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장제원·이철규 모두 거부 뜻 내비쳐
당 관계자 “결국 국민 반응 지켜보고 판단해야”
당 지도부, “각자 결심할 사안”이라며 공식 논의 안 해
혁신위, 오는 16일 3차 혁신안 지도부 보고 때 언급할지 주목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9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5차 전체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11/625012_427475_304.jpg)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강력히 요구한 ‘당 지도부·중진·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에 대해 당사자들이 거절 의사를 표시하거나 무반응으로 일관하면서 당 혁신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민의힘이 지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원인으로 당 안팎에서는 ‘수직적 당정관계’를 주요하게 꼽았다. 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끌려다니며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선거 직후 출범한 인요한 혁신위가 윤 대통령과 가까운 당 지도부와 윤핵관의 결단을 요하는 혁신안을 내놓면서 자연스레 이목이 쏠렸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윤핵관으로는 권성동·장제원·이철규 의원 등이 꼽힌다. 권 의원은 자신이 내리 4선한 강원 강릉에 다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권 의원실 측은 14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강릉으로 출마하시는 거냐’는 질문에 “거기에 대해 어떤 언급도 안 하겠다”며 부인하지는 않았다.
앞서 김규완 CBS 논설위원장은 지난 8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권 의원과의 문자를 소개하며 “권성동 대표는 무조건 강릉에 출마한다”며 “심하면 인요한 혁신위에서 압박을 해서 공천을 안 주면 무소속 출마까지 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 사상구에서 3선을 지낸 장제원 의원은 스스로 본인 지역구에 출마할 뜻을 내비쳤다. 장 의원은 지난 11일 경남 함양체육관에서 열린 ‘여원산악회’ 창립 1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제 알량한 정치 인생을 연장하면서 서울로 가지 않겠다”며 “부산에 산업은행을 이전해야 한다. 2029년도에 가덕도 신공항을 완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선 인재영입위원장에 임명된 이철규(재선·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의원은 지난 3일 인 위원장의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영남 중진 다 수도권 보내면 소는 누가 키우나”라며 “나한테 묻지 말고 지역 주민에게 물어보라”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당 지도부 중 지난 전당대회에서 ‘윤심’을 등에 업은 김기현 대표(3선, 울산 남구을)는 “모든 일에는 시기와 순서가 있다”며 즉답을 피하고 있다.
이밖에, ‘영남 중진’ 주호영 의원은 지난 8일 대구에서 의정보고회를 열고 “걱정하지 마라. 서울로 가지 않는다”며 “대구에서 정치를 시작했으면 대구에서 마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 의원은 대구 수성구 을에서 내리 4선을 하고 지난 총선에서 갑 지역구로 옮겨 5선 의원이 됐다.
당내에선 윤핵관으로 대상을 좁혀야 한다는 의견과 국민 목소리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핵관과 윤핵관 호소인, 그리고 단순 중진은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될 수위가 다 다르다. 이걸 자꾸 뭉뚱그려서 전부 "수도권 출마" 라는 형태로 징벌적 조치(라고 쓰고 낙하산용 자리 확보라고 읽는다)를 하려고 하는데 그래서 문제”라고 혁신안 자체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핵관과 호소인들은 그냥 당과 국정 말아먹은 책임을 지고 정계은퇴하라”라며 “윤핵관과 호소인들은 그냥 사라져야지 뭘 이사람들이 수도권에 오는 것이 구국의 결단인양 포장해줄 필요도 없다”고 직격했다.
반면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날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윤핵관들이 정치를 그만둬야 한다는 건데 새로운 윤핵관이 오면 또 그 사람들도 정치를 그만둬야 하는 건가”라며 “그 사람들이 어떤 부조리를 범하고 있는지 원인을 고쳐야지 사람을 솎아낸다고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국민들의 반응을 지켜봐야 한다. 국민들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하면 혁신의 효과가 없는 것이고 반응이 뜨거우면 국민들이 원하는 혁신안일 것”이라고 말했다.
당사자이기도 한 당 지도부는 각자가 결심할 문제라고 보고 공식 논의를 하지 않고 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전날(13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관련 논의가 있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논의하지 않았다.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고만 답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지난 9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브리핑에서는 “당사자들의 시간이 필요하고 판단도 있어야 하는 건이라 지도부에서 의결하고 말고 할 성질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 총선기획단장을 맡은 이만희 사무총장도 지난 8일 총선기획단 1차 회의를 마친 뒤 기자의 질문에 “그건 개개인들의 결심의 문제라서 총선기획단에서 논의 안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핵심 혁신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자,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제주 4·3평화공원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 “(혁신 요구에) 역행하는 사람도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우유를 마실래, 아니면 매를 좀 맞고 우유를 마실래’”라고 말한 것에 대해 “매는 여론이고 여론은 국민이다. 그 매는 (총선 때) 국민의 투표로 이어진다”고 부연했다.
혁신위는 ‘조기 해산’ 카드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진 혁신위 대변인은 지난 13일 밤 “혁신위 발족 초기에 혁신위가 본래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면 조기 종료도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이 위원 간에 오고 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13일 현재 시점에서 혁신위 활동을 조기 종료하자는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된 바도 없었고 그와 관련된 합의도 없었다”고 했다.
혁신위는 오는 16일 당 최고위원회에 청년 공천 관련 3차 혁신안을 보고할 예정인데, ‘조기 해산’ 카드도 언급된 만큼 이날 윤핵관 불출마 관련 내용도 보고할지 주목된다. 앞서 혁신위는 지난 9일 2차 혁신안을 지도부에 보고할 때는 관련 내용을 제외하고 의결된 안건만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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