 한 컬럼니스트의 이 아이디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이번 주 대선공방의 핵심인 고어의 네이더 공격을 다루면서 언급할까한다.

최근 뉴욕타임즈, 워싱톤 포스트를 시발로 일제히 신문들은 비록 4%에 그치지만 네이더의 표가 대선 승패를 좌우할수도 있음을 일제히 지적하고 나섰다. 현재 박빙의 선거인단수 경쟁에서, 대의원수가 큰 캘리포니아는 물론이요 미네소타같은 주에서 네이더가 5%이상 얻으면 고어로서는 치명타가 될 수 있기에 고어진영은 네이더 진영 비판에 혈안이 되고 있다.

현재 일주일 내내 전방위로 진행되는 고어캠페인과 주류신문등의 동조자들의 노회한 공격은 본인이 재구성하자면 5가지 전술로 구성되는 것으로 보인다.

1) 공포심 유발: 부시와 공화당 다수 의회가 가져올 역효과를 선전한다.
2) 차이 무화시키기: 환경이슈등에서 자신과 네이더의 차이가 없다고 현재 연일 캠페인에서 강조하고 있다.
3) 네이더의 심리동기 공격: 네이더 자신의 심리적 만족감을 위해 부시승리까지 불사한다는 식으로 무책임성을 선전한다.
4) 양자간 대립적인 성격 규정하기: 네이더와 고어의 대립을 이데올로기 고수파 대 실용주의자의 구도로 몰아간다. 그리고 5%를 얻어 차기선거를 위한 종자돈 타기에 혈안이 된 네이더 대 전반적인 진보진영의 이익을 위해 헌신하는 고어의 대립으로 몰아간다.
5) 지명도 높은 대항마를 통한 고립시키기: 폴웰스톤, 파인스톤 같은 진보주의자로 명성이 높은 의원과 과거 네이더 소비자운동의 핵심들을 동원해 네이더를 공격한다.

고어진영의 야비하고 노회한 공격은 이미 아마추어적 부시와의 싸움에서도 이미 효과를 보인 바 있는데 네이더 진영에서도 그리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는 못하다. 다음의 3가지가 그 징표이다.

1) 24일자 살론닷컴의 조 코나손에 따르면 네이더는 마치 차라리 부시가 승리했으면 좋겠다는 뉘앙스의 말을 해 구설수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네이더를 무책임한 이로 몰고싶어하는 주류진영으로서는 무척 반가운 말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이 말은 신중하지도 않을 뿐아니라 마치 과거 사회가 더 가난해질수록 혁명이 빨리 온다는 어느 천박한 맑스주의자의 소위 궁핍화론을 연상시키는 잘못된 관점이기도하다.

2) 네이더와 그의 핵심참모 스티브 코블은 21일 오클란드의 회의장에서 만약 투표전날 고어가 부시를 9%차로 리드하면 자신에게 주는 표가 부시승리로 귀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말은 뒤집으면 만약 박빙이면 고어에게 투표하는 것도 그리 잘못은 아니다라는 말이다. 그간 마치 한국의 민주노동당처럼 행동하던 네이더가 이제와서는 과거 한국의 비지론(87년 대통령선거 당시 김대중 후보에 대한 비판적 지지론을 일컫는 말)을 닮아가는 것 같다.

3) 막바지 유세는 고어가 크게 리드하는 곳에서 유세한다고 약속하던 네이더가 마치 말을 바꾸듯이 위스컨신, 미네소타, 미시간같은 박빙의 승부처에서 유세를 계획하고 있어 마치 그가 5% 득표로 인한 지원금 획득에 목을 매는 인상을 던져주고 있다.

이러한 네이더의 불명료함은 그가 주류 민주당의 사고틀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인물이 아니라는 데서 주로 기인한다. 그간 민주당의 보수화 물결속에서 3당의 핵심인물로 부상했지만 네이더는 민주당내의 좌파로서도 얼마든지 활동할 수 있는 인물이다. 그러하기에 그 또한 부시 집권에 대한 두려움과 3당의 대의라는 완전히 다른 정치의 틀 사이에서 동요하는 것으로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미국인들의 뉴테크놀로지에 대한 감각과 그 실용주의적 창의성이다. 슬레이트닷컴의 재민이란 재미있는 친구는 이러한 양 당의 딜레마를 해결할 방법으로 인터넷을 이용한 표 교환을 24일 자신의 컬럼에서 주장하고 나섰다. 그에 따르면 미국 선거인단 제도 특성상( 주내에서 승자가 그 주의 선거인단 독식)텍사스주는 어차피 부시가 몽땅 획득할 것이므로 네이더에 아무리 투표해도 해가 되지 않으니 미네소타같은 박빙의 주에서 네이더를 찍을 사람은 고어를 찍는 대신 같은 수만큼을 텍사스에서는 마음놓고 네이더를 찍자는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인터넷인데 웹사이트를 통해 이 텍사스와 미네소타의 위에 해당되는 유권자를 짝짓기해서 교환하자는 것이다.(자세한 내용은 WWW.SLATE.COM 참조)

그 친구의 자기 합리화가 재미있는 것이 너희 국회의원들은 얼마든지 담합으로 서로 표를 거래하는데 왜 우리 유권자는 안되냐는 항변이다. 물론 이 저자는 자신의 대안이 결국 네이더같은 3당의 운동은 주류의 상대적 진보당이 해를 입지 않는 선상에서 이루어져야한다는 이론 틀을 무의식적으로 전제로 하기에 꼭 공정한 것만은 아니다라는 사실은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아니면 이해하기 싫거나) 이런 전제를 만족시키면서 양 당의 기득권 구조를 무너뜨린다는 것은 애초에 모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캠페인의 딜레마를 인터넷이라는 신기술로 해결하려는 이 컬럼니스트의 선의는 캘리포니아의 고어진영내에서 스팸메일로 네이더의 웹사이트를 공격하는 비열한 행태에 비하면 훨씬 건전해 보인다. 더구나 이는 인터넷 창설을 주도한(발명이라고 부시진영이 공격하는 것은 왜곡이다) 고어에 대한 부시의 조롱보다 더 고어를 욕보이게 하는 일이다. 과연 다음주 막바지 선거전을 앞두고 미국에서 가장 머리좋은 사나이 고어가 이 재민이라는 이름의 일개 컬럼니스트의 지혜를 배울지 두고보자.

안 병진
nsfsr@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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