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대표를 향해 ‘당내 강성 지지층과 결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비명계를 포함한 민주당 의원 30여명은 ‘개딸’을 비롯한 강성 지지층들이 청년 정치인을 공격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야권 원로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그들과 결별하지 않으면) 중도층도 무당층도 다 떠나면 민주당 총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쓴 소리를 했다. 

앞서 지난 12일 민주당 내 청년 정치인들은 코인 의혹에 휩싸인 김남국 무소속 의원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강성 지지층들의 공격을 받았다. 이에 비명계를 포함한 민주당 의원 30여명은 개딸들이 청년 정치인을 공격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진행하고, 25일 의원총회에서 결의문 채택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결의문 채택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청년 정치인들을 겨냥한 강성 지지층의 공격 행위 중단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과 다른 의견을 억압하는 행위는 민주당을 해치는 행위이고, 도를 넘는 적대와 공격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들에 많은 분이 동의했고 공감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의원들과 당이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있었다”며 “홍영표 의원이 이를 최초로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이 제안에 대해 많은 의원이 공감했고, 자신과 다른 의견에 대해 억압하는 행위는 민주당을 해치는 행위라는 점을 우리가 다 같이 인식하고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홍 의원 외에 자유토론을 진행한 의원 11명 가운데 상당수도 비슷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비명계 의원들은 연일 이재명 대표를 향해 강성 지지층과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이원욱 의원은 자신이 받은 문자를 공개하며 ‘개딸’로 대변되는 강성 지지층의 행태를 비판했다. 해당 문자를 작성한 사람은 민주당원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으나 비명계의 요구는 멈추지 않고 있다.

조응천 의원은 2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그분(문자를 보낸 사람)이 당원이고 아니고가 이 사태의 본질이냐고 되묻고 싶다"며, "지금 문제는 내로남불, 도덕불감증, 당내 민주주의 악화를 어떻게 불식시킬 것이냐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종민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은 “대화가 어렵다”는 취지의 말을 하며 일반적인 팬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제가 노사모들과 대화하는 담당 비서관이었다"며 "(노사모는) 서로 다른 의견이 공존하는, 토론이 가능했던 모임이었다"고 밝혔다. 개딸은 토론이 어려운 집단이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셈이다.

다만 김 의원은 정치인과 팬덤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당원들과 어떻게 분리를 하나. 팬덤들과 어떻게 분리를 하나. 같이 간다"며 "팬덤이든 강성당원이든 잘못된 행태를 못 하게 하는 게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분리라는 말은 행태와의 분리, 잘못된 행태, 언행, 행동, 폭력 이런 것들을 분리시켜내자는 거지 당원이나 지지자들을 몰아내자 혹은 분리하자 이런 식으로 쓰이는 것은 잘못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야당 원로 정치인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강성 지지층과 결별하지 않으면) 중도층도 무당층도 다 떠나면 민주당 총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이 대표도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강성 팬덤을) 양념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양념 발언은 문 전 대통령은 2017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열성 지지자들의 ‘문자 폭탄’에 대해 “경쟁을 흥미롭게 만들어 주는 양념 같은 것”이라고 해 논란이 됐던 표현이다.

그는 “민주당이 위기의식 없이 ‘개딸’ 세력이 있어 당 지지율이 이만큼이라도 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도 아스팔트 우파들인 ‘태극기 부대’와 절연했다”고 이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