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비행 중 비상폭발체계 오류 발생… 단순오류? 미국 방해?
尹 "北 미사일 분석 결과 미일과 공유…추가 도발 철저히 대비"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북 정찰위성 규탄…"공조 강화될 것"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2차 발사도 비상폭발장치 오류로 인해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2차 발사도 비상폭발장치 오류로 인해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북한이 24일 군사정찰위성을 재발사했지만 2시간여 만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또, 문제 원인을 점검해 오는 10월 재발사를 예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미사일 방어협력 증대, 3자 훈련 정례화를 면밀하게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정찰위성 발사도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인 만큼 한미일과 유엔 등 국제 사회는 일제히 규탄하고 있다.

북한 공식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6시15분쯤 공개한 보도에서 "신형 위성운반 로케트 천리마-1형의 1계단(단계)과 2계단은 모두 정상비행했으나 3계단 비행 중 비상폭발 체계에 오류가 발생해 실패했다"고 밝혔다. 발사 후 약 2시간30분 만에 실패 사실을 공식 인정한 것이다.

통신은 "국가우주개발국은 비상폭발 체계가 비정상적으로 작동된 원인을 빠른 기간 내에 해명할 것"이라며 "국가우주개발국은 해당 사고의 원인이 계단별 발동기들의 믿음성과 체계상 큰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한 후 오는 10월에 제3차 정찰위성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도 24일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와 관련 "위성 발사를 시도했으나 지구 궤도 위성이 투입은 확인되지 않아 위성 발사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앞서 이날 일본 정부는 북한이 24일 오전 3시54분에 탄도미사일 가능성이 있는 물체를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하고 전국순시경보시스템(J경보)를 발령, 오키나와현에 대피를 촉구했다.

이후 오전 4시7분 일본 정부는 오전 4시께에 북한이 쏜 발사체가 오키나와현을 지나 태평양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보를 해제했다.

방위성에 따르면 해당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것으로 보이는 물체는 복수의 개채로 분리돼 ▲이날 오전 3시58분께 한반도 서쪽 약 300㎞ 서해 ▲3시59분께 한반도 서쪽 약 350㎞ 동중국해 ▲4시께 오키나와 본섬과 미야코지마 사이 상공을 통과한 후 4시5분께 필리핀 동쪽 약600㎞ 태평양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지난 5월 31일 이후 85일 만이다. 북한은 지난 22일 사전 예고한 '24일 0시~31일 0시' 발사 기간 중 첫날 발사를 단행했다.

지난 5월 첫 발사 실패 당시에는 원인을 "엄중한 결함"이라고 밝혔지만 이날은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공개한 것을 볼 때 10월에는 성공 확률이 높아 보인다는 해석이다.

비상폭발장치 오작동.. 단순 오류? 미국의 사이버전 결과?

군사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에 문제가 된 비상폭발장치는 일반 미사일, 무인기 등 통상 모든 비행체에 탑재되어 있는 것으로 발사 후 통제가 안되거나 궤도를 이탈할 경우 폭발시키곤 한다. 해당 오류 수정에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으므로 한달여 뒤인 10월 재발사를 예고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교수는 24일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본인들이 10월달, 한 달 후에 이것을 재발사하겠다고 이야기한 것은 전체적인 시스템, 1단, 2단, 3단에는 전혀 이상이 없었는데 이게 공중에 올라가서 3단에 있는 앞쪽에 있는 자폭장치가 그냥 터져버렸다. 그런데 이건 잘 모르겠지만 이것은 쉽게 잡을 수 있다. 이래서 한 달 안에 쏘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별도로 폭발 신호를 보내지 않았는데 폭발한 것이 단순 오류가 아닐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다른 외부에서 폭발 시그널이 전달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레프트 오브 론치라고 해서 미사일 같은 거 상대방에 시그널을 보내서 공중 폭파시키거나 발사 오류를 만드는 것"이라며, "예전에 미국의 무인기가 주변 비행장의 시그널을 받고 오작동한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부분도 한번 생각해봐야 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레프트 오브 론치'는 2013년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막기 위해 도입한 프로그램으로 전자기파나 악성코드 등을 이용해 적의 미사일 통제 시스템을 교란시켜 미사일을 발사 전에 무력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자주 실패하자 오바마 행정부가 주도한 북한과의 사이버전이 효과를 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3년 동안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북한과 미국 사이에 은밀하고 치열한 사이버전이 계속돼 왔다"면서 '레프트 오브 론치(Left of Launch)'가 위력을 발휘한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윤 대통령 "추가 도발 가능성 대비"..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북한의 2차 정찰위성 발사에 대해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미사일 방어협력 증대, 3자 훈련 정례화를 면밀하게 추진해달라"며 "분석결과를 미국, 일본과 공유하고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논의결과를 보고 받고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NSC 상임위원들은 회의에서 "이번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북한의 어떠한 발사도 금지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강력 규탄했다.

아울러 "유엔 안보리 결의를 상습적으로 위반하는 북한에 대해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하고, 해외 북한 노동자 착취, 사이버 해킹행위, 해상 밀수 등의 불법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며, 이를 위해 국제사회와 적극 협력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유엔도 23일(현지 시간) 북한의 위성 발사가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유엔 대변인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모든 발사는 관련 안보리 결의에 위배된다"면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북한에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향한 외교적 노력을 재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북 정찰위성 규탄…"공조 강화될 것"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4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및 나마즈 히로유키 일본 북핵수석대표와 3자 유선협의를 갖고 북한의 '우주발사체' 명목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3국 수석대표는 "이는 주변국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로서, 북한이 지난 5월 31일 발사에 이어 이번에도 항공기, 선박들의 안전을 무시하며 발사를 강행한 데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전했다.

3국 수석대표는 북한이 지난 5월과 이번 발사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10월 또 다른 발사를 예고한 데 대해 "도탄에 빠진 북한 주민들의 민생은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수억 불이 소요되는 무모한 소위 '우주발사체'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3국 수석대표는 북한이 도발을 거듭할수록 한미일과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는 더욱 강화되고 북한의 안보와 경제는 더욱 취약해질 뿐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일 대응능력 강화 ▲사이버 해킹, 해외 노동자, 해상 밀수 등 불법 자금원 차단 공조 강화 ▲북한인권 증진 협력 강화 등 지난 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한미일 정상간 합의 후속조치에 더욱 박차를 가해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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