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대법원장이 특별검찰을 추천하도록 하자는 제의를 한데 이어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대한변호사협회의 추천을 내용으로 하는 중재안을 내놓는 이른바 '제3자 특검 추천론'에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일부 찬성 의견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당론은 원래 특검법 내용대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이 추천하는 것이 맞다고 하지만 민주당 일부에서는 '제3자 특검 추천론' 역시 고려해볼만 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 가운데 이재명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친명 좌장'인 정성호 의원이 찬성 입장을 보여 관심을 모은다.

정성호 "이번 회기 처리된다면 한동훈안 못받을 이유 없어"

'친명 좌장'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동훈 전 위원장에게 진정성이있는지는 좀 의심스럽다. 그런 얘기를 총선 기간 중에 하면서 국민의힘 내부 의견을 모아가고 국민들을 설득했다면 총선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당 내의 유력 당권 주자가 그런 말을 한 것은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정 의원은 "민주당에서 법안을 의결해 본회의에 올리면 여당과 함께 한동훈 전 위원장의 안건대로 수정안을 좀 받아들여도 좋다고 생각한다. 당내에서는 문제가 있다고 얘기하지만 여당이 합의해준다고 하면 받을만 하지 않겠느냐"며 "다음달 4일 임시회가 끝나는데 그 전에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는 것이 민주당의 목표니까 여당에서 (제3자 특검 추천을) 수정안으로 제시하면 민주당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또 정 의원은 "민주당 안대로 본회의에서 의결이 돼서 정부에 회부된 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게 되면 또 발의하려면 회기가 지나야 한다. 굉장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또 통화 기록이 말소되기 전에 특검이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며 "누가 되든 간에 안 할 수 없는 상황인데 한동훈 전 위원장이 제시한 것을 이번 회기 때 합의해서 본회의에서 의결하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설명했다.

이어 "여당의 유력 당권주자 또는 차기 대권주자의 한 사람으로 거론되는 한 전 위원장이 이런 얘기를 했다면 상당히 진일보한 것이다. 특검의 필요성, 국민의 의구심을 풀어줘야 한다는 것, 민심을 따라야 한다는 것에서 동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칭찬했다.

정성호 의원이 한동훈 전 위원장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는 이번 회기에 채상병 특검법을 통과시키고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발동할 수 없게 해 어떻게든 빨리 특검을 출범시켜야 한다는데 방점이 찍혀있다. 무엇보다도 통화 기록이 없어지기 전에 특검이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서 여야 합의로 채상병 특검법을 통과시킬 수 있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박성준 "지연전략에 불과, 국회의원 추천한 사람이 특검해야"

한동훈 전 위원장의 '제3자 특검 추천론'은 어디까지나 당 대표가 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렇기에 더불어민주당 내부는 아직까지도 한 전 위원장의 시간끌기로 보는 시각이 많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5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한 자리에서 한동훈 전 위원장의 생각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성준 의원은 "한동훈 전 위원장은 특검도 해봤고 검찰에서 수사도 해봤던 사람인데 특검의 취지가 뭔지에 대해 정확하게 알아야 할 것 아니냐"며 "채상병 특검법은 대통령과 대통령실, 최고의 권력기관이 연관된 의혹이다. 이걸 누가 풀 수 있겠느냐.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한 국회의원들이 추천한 사람이 특검을 통해 이것을 규명하는 것이 민주적 절차적 과정, 민주적 원리에 맞다"고 주장했다.

또 박 의원은 "한동훈 전 위원장의 얘기를 들어보면 과거 BBK 특검 같은 경우 대법원장이 추천했다고 하는데 결국 BBK 특검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면죄부만 주고 말았다"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 정부의 최고 권력기관이라고 하는 대통령실, 국방부, 경찰청까지 다 연루된 문제이기 때문에 특검을 할 수 있는 객관성이라고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이걸 견제할 수 있는 야당에서 추천하는 특검이 이것을 수사해야만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검 수사에서 특검을 누구로 할 것이냐에 대한 부분으로 정쟁화시키는 것을 지연 전략으로 할 가능성이 크다. 정정당당하다고 하면 그냥 받으면 된다. 특검을 거부한 자가 범인이라고 누누이 이 정부가 윤석열 정권이 얘기했고 윤석열 대통령이 얘기했던 분들이 다 있는 거 아니겠느냐. 그럼 그냥 특검 받고 그 부분에 대해서 객관성이 담보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문진석 "대법장은 물론 변협도 권력에 독립적이지 않아, 원래 안이 합리적"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도 같은 날 BBS 라디오 <함인경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천하람 원내대표의 변협 추천안까지 반대하며 '제3자 특검 추천론'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문 의원은 "국민의힘은 진실을 규명하고 외압 여부가 밝혀지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진정성이 없다"며 "진심으로 채상병 사건이 규명되기를 원한다면 정말 정치적으로 독립적이어야 한다. 그러면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독립적인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 야당 쪽 법조인이 아니면 독립적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문 의원은 "실제로 드루킹 특검도 국민의힘이 추천한 특검을 임명한 거 아니냐. 대통령이 연루됐을지도 모르는 사건에 누군가 특검을 임명하려면 완벽하게 현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사람이 필요하다. 대법원장도 대통령이 임명했다. 그런데 대법원장에게 특검을 임명하라는 엉터리 같은 얘기를 한다는 것에 대해 깜짝 놀랐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한변호사협회도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이냐. 국민들은 인정하지 않는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1명씩 내는 후보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해야 한다는 현재 안이 가장 적절하다"며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제시한 중재안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