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근택 "너네 부부냐" "너희 잤냐"... “술에 취해 기억 안나...당사자에게 진심으로 사과”
이재명-정성호, ‘징계수위’ 대화 카메라 포착, '2차 파장'으로 확대
시민단체 거센 반발, 당대표가 '윤리위 징계수위' 논의...윤리위가 당대표 하수인인가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성남 지역정치인 수행비서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고 JTBC가 9일 단독 보도했다. [사진=JTBC 영상 캡쳐]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성남 지역정치인 수행비서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고 JTBC가 9일 단독 보도했다. [사진=JTBC 영상 캡쳐]

[폴리뉴스 박명길 기자] 더불어민주당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성희롱성 발언’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현근택 부원장은 ‘친명’ 핵심으로 당 부대변인을 지내고 현재는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맡으며, ‘대북송금 의혹’으로 구속된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 변호인이기도 하다.

22대총선에서 현 부원장은 이낙연계인 윤영찬 의원의 탈당을 염두에 두고 윤 의원 지역구인 성남 중원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성남 지역정치인 A씨 수행비서 50대여성 B씨에게..."너희 부부냐" "너희 잤냐. 하하하"

성남 지역정치인 수행비서 B씨(50대 여성)는 현근택 부원장으로 부터 '성희롱성 발언'을 들었다고 JTBC 인터뷰에서 밝혔다. [사진=JTBC 영상 캡쳐]
성남 지역정치인 수행비서 B씨(50대 여성)는 현근택 부원장으로 부터 '성희롱성 발언'을 들었다고 JTBC 인터뷰에서 밝혔다. [사진=JTBC 영상 캡쳐]

JTBC는 9일 민주당 성남 지역 정치인 A씨의 수행비서로 일해 온 50대 여성 B씨는 지난 연말 술자리에서 현 부원장으로부터 ‘성희롱성 부적절한 농담’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 부원장은 지난해 12월29일 경기도 성남의 한 호프집에서 열린 시민단체 송년회에서 지역정치인 A씨의 수행비서 여성 B씨에게 “너희 부부냐” “너네 같이 사냐” “A씨고 너하고 부부냐. 너네 감기도 같이 걸렸잖아”라며 성희롱성 발언을 하면서 ‘하하하’ 웃었다. 

B씨는 지역정치인 A씨의 수행비서 일은 2년반 전부터 해왔다면서 당시 심경을 JTBC에 토로했다. B씨는 ‘말이 지나치다’며 삼가 달라고 했지만 현 부원장을 말을 계속 이어갔다고 한다.

B씨는 “(현근택 부원장이) ‘너네 같이 사냐’는 말에서 뒤통수를 한 대 맞는 느낌이었다. 머리속이 하얘지는 그게 짧은 몇초잖아요”며 “나에 대해서 얼마나 안다고 ‘너희 부부냐, 너네 같이 잤냐. 하하하’ 그 목소리가 (맴돌아) 그날 밤을 꼬박 새웠다”고 분노했다.

결국 B씨는 이 일로 자신이 열심히 일한 시간이 무시됐다는 비참함을 느껴 일을 그만두게 됐다. 

이에 해당 사건 다음날 현 부원장은 B씨에게 전화 10여통을 했고 ‘죄송하다’는 사과 문자를 남겼다. 

현 부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내고 “술을 마신 상태라 기억이 없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A씨(지역정치인)가 'B씨(수행비서)에게 사과하는 게 좋겠다'고 연락이 왔다"며 "A씨가 '그런 표현은 하지 않는게 좋겠다'고 해서 그대로 따랐다. B씨의 마음이 풀릴 때까지 몇 번이 되었든 진심어린 사과를 드리겠다는 마음뿐"이라고 사과했다.

현 부원장은 이어 "기회가 된다면 직접 뵙고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고 싶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언행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총선을 앞두고 ‘친명’ 후보의 ‘막말, 성희롱성 발언’ 등으로 비난 여론이 거세다.  

이재명, ‘현근택 컷오프 너무 심해’ 징계수위 논의 정황 카메라 포착 '2차파장' 확대

시민단체 ‘징계수위를 당대표와 측근이 흥정’ 비난 성명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친명 좌장' 정성호 의원이 이재명 대표와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성희롱성 발언'에 대해 징계수위를 논의하고 있는 핸드폰 문자 대화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사진=이데일리 제공]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친명 좌장' 정성호 의원이 이재명 대표와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성희롱성 발언'에 대해 징계수위를 논의하고 있는 핸드폰 문자 대화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사진=이데일리 제공]

이에 파장이 커지자 이재명 대표는 현 부원장의 성희롱성 발언에 대해 민주당 윤리감찰단에 감찰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문제는 현 부원장의 ‘성희롱성 발언’ 윤리감찰단 감찰에 대해 ‘이 대표의 징계수위 논의’ 정황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2차파장으로 확대되면서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이 자신의 핸드폰에서 텔레그램을 통해 현 부원장의 징계 수위를 놓고 이재명 대표와 대화를 나누는 ‘대화문자’가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정 의원은 '친명 좌장'이지만 당 윤리위도, 다른 당직을 맡고 있지도 않다.

‘이데일리’의 카메라에 포착된 보도사진에 이 대표가 “현근택은 어느 정도로 할까요"라고 묻자 정 의원은 "당직 자격정지는 돼야 하지 않을까. 공관위 컷오프 대상"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가 "너무 심한 것 아닐까요"라고 하자 정 의원은 "그러면 엄중경고. 큰 의미는 없다"고 답변했다.

이 대표 발언에서 '현 부원장의 징계수위가 컷오프는 너무 심하다'고 징계수위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하자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대표와 정 의원이 ‘윤리감찰단 처리’에 대한 대화 사진이 보도되자 시민단체인 ‘민주주의실천행동’(이하 실천행동)은 9일 오후 ‘징계대상자의 징계수위를 당대표와 측근이 흥정하는 민주당’이라는 제목 비난 성명을 냈다. 

실천행동은 성명에서 “병상에 있는 이재명 대표가 친명 좌장인 정성호의원과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징계수위를 논의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민주당 윤리위는 당대표와 측근의 하수인인가?”라고 흴난했다. 

실천행동은 “민주당의 당원징계는 윤리심판원의 고유 권한이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대의기관과 집행기관으로부터 독립된 기구라는 점을 민주당 당헌은 천명하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이재명 대표가 측근인 정성호 의원 사이에 나눈 대화는 충격적이다”고 했다. 

이어 “이들이 의견을 나눈 것은 징계여부나 윤리위 회부 여부가 아니라 징계수위에 대한 흥정이다”며 “당원의 징계는 당헌과 당규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윤리심판원이 심사와 결정을 할 문제다. 이번 사건을 통해 과연 민주당에 민주적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실천행동은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부정부패 연루자의 당직정지를 규정한 당헌 80조를 무시하고 무력화 한 전력이 있다”며 “민주당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일련의 사건을 보면 민주당은 대표와 측근이 당헌당규를 초월해 지배하는 독재 정당, 민주적 시스템이 무너진 반헌법적 집단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민주주의실천행동은 거대 양당중심의 정치독점이 정치무능과 퇴행의 근본 원인”이라며 “무능하고 부도덕한 정치의 퇴출, 반성하지 않고 국민을 호도하는 거대양당에 대한 가차없는 비판, 시민의 목소리와 실시간으로 호흡하는 바르고 유능한 정치 구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9일 저녁 민주당 긴급 최고위 "이재명 대표가 윤리감찰단에 감찰 지시했다. 이 대표의 뜻"

시민단체까지 비판에 나서면서 사태가 거침없이 커져만 가자 민주당은 이날 저녁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긴급 최고위 브리핑에서 “이재명 당대표는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 에 대해서 제기되고 있는 성희롱 문제와 관련해 사실관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하에서 윤리감찰단에 감찰을 지시했다”며 “"이 대표의 뜻"이라고 전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와 정 의원간에 나눈 문자메시지 사진보도에 대해 “가까운 사람들끼리 현안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 주고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번 파장이 이 대표의 수술 상태가 호전되면서 10일 퇴원을 하루 앞두고 일어났다. 이 대표는 당분간 자택에서 치료를 계속 받을 계획이고 당무 복귀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또한 10일 원칙과상식 탈당, 11일 이낙연 전 대표 탈당이 예정되어 ‘민주당 분당’이 눈앞에 와있는 상황에서 이번 파문이 터져 민주당은 당분간 거센 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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