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기후기금 3억 불 기여 약속.. 개도국에 녹색사다리 제공
중국 리창 총리와 연일 만남.. 尹 "시진핑 주석에게 각별한 안부 전해달라"
9일 하루 5개국 정상과 양자회담.. 경제 협력 논의·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 요청
중견국 '믹타'(MIKTA) 정상회동 "국제법 준수, 유엔중심 다자체제 강화"

윤석열 대통령이 G20정상회의에서 글로벌 녹색기금에 3억불 기여를 약속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G20정상회의에서 글로벌 녹색기금에 3억불 기여를 약속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고 있는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서 아르헨티나, 튀르키예, 방글라데시, 나이지리아, 코모로 등의 정상과 양자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에서 '하나의 지구' 섹션에서 '기후위기' 연설을 하고 녹색기후기금 3억불을 약속했다. 또한 9일(현지시간)에는 하루 동안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세 차례 회동하며 친밀감을 과시했으며, 리창(李强) 중국 총리와도 연일 만남을 가지며 한중관계 개선 의지를 보였다. 이날 중견국 5개국 '믹타'(MIKTA) 정상회동을 가졌다.

마지막 날인 10일에는 세션3에서 연설이 예정돼 있으며, 한-인도 정상회담을 갖는다.

중국 리창 총리와 만남, 한중관계 개선 의지

윤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오전 첫 일정으로 각국 정상들과 함께 간디 추모공원을 찾아 헌화하고 기념 식수를 진행했다.

이날 헌화 행사 전 라운지에서는 중국 리창 총리와 만나 환담을 나눴다.

리창 총리는 윤 대통령에게 다가와 옆자리에 앉으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고, 윤 대통령은 "연내에 리 총리를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시진핑 주석에게도 각별한 안부를 전해달라"고 말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에 리 총리 또한 "대통령님 말씀을 시 주석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참석 차 방문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만나 한중 회담을 가진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열린 아세안+3(한일중) 정상회의에서 리 총리와 처음 공식 대면한 뒤 양자 회담으로 만남을 확대, 핵·미사일 개발 문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10일(현지시간) 리창 중국 총리와 환담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리창 중국 총리와 환담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G20 뉴델리 정상회의 마지막날인 10일 세션3에서 발언할 예정이다. 세션3는 '하나의 미래'를 주제로,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 수호를 통해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번영하는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한 우리 정부의 기여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 다자개발은행 역할 강화, 디지털 규범 질서 정립 등에 대한 화두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G20 세션 3의 발언은 규범 기반 국제질서 강화를 위한 대한민국 외교 지평이 인태 역내에서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세션3 후 G20정상회의가 폐막하면 윤 대통령은 인도 현지 진출 기업인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기업인들의 고충을 듣고 해결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어 한-인도 정상회담과 양자회담도 예정돼 있다. 모디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방산 협력 강화, 첨단 기술분야 중심의 공급망 협력 확대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녹색기후기금 3억 불 기여 약속.. 개도국에 녹색사다리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G20에서 글로벌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녹색기후기금(GCF)에 3억불 기여를 약속했다. 이를 바탕으로 개도국에 녹색사다리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하나의 지구' 세션에서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하나의 지구' 세션은 기후변화 문제, 청정에너지 문제 등을 주제로 모든 회원국 정상이 발언을 진행했다.

우선 윤 대통령은 GCF에 3억불 기여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한국은 2013년 이후 GCF에 두차례에 걸쳐 총 3억불을 기여했는데, 이번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번에 3억불 기여를 약속했다.

또한,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해 원자력과 수소 산업의 글로벌 확산을 주도하고, 친환경 해운 솔루션을 통한 글로벌 녹색해운항로의 구축 비전도 제시했다.

특히, 전 세계에서 수소차를 가장 많이 운용하는 한국의 상황을 고려해 수소기술 협력과 국제표준 수립을 위한 글로벌 협력도 선도해 나갈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친환경 해운 솔루션을 통한 글로벌 녹색해운항로의 구축 비전도 제시했다. 녹색해운항로는 선박을 운항하거나 항만을 운영하는데 있어 탈탄소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현재 한국은 미국과 녹색해운항로 구축을 위한 협력을 진행 중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1 차장은 "한국형 친환경 해운 솔루션 확산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기후위기 대응 선도국으로서의 글로벌 위상을 제고하고 관련 분야의 신산업,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G20 정상회의 갈라 만찬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G20 정상회의 갈라 만찬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尹-바이든, 하루 동안 세 차례 회동.. 친밀감 과시

윤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조 바이든 대통령과 세 차례 만나 환담을 나누며 친밀감을 과시했다.

특히, 이날 저녁 갈라 만찬장에서는 바이든 대통령과 옆자리에 앉아 1시간 30분여 동안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협력체계 공고화가 인태지역과 글로벌 사회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우리 3국에도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3국 협력을 이끌어낸 주역"이라며 "우리의 협력으로 3국 일반 가정의 국민들 삶에 좋은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오전 G20회의가 시작되기 전 회의장 대기실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처음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환대에 감사드린다. 한미일 3국 협력이 전세계의 자유와 평화,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저도 고맙게 생각한다"며 "지난 캠프 데이비드 회의는 매우 성공적이었으며 특히 격의 없이 대화할 수 있는 공간에서 세 정상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친밀하게 교류하며 대화할 수 있어 보람이었다"고 화답했다.

이후 각자 G20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하던 중 오후에 두 사람은 다시 만났다. 윤 대통령은 양자 회담장을 지나던 중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제 휴가지에서 함께 시간도 보냈는데, 귀갓길 저의 집으로 같이 갑시다"라고 농담을 건네며 윤 대통령 손을 잡았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고 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동감한다. 동시에 역사적인 순간이기도 한것"이라고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함께 더 많은 역사를 만들자"고 했다.

9일 하루 5개국 정상과 양자회담.. 경제 협력 논의·부산 엑스포 유치지지 요청

윤석열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아르헨티나, 튀르키예, 방글라데시, 나이지리아, 코모로 5개국과 양자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자원 부국인 아르헨티나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양국간 핵심광물 공급망과 에너지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아르헨티나가 질 좋은 리튬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리튬 채굴이 한국과 연계되어 현지 배터리 생산이 이루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리튬 배터리 생산을 함께 검토해 나가자면서 "수소 활용 분야의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과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아르헨티나 간 수소·재생에너지 협력 잠재력에 주목한다"고 화답했다.

튀르키예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인프라, 방산, 원전 분야 협력 강화를 협의했다. 윤 대통령과 레젭 타입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믹타 정상회동과 양자 정상회담으로 두 차례 만났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통한 상호 교역 확대, 양국간 방산협력 분야 발전을 요청했다. 양국은 튀르키예가 검토 중인 신규 원전 건설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을 협의해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간 협력으로 작년 개통된 세계 최장 현수교 '차낙칼레 대교'를 언급하며 인프라 협력 확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의 셰이크 하시나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수교 50주년을 축하하며 인프라 투자 확대를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방글라데시의 고도성장과 함께 건설·인프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경협증진자금(EDPF)을 통한 인프라 건설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하시나 총리는 "한국 기업들의 방글라데시 진출이 더욱 확대되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이밖에 아프리카 최대 경제 대국 나이지리아의 볼라 아흐메드 티누부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통해 협력관계를 다졌다.

윤 대통령은 삼성, 대우 등을 열거하고 "우리 기업 진출 활성화와 양국 간 교역·투자 증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면서 2024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 티누부 대통령을 초청했다.

티누부 대통령은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한국 기업들이 나이지리아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의 대아프리카 외교 강화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끝으로 아프리카연합(AU) 의장국 자격으로 참석한 코모로의 아잘리 아쑤마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AU가 G20에 정식 가입한 것을 축하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해양수산부 대표단의 코모로 방문을 언급하고 '청색경제(blue economy, 해양자원의 지속가능한 사용 등을 의미)'와 농업 분야 협력 성과를 평가했다.

아잘리 대통령은 한국 해수부 대표단 파견에 감사를 표하며 청색경제, 농업, 기후변화 대응 분야의 양국 협력 확대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양자회담을 연 5개국에 모두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한국의 유치 열망과 노력을 잘 알고 있다"고 화답했다.

믹타 회원국 5개과도 정상 회동 "국제법 준수, 다자체제 강화 의지 재확인"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믹타(MIKTA) 회원국(한국, 멕시코,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호주)들과도 정상 회동을 했다.

윤 대통령은 회동에서 "글로벌 복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서로 다른 지역적, 문화적 배경을 가진 믹타 회원국들이 한목소리로 연대해야 한다"면서 믹타 회원국 간 청년 교류 활성화와 보편적 디지털 질서 규범 창출을 위한 협력 강화를 제안했다.

정상들은 믹타의 출범 10주년 활동과 성과를 평가하고, 기후변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불평등 심화 등 국제사회 현안 대응을 위한 연대의 필요성과 기여 의지를 담은 공동 언론 발표문을 채택했다.

언론 발표문에서 정상들은 "다양한 도전과제로 인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글로벌 전략적 환경에 대한 깊은 우려를 공유했다"면서 "전 세계가 이러한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입장차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법을 준수하고, 유엔을 중심으로 한 다자체제를 강화하며, 유엔 헌장상 모든 목적과 원칙을 수호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재확인한다"면서 향후 범지역 협의체로서 건설적인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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