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86% "바이든 재선하기엔 너무 고령".. 특검보고서 "기억력 나쁜 노인"
바이든, 역대 2번째로 많은 휴가 사용.. 공화당 "고령 탓"
4700억 벌금 폭탄 트럼프, '사법 리스크'로 7월이면 선거자금 바닥
트럼프 지지자들 "벌금 대신 내주자" 결집.. 황금 스니커즈 완판
'대선 리트머스 시험지' 뉴욕 보궐선거서 민주당 승리.. 대선 전문가도 바이든 승리 전망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고령리스크'와 '사법리스크'로 곤혹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고령리스크'와 '사법리스크'로 곤혹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11월 미국 대선에서 맞대결이 유력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고령리스크'와 '사법리스크'로 곤혹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상대와 일전을 벌이기 전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기도 급급한 모습이다. 

미 대선이 '리스크 선거'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가 바이든에 다소 앞서 있으나 최근 분위기는 바이든이 유리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인 86% "바이든 재선하기엔 너무 고령".. 특검보고서 "기억력 나쁜 노인"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을 하기에는 지나치게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이 10명 중 9명에 육박한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돼 후폭풍이 일고 있다. 

ABC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지난 9~10일 미국의 성인 52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81세로 현역 최고령인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을 하기에는 너무 늙었다는 답변이 전체의 86%를 차지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의 부통령 시절 기밀문서 유출 사건을 조사한 특검은 지난 8일 불기소 결정을 내리며 조사 보고서에서 '기억력은 나쁘지만 악의는 없는 노인'으로 표현해 정치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한 백악관과 민주당이 일제히 특검의 '정치적 동기'를 거론하며 맹공에 나설 정도로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긴급 회견을 자청해 "내 기억력은 괜찮다"면서 "나는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최적격 인물"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아직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두 번째로 많은 휴가를 보냈다는 것도 건강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2021년 1월 집권한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까지 주말을 포함해 총 408일을 휴가로 썼다. 열흘 중 3.7일꼴로 휴가를 보낸 셈이다. 이 중 약 250일을 자택과 별장이 모두 있는 수도 워싱턴 인근 델라웨어주에서 보냈다.

바이든, 역대 2번째로 많은 휴가 사용.. 공화당 "고령 탓"

취임 후 첫 3년간 바이든 대통령보다 많은 휴가를 쓴 전직 대통령은 478일간 휴가를 보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유일했다. 잦은 골프 여행으로 구설수에 오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291일에 불과했다. 가장 열심히 일했다는 평가를 받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135일을 휴가로 사용했다.

공화당은 대통령이 백악관을 오래 비우는 것을 두고 "고령이어서 대통령직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유권자들의 약 절반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도 낙마할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뉴저지주 소재 몬머스 대학은 이달 8∼12일 등록 유권자 822명이 포함된 미국 성인 902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의 20%는 대선 투표일인 11월 5일 이전에 바이든 대통령이 다른 민주당 소속 대선주자와 교체될 가능성이 '매우'(very) 높다고 평가했으며, 그럴 가능성이 '어느 정도'(somewhat)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전체의 28%에 이르렀다. 즉, 응답자의 48%가 바이든 대통령의 중도 낙마를 전망한 셈이다.

바이든에 대한 여론도 좋지 않다. 미국 유권자 열 명 중 무려 여섯 명이 바이든에게 재선 자격이 없다고 평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지난 2일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 61%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자격을 묻는 말에 '재선 자격이 없다'라고 응답했다. 재선 자격이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38%에 그쳤다.

이날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보다도 좋지 못한 값이다. 2020년 1월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 50%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재선 자격이 있다고 답했다. 2011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우 43%가 재선 자격이 있다고 했다.

4700억 벌금 폭탄 트럼프, '사법 리스크'로 7월이면 선거자금 바닥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과 나이차이가 많지 않으나 '고령 리스크'로 부터는 자유로운 모습이다. 하지만, '사법 리스크'로 인해 정상적인 대선 캠페인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의 아서 엔고론 판사는 16일 자산을 부풀려 은행에서 사기 대출을 받은 혐의로 민사 재판에 회부된 트럼프 전 대통령 및 트럼프 그룹 등 그의 사업체에 3억5,500만 달러(약 4,700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에게는 400만 달러씩, ‘트럼프의 회계사’로 불렸던 앨런 와이셀버그에게는 100만 달러를 벌금으로 내라고 명령했다. 다 합치면 부당 이득으로 인정돼 토해 내야 하는 돈의 액수가 3억6,400만 달러(약 4,800억 원)에 이른다.

이번 판결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즉각 반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사이자 법률팀 대변인인 알리나 하바는 성명을 통해 "(뉴욕주 검찰총장)레티샤 제임스가 법무장관실에 발을 들여놓기도 전부터 '도널드 트럼프를 무너뜨리기 위해' 기획된 다년간의 정치적 마녀사냥의 정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는 이것 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말 성추행 피해자 명예훼손 사건에서도 1000억원이 넘는 배상금 판결을 받았는데, 판결이 확정될 경우 막대한 지출을 감내해야 한다. 

이처럼 사법 리스크로 인한 법률 비용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선거 운동에 사용될 자금을 잠식하며 7월 경에는 선거자금이 고갈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법률 비용으로 5천120만달러(약 683억원)를 사용했으며 추가로 법률 비용에 쓸 수 있는 자금이 현재 2천660만달러(약 355억원)가 남은 상태라고 블룸버그통신은 14일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 등으로 4차례 형사 기소됐으며 이와 별개로 민사 소송 등도 진행하고 있다.

형사 사건은 올 상반기에 본격적으로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며 이에 따라 7월쯤에는 법률 비용 자금이 고갈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률 비용 고갈 시점은 대선 본선 대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과 맞물려 있다. 공화당은 7월 중순에 대선 후보를 공식적으로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진행하며 이 때부터 본선 대결이 공식 시작되기 때문이다.

법률 비용이 고갈될 경우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에 의존하거나 소액 기부를 법률 비용으로 전환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선거운동에 필요한 자금이 줄어들게 되는 문제가 커지게 된다.

이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미치광이 좌파들이 선거에 개입할 뿐만 아니라 법률 비용에 엄청나게 많은 돈을 쓰게 만들고 있다"라면서 법률 비용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트럼프 지지자들 "벌금 대신 내주자" 결집.. 황금 스니커즈 완판

다급해진 트럼프측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고 있다. 트럼프의 열성 지지자들은 벌금을 대신 내주자며 모금에 나서고 있다. 

17일 미국 뉴스위크에 따르면 미국 부동산 사업가 그랜트 카돈의 부인인 엘레나 카돈은 "트럼프와 함께 하자. 부당한 판결에 따른 3억5천500만 달러 벌금에 자금을 대자"라는 제목으로 미국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 페이지를 개설했다.

이 페이지는 개설 24시간 만에 2천170건의 기부를 받아 목표액 3억5천500만 달러(약 4천741억원) 가운데 8만4천354 달러(약 1억1천만원)를 모금했다.

다양한 트럼프 굿즈 판매도 증가하고 있다. AP 통신 등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액의 벌금을 선고받은 다음날 '트럼프 스니커즈'를 공개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7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스니커즈 박람회에 참석해 성조기 장식에 금색으로 된 스니커즈를 소개했다.

이날 출시된 이 운동화는 '겟트럼프스니커즈닷컴'이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Never surrender) 하이톱'이라는 이름으로 399달러(약 53만원)에 판매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것은 내가 12년, 13년 동안 말해왔던 것이다. 나는 이것이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웹사이트에는 이외에도 'T-레드 웨이브'(트럼프-공화당 물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일컫는 'POTUS 45'(45대 미국 대통령)이라는 이름을 단 운동화도 각각 199달러(약 27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얼굴과 이름 장식이 있는 향수도 99 달러(약 13만원)에 올라와있다.

'대선 리트머스 시험지' 뉴욕 보궐선거서 민주당 승리.. 대선 전문가도 바이든 승리 전망

바이든과 트럼프가 모두 악재에 허덕이고 있으나 최근 분위기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다소 유리해졌다는 분석이다.

미국 대선의 리트머스 시험지로 불리는 뉴욕주 제3 하원의원 특별선거에서 민주당의 톰 수오지 후보가 공화당의 마지 필립 후보를 이기고 당선된 것이다. 

지난 13일 열린 선거에서 수오지 후보는 53.9%의 표를 얻으며 득표율 46.1%에 그친 필립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12월 가짜 학력 논란으로 연방 하원에서 퇴출당한 공화당 조지 산토스의 공석을 메우는 보궐선거였다. 동시에 양당은 경제, 이민, 낙태를 두고 대선 예비선거를 치르는 셈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1984년 이후 미국 대선 결과를 9번이나 연속으로 맞춘 '예언가' 교수도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의 승리를 점쳤다. 

앨런 릭트먼 아메리칸대학 역사학 교수는 지난 5일 미 경제전문지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선 바이든 대통령이 우세하다고 밝혔다.

그는 집권당의 입지, 장단기 경제성, 외교·군사 등 선거 결과를 결정짓는 13가지 요인을 분석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이 5개의 항목에서 유리하고 3개 항목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리하다고 봤다. 

이에 대해 마켓워치는 "많은 부분이 주관적이다"라면서도 "2016년에는 거의 혼자서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를 예측했다"며 릭트먼 교수의 분석에 신뢰를 보였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역대 45명의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업적 평가에서 14위의 준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하위인 45위를 기록했다.

18일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 휴스턴 대학교와 코스털 캐롤라이나 대학교는 전미정치학회(APSA) 회원 등 정치 분야 전문가 525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 15일∼12월 31일 설문조사 '2024 위대한 대통령 프로젝트'를 진행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응답률은 29.3%였다.

이번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100점 만점에 62.66점을 얻어 전현직 대통령 45명 가운데 14위에 올랐다. 이는 미국의 28대 대통령 우드로 윌슨(61.8점·15위)과 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61.62점·16위)보다 높은 순위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92점을 얻는 데 그치면서 꼴찌였다. 44위인 15대 대통령 제임스 뷰캐넌보다도 점수가 6점가량 낮았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는 제임스 뷰캐넌, 프랭클린 피어스, 앤드루 존슨 등 미국을 내전으로 몰아넣거나 그 뒤를 엉망으로 만든 19세기 중반 실패자들보다도 순위가 낮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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