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23일 출마 선언 "제3자가 특검 선정하는 채상병 특검법 발의할 것"
보수층·TK·70대 이상도 특검 찬성 우세.. 반윤 기치로 차기 대권 행보
나경원 "채상병특검, 대통령 탄핵 의도" "한동훈 특검도 여론 높으면 받을 건가"
원희룡 "공수처 수사가 우선" 윤상현 "한동훈, 민주당 대표 출마한 줄"
홍준표 "본인 특검받을 준비나 해라" 안철수 "당권 후보들 채상병 특검 입장 밝혀야"
박지원 "전형적인 법꾸라지 행태".. 민주 "6월 임시국회서 채상병특검법 통과"
![전당대회 출마 선언한 한동훈 전 위원장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6/655196_461148_811.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특검법 처리에 대해 "진실 규명을 위한 특검을 우리 국민의힘이 나서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반윤(反尹)을 공식화하며 수평적 당정관계 의지를 보인 셈이다.
채상병 특검에 대해서는 보수층이나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찬성 여론이 높은 만큼 당심과 민심을 공략해 당권을 거머쥐겠다는 계산으로 보이지만 나경원·원희룡·윤상현 등 다른 당권 주자 3인은 한 전 위원장에게 십자포화를 퍼부으며 견제에 나섰다.
한 전 위원장의 채상병 특검 주장에 대해 국민의힘 내부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민주당은 지난 21일 야당 단독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입법청문회 후 통과시킨 '채상병특검법'을 6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한동훈, 23일 출마 선언 "제3자가 특검 선정하는 채상병 특검법 발의할 것"
보수층·TK·70대 이상도 특검 찬성 우세.. 반윤 기치로 차기 대권 행보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한 뒤 차기 대표가 되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종결 여부와 무관하게 제3자가 공정하게 특검을 선정하는 내용의 채상병특검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채상병 특검과 관련해 국민이 갖고 계신 의구심을 풀어드려야 한다. 국민 의구심을 풀어드릴 여러 번의 기회를 아쉽게 실기했다"며 "이 시점에서 국민의힘은 특검을 반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진실규명을 위한 특검을 국민의힘이 나서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진정으로 살리는 길이라 생각한다. 민심을 거스를 순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발의한 채상병특검법에 대해선 "선수(야당)가 심판(특검)을 고르는 경기라 진실규명을 할 수 없다"며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대통령도 아닌 공정한 결정을 담보할 수 있는 대법원장 같은 제삼자가 특검을 골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위원장은 "안보의 핵심 중 하나는 나라를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는 분에 대한 처우와 그분들에 대한 안전보장"이라며 "그런 면에서 집권 여당과 정부가 크게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다음 날인 24일에도 같은 주장을 이어갔다.
SBS 라디오에 출연한 한 전 위원장은 "지금의 민심과 여기까지 오게 된 과정을 감안하면 (여당 자체 특검법 발의라는) 합리적 대안 없이 이 난국과 논란을 종결시키고 다음 단계의 건설적인 주제로 옮겨갈 수 있나"라며 "국민께 이 정도의 합리적 대안을 선택지로 드리지 않는다면 지금 국회 구조에서 과연 민주당의 이상한 법안이 통과되는 걸 확실히 막을 수 있다고 자신하나"라고 말했다.
즉, 야당이 주도하는 특검법을 저지하기 위해서라도 국민의힘 단독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논리다.
한 전 위원장은 "선수(민주당)가 심판(특검)을 고르는 민주당 법안을 민주당이 고집한다면 저는 그 법은 통과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 법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하고 그 거부권을 우리 당이 전폭적으로 지지할 충분한 명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 주도의 특검법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처럼 한 전 위원장이 당권 도전 선언과 함께 채상병 특검법 추진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은 자신에게 꼬리표처럼 따라 다니는 '친윤'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수평적 당정관계 의지를 드러내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 국민적 찬성 여론이 높은 채상병 특검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을 통해 '반윤' 기치를 앞세워 당심과 민심을 아우르고 차기 대권까지 바라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편, 여론조사 기관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채상병 특검법을 21대 국회 종료 전에 처리하는 것'에 대한 찬반을 물은 결과 67%가 '찬성한다'라고 답했다. '반대한다'는 19%였고, '모름·무응답'은 15%로 집계됐다.
특히, 보수층에서도 찬성이 49%로 반대(35%)보다 높았으며, 지지 기반인 TK(찬성 64%·반대 24%)와 70대 이상(찬성 46%·반대 30%)에서도 찬성이 우세했다.
나경원 "채상병특검, 대통령 탄핵 의도" "한동훈 특검도 여론 높으면 받을 건가"
한동훈 전 위원장이 채상병 특검 카드를 꺼내들자 다른 당권 주자들은 일제히 견제구를 날렸다.
나경원 의원은 24일 C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의 (채상병 특검 추진은) 실체 규명에 아무런 관심이 없고 대통령 탄핵으로 가기 위한 의도"라며 "지금부터 저렇게 (특검을) 하면, '한동훈 특검'도 야당이 발의했는데 여론조사가 높으면 특검을 하시겠냐고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여당의 특검 추진은) 나이브하고 순진한 생각"이라며 "역시 정치를 좀 오래 하셔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채상병 특검) 받고 나면 (야당에서) 이거 받아라, 저거 받으라 계속 할 거다. 그러면 우리가 진짜 해야 할 민생은 온데간데없다"고 꼬집었다.
나 의원은 전날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나 의원은 "한 후보는 특검 수용 입장을 밝혔다"며 "민주당의 특검은 진실 규명용이 아니다. 민주당의 특검은 정권 붕괴용"이라고 비판했다.
원희룡 "공수처 수사가 우선" 윤상현 "한동훈, 민주당 대표 출마한 줄"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23일 출마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전 위원장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채상병특검법'에 대해 "우선 공수처가 수사를 철저히 하고, 미진함이 있다면 그때 특검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여당 입장"이라며 거리를 뒀다.
윤상현 의원도 같은날 "민주당 대표 선언으로 착각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한 전 위원장께서 당대표가 되면 공수처 수사 종결 여부와 무관하게 새로운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한다"며 "공수처 수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을 짓밟고 내부 전선을 흐트러뜨리는 교란이자 자충수다. 당 대표가 되셔도 이렇게 당을 운영하실 건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공수처 수사가 진행 중이고 대통령께서도 그 수사가 미진하다면 먼저 특검을 요청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니, 순간 민주당 당대표 출마 선언으로 착각할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4명의 당권 주자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6/655196_461149_812.jpg)
홍준표 "본인 특검받을 준비나 해라"
국민의힘 내에서는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반대 기류가 강하지만 한 전 위원장과 뜻을 같이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에 이번 전당대회에서 채상병 특검이 메인 이슈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한동훈 전 위원장을 향해 "본인 특검 받을 준비나 하라"고 비난했다.
홍 시장은 24일 "현 정권과의 차별화는 대선 1년 전부터 시작돼야 하는데 얼치기 후보는 벌써부터 현 정권을 흔든다"며 "이미 총선 참패로 정권을 흔들어 놓고 당마저 정권을 흔들면 이 정권이 온전하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채상병 특검 발의에 동참할 여당 의원이 있겠나"라며 "그건 원내대표 소관이다. 원외가 당 대표가 돼 본들 원내 장악력은 전무하다. 경험으로 하는 말이다. 이미 의원들은 4년 임기가 보장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전 장관이) 대표가 되지도 않겠지만, 대표가 돼 본들 앞으로 선거도 없고 공천권도 없다"며 "그래서 허수아비가 된다는 거다. 본인 특검 받을 준비나 해라"고 쏘아붙였다.
안철수 "당권 후보들 채상병 특검 입장 밝혀야"
반면, 안철수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특검이 아니고서는 국민적 의혹과 궁금증을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떤 분들은 특검 수용론이 내부의 혼란과 분열을 가져오고, 야당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 한다"며 "그러나 더 두려운 것은 국민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이며 결국 국민들께 버림받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유불리가 아니라 과연 우리당을 혁신하고 재건하는 길인지를 가슴에 손을 얹고 성찰하기를 촉구한다"며 "민심은 천심이다. 오로지 국민을 믿고 당당하고 의연하게 정면 돌파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박지원 "전형적인 법꾸라지 행태".. 민주 "6월 임시국회서 채상병특검법 통과"
야권에서는 한동훈 전 위원장의 채상병 특검법 추진 주장에 대해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23일 "예상했던 대로 채상병 특검을 찬성하는 것은 평가하지만 사족을 부치는 것은 전형적인 '법꾸라지'의 행태"라고 꼬집었다.
이어 "윤은 누구보다 한을 싫어하고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세 후보를 내세워 1차 과반수 득표를 저지하고 결선에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라는 흥미진진한 게임이 시작되었다"며 "골프도 장갑 벗어봐야 알고 선거도 뚜껑 열어봐야 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채상병 특검법 수용 의사를 밝힌 한 전 위원장을 향해 진전된 자세라고 평가하면서도 진정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표했다. 이에 "시간 끌기가 아니라면 야당의 특검법안을 조건 없이 수용하겠다고 밝혀야 한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 21일 야당 단독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입법청문회 후 통과시킨 '채상병특검법'을 6월 임시국회 내에 반드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22일 브리핑에서 "법사위에서 입법청문회를 열고 법안을 통과시킨 만큼 특검을 통해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면서 "지난 1년간 유가족의 가슴에 피멍을 들이며 파렴치한 거짓과 기만술로 국민을 우롱해온 자들이 누구인지 백일하에 드러내겠다"고 강조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p), 응답률은 14.6%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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