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혁신위 '빈손 해산'으로 당권 강화 전망 하루 만에 용퇴론 분출
하태경·안철수·이용호·홍준표 등 당내 비주류, 김기현 대표 향해 사퇴 요구
친지도부 "비대위 전환은 불가.. 불출마 선언은 고민해 봐야"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돌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김기현 대표를 향한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12/627641_430382_4317.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돌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김기현 대표를 향한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11일 인요한 혁신위가 '빈손 해산'하면서 김기현 대표 체제가 공고해졌다는 평가도 나왔으나 불과 하루만에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지도부와 가까운 인사들은 지금 시기에 김 대표가 물러나고 비대위로의 전환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지만 '불출마'는 선언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당내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은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를 밟고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주길 부탁한다"며 "22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친윤·중진 험지출마 및 불출마'를 당에 제안한 이래 주류 인사가 직접적인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 의원은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혁신위의 희생 요구에 공개적으로 반발 의사를 드러냈다. 본인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지지자들과 산악회 사진을 공개하고 "제 알량한 정치 인생을 연장하면서 서울로 가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교회 간증 자리에서도 "요즘 장제원 험지 출마하라고 하는데 제가 16년 동안 걸어온 길이 쉬운 길이 아니었다"며 무소속 출마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 방문 행사 당시 윤 대통령과 국밥 오찬 이후 이뤄진 것임을 감안하면 '윤심'이 작용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나아가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김기현 대표에 대한 대한 직접적인 용퇴 압박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관련해 "(김 대표와 장 의원) 두 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정확히 모른다"면서도 "(장 의원 불출마는) 아마 여러 사람한테 여러 방향으로 복합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최고위에서 거취 결정을 망설이고 있는 지도부를 비판했던 김병민 최고위원도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대표의 정무적인 판단이라든지 결단이 늦춰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보수진영 내에서도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며 "어젯밤 장 의원이 불출마를 시사하는 내용들을 보면서 김 대표도 비슷한 결단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망 섞인 압박성 발언을 했다.
하태경·안철수·이용호·홍준표 등 당내 비주류, 김기현 대표 향해 사퇴 요구
당내 비주류는 더욱 강하게 김기현 대표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비주류 중진 하태경 의원은 김 대표의 거취를 두고 '불출마를 선언하기엔 시기가 늦었다'고 평하며 김 대표의 대표직 사퇴 및 비대위로의 당 체제 전환을 직접적으로 거론했다.
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총선 불출마는 사실 의미가 없다. 김 대표가 불출마를 하는 것이 수도권 선거에 별 영향이 없기 때문"이라며 "김 대표가 대표직을 계속 유지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초선들 저항을 보면 지금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딱 대표 한 사람만 바꾸면 된다. 수도권 선거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예를 들어 원희룡 한동훈도 도움이 되고, 원외에서도 김한길 김병준 김황식 이런 분들도 김 대표보다는 도움이 된다. 대안 되게 많다"고 주장했다.
이용호 의원도 12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게 공개서한을 통해 대표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의 소견으로는 대표님의 희생과 헌신이 불출마나 험지 출마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당 대표로서 응답하는 정치적 책임일 뿐이므로 대표직을 내려놓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국민들이 국민의힘에 대한 사랑을 점차 거두게 된 것은 사실 대표님만의 책임이 아니다. 대표님은 지난 전당대회 이후 하루도 쉬지 않고 회의를 주재하고 민생현장을 찾고 국민의 아픔을 어루만지려고 최선을 다했다"며 "그럼에도 사람들이 지금 대표님께 책임을 묻고 있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고 화도 나시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또 달리 생각해 보면 정치라는 것이 그렇지 않나. 재판처럼 꼭 책임있는 사람에게만 합당한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지 않나"라며 "대표님을 향한 여러 요구는 대표님이 이 시점에서 당 대표라는 사실 하나 때문이다. 아마 다른 분이 그 자리에 있어도 똑같은 요구가 쏟아졌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은 장제원 의원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에 대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중의 윤핵관 리더로서 대통령실과 당이 처한 현재의 엄중한 상황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결심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를 만들고 지금까지 막후에서 큰 역할을 해온 장 의원이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연대)를 통해 당 대표를 만든 책임도 지는 모양새"라며 "장 의원의 불출마 결심을 총선 승리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아직 민심을 돌리기엔 부족한 상황"이라며 "장 의원의 결심이 밑거름이 돼 차가운 국민의 마음을 돌리는 기폭제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안 의원은 "저는 당이나 정부에 어떤 기득권도 없지만 지난주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과의 만남에서 발표했던 4대 당 개혁 방안을 포함해서 최선을 다해 총선 승리를 위한 방법을 찾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2일 "장 의원보다 훨씬 더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할 사람들은 눈감고 뭉개면서 시간이 흘러가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파천황(破天荒:대혼돈을 깨고 새로운 세상을 연다)의 변화 없이는 총선이 어려울 건데 되지도 않은 대안부재론을 앞세워 시간 죽이기를 하는 것은 참 안타깝다"며 "판을 뒤엎으면 대안이 보인다"고 말했다.
친지도부 "비대위 전환은 불가.. 불출마 선언은 고민해 봐야"
반면, 지도부와 가까운 인사들은 김 대표가 사퇴할 경우 더 큰 혼란이 예상된다며 대표직은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들 가운데서도 불출마 선언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비대위를 만들자고 하는 것은 내가 계속 순수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게, 결국 '옥새'랑 관련된 얘기이기 때문"이라며 "그러면 그것(김기현 책임론)은 '견리' 수준을 넘어서 '탐리'로 가는 것"이라고 김 대표 책임론을 경계하고 나섰다.
그는 "지금 비대위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당을) 시끄럽게 하지 말자, 그게 다수인 거 같다"고 했다.
유상범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 의원의 다음 타자로 언론이 지목하고 있는 사람은 결국 김 대표'라는 지적에 "김 대표도 마찬가지로 어떤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자세는 이미 견지를 하고 계시다. 다만 그것이 어떤 형태로 표현이 될지는 저희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특히 유 의원은 대표직 사퇴에 대해서는 "대표직 사퇴는 비대위 전환을 얘기하는 것인데, 총선이 4개월 남은 전쟁 상황에서 비대위로 전환한다는 것은 당의 리더십이 새로 구축되는 시간·과정을 겪으면 전쟁을 제대로 치러보지도 못하고 끝나버린다"라고 강한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도 "다만 여러 가지 고민을 하신다면 불출마 선언 부분에 대해서 고민을 하실 수는 있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12일 장제원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에 대해 "토사구팽인가 아니면 밀실야합이냐"고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밝힌 다음 날,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장 의원은 '운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지난 6일 만남이 불출마 요구를 수용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윤 대통령이 장 의원에게 무엇을 약속했는지 알 수 없지만 그가 떠난 자리를 누가 차지할지는 불보듯 뻔하다"고 했다.
이어 "윤핵관들이 차지했던 양지를 선점하기 위해 장관들과 수석들이 앞다투어 달려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윤 대통령이 윤핵관들이 물러난 자리에 용핵관, 윤핵검들을 앉혀 진짜 자신만을 위한 정당, 자신을 지켜줄 철옹성으로 만들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저승사자 김홍일을 불러 방송을 점령하고, 측근들을 앞세워 자신을 지킬 철옹성을 쌓을 셈인가"라며 "윤 대통령에게 어떠한 꼼수로도 무능하고 안일한 국정 운영을 감춰 국민의 심판을 면할 수는 없음을 똑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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