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에 지난 연말 개전 후 최대 규모 공습.. 우크라도 맞대응
푸틴 "끝없이 싸울 생각 없어".. 연내 종전 의지 내비쳐
젤렌스키 "푸틴, 여러분 자유도 삼킬 것".. 새해 서방 지원 호소

공습으로 폐허 된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거리 [사진=AFP=연합뉴스]
공습으로 폐허 된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거리 [사진=AFP=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지난 연말 대규모 공습을 주고 받은데 이어 새해 들어서도 치열한 전투를 이어갔다. 푸틴과 젤렌스키는 서로 승리를 자신하고 있으나 서방 지원 감소로 무게추는 러시아에 기우는 듯한 모습이다. 푸틴은 공세 지속 의지를 표명했으며, 젤렌스키는 서방의 더 많은 지원을 호소하고 나섰다.

러, 우크라에 지난 연말 개전 후 최대 규모 공습.. 우크라도 맞대응

앞서 러시아는 지난 29일에도 122발의 미사일과 드론 36대를 동원해 하르키우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전역에 개전 이후 최대 규모의 공습을 가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30일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벨고로드 공격으로 어린이 3명 포함 24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양국의 교전은 새해 들어서도 이어졌다. 1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자정을 10분 넘긴 시각 러시아가 통제 중인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중심부를 포격했다.

이 지역의 러시아 친러 수장인 데니스 푸실린은 텔레그램을 통해 이번 공격으로 4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군은 방사포 15발을 발사했다며 포격은 언제든 재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5성급 돈바스 팰리스 호텔도 포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에 드론을 활용해 공습을 가했다.

1일 AFP·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전날 밤사이에 러시아가 역대 최대 규모인 드론 90대를 날려보냈으며 그중 87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오데사 지역에서는 최소 1명이 사망하고 7명이 다쳤으며, 남부 헤르손 지역에서도 1명이 사망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했다.

러시아는 2일에도 미사일과 드론 수십대를 동원해 공습을 가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공지를 통해 "많은 미사일이 날아오고 있다"며 "방공호에 머물러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당국은 이날 오전 방공시스템이 러시아의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작동 중이라고 밝혔다.

군인들과 만나고 있는 푸틴 대통령 [사진=로이터/스푸트니크=연합뉴스]
군인들과 만나고 있는 푸틴 대통령 [사진=로이터/스푸트니크=연합뉴스]

푸틴 "끝없이 싸울 생각 없어".. 연내 종전 의지 내비쳐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미국 대선이 치러진다. 만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은 중단 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양국 대통령은 서로 승리를 자신하고 있으나 무게추는 러시아에 기우는 듯 한 상황이다.

푸틴 대통령은 새해 첫 행보로 모스크바 비슈넵스키 군 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는 테러로 위협하고 불확실성을 조성하기를 원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군사 목표물에만 공격을 늘릴 것"이라며 공격을 강화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서방이 지원하는 군사 장비가 고갈되고 있으나 우리는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끝없이 싸울 생각은 없다"면서 "우리도 가능하면 빨리 분쟁을 끝내고 싶다. 단, 우리의 조건에 따라서만 끝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신년을 하루 앞둔 31일(현지시간) TV를 통해 중계된 연설에서 "우리는 가장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증명했고 절대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떤 세력도 우리를 분열시키고 우리 조상에 대한 기억과 신념을 잊게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군 장병들, 그리고 진실과 정의를 위한 싸움의 최전선에 있는 모든 분에게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당신은 우리의 영웅이다. 우리의 마음이 당신과 함께 있을 것이며 여러분이 자랑스럽다"라고 언급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명시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그러나 연설 맥락에 비춰 대선을 석 달 앞두고 러시아가 '특수군사작전'이라고 부르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속 수행하기 위해 군의 충성과 국민적 지지를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도 자국군의 전투 성과를 치켜세웠다.

쇼이구 장관은 전군에 보낸 메시지에서 "지나가는 한 해는 우리 조국의 역사에 새 위업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우리 군은 서방의 바람과 달리 어떤 조건에서도 적을 분쇄할 수 있는 무적의 능력을 보여줬다"고 치하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연합뉴스]

젤렌스키 "푸틴, 여러분 자유도 삼킬 것".. 새해 서방 지원 호소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영상 신년사를 통해 러시아와의 전쟁이 2년을 향하면서 "우크라이나가 더욱 강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23년 초 우리는 역사상 가장 힘든 겨울을 극복했다"며 "우리가 추위와 어둠보다 강하단 점을, 정전과 정전에 대한 위협보다 강하단 점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특히, F-16 전투기가 전장에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는 "우리 조종사들은 이미 F-16에 숙달됐고 우리는 확실히 그것을 하늘에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와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우크라이나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정부는 입대 가능 연령을 기존 27세에서 25세로 낮추는 법안을 추진하는 등 병력 충원에 노력하고 있지만 무기 부족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소모전의 핵심이 포병전임에도 불구하고 포탄이 부족한 것.

사샤 우스티노바 우크라이나 의원은 "러시아가 우리에게 대규모 포격을 가할 때 우리는 최대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며 "왜냐면 우리는 포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믿을 곳은 서방의 지원이지만 내년 3월까지 포탄 100만발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는 유럽연합(EU)의 계획은 사실상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의회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 협상은 연말 연초 휴회기 동안 완전 중단 상태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영토 수복이 아니라 영토 방어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남부군을 이끌고 있는 올렉산드르 타르나우스키 준장은 BBC에 "지원이 중단되고 포탄 부족이 심각해진 탓에 군사작전을 줄여야만 했다"고 말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젤렌스키는 1일 보도된 영국 시사지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도 "푸틴이 여러분의 자유도 잡아먹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서방의 지원을 호소했다.

그는 "러시아가 (전쟁에서) 이기고 있다는 생각은 단지 느낌에 불과하다"며 "진짜 현실은 러시아군이 (동부 최전선 격전지인) 아우디이우카와 같은 곳에서 죽어 나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러시아가 우위에 있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흑해 봉쇄를 돌파해 수백t 곡물의 운송로를 확보했다며 이는 "대단한 결과"라고 내세웠다.

아울러 러시아와 휴전 협상 가능성에 대해선 "평화를 향한 러시아의 그 어떤 근본적인 조치"도 찾지 못했으며, 오히려 우크라이나인들은 동서남북의 도시에서 공습을 당했다면서 선을 긋는 입장을 고수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국제사회가 원하던 만큼 우리가 성공하지 못했고, 모든 것이 기대한 대로 빠르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자평하면서도,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패배하면 러시아는 다른 나라들로 눈을 돌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특히 우크라이나 지원을 놓고 서방 일각에서 회의론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우리에게 자금을 주거나, 우리에게 무기를 주는 것은 여러분 스스로를 지원하는 것"이라며 "여러분은 여러분의 아이들을 구하는 것이지 우리 아이들을 구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끌고가도록 허용한다면 "그들은 다른 아이들도 끌고 갈 것"이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인의 권리를 침해한다면 "전세계 권리를 침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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