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 결과 좌파연합 182석 1위…범여권 163석·극우 RN 143석
RN, 1차 투표 후 최대 270석 기대… 좌파연합·범여권 단일화에 1당 좌절
마린 르펜 "승리 늦춰졌을 뿐…극우물결 계속 높아질 것"
좌파 간판 멜랑숑, 프랑스 총선 대반전 주역으로 급부상.. 분배 정책 강화 전망
과반 없는 '헝 의회'.. "마크롱 레임덕 직면" "시장이 가장 두려워한 총선 결과"
![프랑스 총선 결선 투표 출구 조사 결과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PF)'이 예상을 깨고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AFP=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7/657199_463256_3141.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7일(이하 현지시각) 실시된 프랑스 총선 결선 투표 출구 조사 결과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PF)'이 예상을 깨고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차 투표에서 1위에 올랐던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은 3위로 추락했다.
좌파연합이 대역전에 성공했다. 극우 정당의 1당 등극을 막기 위한 단일화가 성공한 덕분이다.
극우 집권은 막았으나 마크롱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에는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어느 정당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헝 의회' 특성상 극심한 정치 혼란이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좌파 연합이 1당을 차지한 만큼 급진적인 분배 정책이 펼쳐질 경우 프랑스 경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출구조사 결과 좌파연합 182석 1위…범여권 163석·극우 RN 143석
RN, 1차 투표 후 최대 270석 기대… 좌파연합·범여권 단일화에 1당 좌절
![7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총선 2차 투표에서는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이 극우 정당을 누르고 '깜짝 1당'을 차지하자 프랑스 파리 레퓌블리크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이날 발표된 총선 2차 투표 결과에 기뻐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7/657199_463368_480.jpg)
연합뉴스에 따르면 프랑스 현지 언론 BFM TV는 7일 치러진 프랑스 총선 결선 투표 출구조사를 분석 한 결과 전체 하원 의석 577석 중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이 178∼205석, 범여권은 157∼174석, RN은 113∼148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했다.
여론조사기관 IFOP가 예측한 최종 결과도 좌파 연합이 180∼205석으로 1당, 범여권이 164∼174석, RN이 120∼130석이었다. 공화당과 기타 우파는 60∼65석, 기타 좌파 진영은 10석을 가져갈 걸로 예측됐다.
지난달 30일 치러진 1차 투표 결과는 극우 정당 RN이 의회 다수당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2차 투표에서 판세가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1차 투표에서 RN과 그 연대 세력은 33.2%를 득표해 1위에 올랐다. 좌파 연합은 28%, 범여권은 20% 득표에 그쳤다.
이에 현지에서는 극우 세력이 전체 의석수 577석 중 240∼270석을 차지하며 1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최종 결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이는 2차 투표를 앞두고 좌파 연합과 범여권에서 RN 후보의 당선 저지를 위해 대대적인 후보 단일화가 성공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총선 결과 원내 1당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 좌파 연합은 유권자들의 선택에 감사하며 정부 운영에 나설 뜻을 강하게 밝혔다.
좌파 연합 내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출구조사 결과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유권자들이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진 좌파 연합의 승리를 만들어냈다"며 환영했다.
멜랑숑 대표는 "우리 국민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분명히 거부했다. 국민의 과반수가 극우 세력이 아닌 다른 선택을 했다"며 "오늘의 결과는 수백만 명의 국민에게 엄청난 안도감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이어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은 NFP에 국가 운영을 요청할 의무가 있다.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물러나야 한다"며 "좌파 연합은 집권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정부 운영에 나설 뜻을 밝혔다.
NFP 소속 사회당의 올리비에 포르 대표도 "오늘 저녁 프랑스는 RN이 집권하는 것을 거부했다"며 "NFP가 우리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선 내내 지지율 1위를 달리다 막판에 3위로 추락한 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는 결과에 유감을 표했다. 특히 좌파 연합이 1당을 차지할 거란 소식에 "불명예스러운 동맹이 프랑스를 극좌의 품에 던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프랑스 국민의 편에 설 것"이라며 야당으로서 한층 강경한 대정부 투쟁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제궁은 "마크롱 대통령은 전통에 따라 의회에서 전체 그림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필요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마크롱 대통령은 국민의 선택을 존중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한편, 프랑스 총선 결선투표 투표율은 67.1%로 잠정 집계됐다. 1981년 이후 43년 만에 가장 높은 투표율이다. 직전인 2022년에는 46.23%였다.
![양팔 치켜든 프랑스 멜랑숑 대표 [사진=EPA=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7/657199_463254_3140.jpg)
RN 마린 르펜 "승리 늦춰졌을 뿐…극우물결 계속 높아질 것"
좌파 간판 멜랑숑, 프랑스 총선 대반전 주역으로 급부상.. 분배 정책 강화 전망
국민연합(RN)의 실질적 지도자인 마린 르펜은 이번 총선 결선에서 3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자 "우리 승리는 늦춰졌을 뿐"이라며 "우리는 의원 수를 두 배로 올렸으니 실망할 것 없다"라고 말했다.
AFP 통신과 르피가로에 따르면 르펜은 프랑스 TF1 방송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대통령과 극좌의 부자연스러운 동맹이 아니었다면 RN이 절대 과반이었을 것"이라며 "(극우의) 조수(물결)는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좌파 연합이 1당을 차지하게 되면서 진보진영의 승리를 견인한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가 프랑스 정치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멜랑숑 대표는 수십년간 프랑스 좌파의 간판 역할을 한 급진 사회주의자다. 과거 2012년, 2017년, 2022년 등 세 차례에 걸쳐 좌파를 대표해 대통령 선거에 나섰으나 매번 패배의 아픔을 맛봤다.
가장 최근 대선이 치러진 2022년에도 큰 주목을 받았으나 1차 투표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현 대통령, 극우인사 마린 르펜에 이어 3위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번 총선 승리로 사회주의자로서 급진적 분배정책을 강조하는 정책이 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로 좌파연합의 이번 총선 공약에도 멜랑숑 대표와 뜻을 함께하는 이들의 분배 우선시 성향이 확인된다.
신민중전선은 연금수령 연령을 원래대로 낮추고 최저임금을 인상하며 생필품 물가를 동결해 노동자 구매력을 높이겠다고 약속했으며, 마크롱 정부가 2017년 폐지한 사회연대세를 복원하고 초과이윤에 대한 세제를 도입하며 부유층에 사회기여금을 걷겠다고 밝혔다.
또 학교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학용품을 무료로 지급하는 등 교육에서도 재분재 정책을 약속했다.
멜랑숑 대표 이번 총선이 좌파연합의 승리로 끝나자 "신민중전선은 통치할 준비가 됐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NFP에 국가 운영을 요청할 의무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멜랑숑 대표가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프랑스의 권력을 분점할 총리가 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마크롱 대통령은 극좌 정당 LFI에는 정부 운영을 맡기지 않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힌 터라 향후 총리 임명 과정에서 NFP 측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극우 돌풍 저지' 기념하는 프랑스 젊은이들 [사진=EPA=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7/657199_463255_3140.jpg)
과반 없는 '헝 의회'.. "마크롱 레임덕 직면" "시장이 가장 두려워한 총선 결과"
외신들은 이번 총선 결과를 긴급하게 전하면서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의 의회 장악은 막아냈지만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는 큰 어려움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의회에서 과반 정당이 없는 '헝 의회'(Hung Parliament)가 예고되면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선거 결과는 '충격적'"이라며 이번 선거 결과로 "프랑스 정치권이 더 큰 불확실성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됐다"고도 진단했다.
미 CNN방송도 마크롱의 '도박'이 극우의 권력 장악을 막았으나 프랑스를 혼란으로 빠트렸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남은 임기가 3년이지만 레임덕이 일찌감치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마크롱 대통령의 승부수가 부분적인 성과는 거뒀지만, 권력의 중심축이 의회로 이동하면서 남은 3년의 임기 동안 권력 누수로 이어지는 레임덕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영국 스카이 뉴스는 '믿기 힘든 결과'라면서 "아마도 프랑스 선거 역사상 가장 놀라운 결과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선거로 "의회가 세 개의 파벌로 분열되면서 정치 상황이 더 혼란해질 것"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영향력 있는 나라 중 하나인 프랑스가 끊임없는 변화의 상태에 놓이게 됐다"고 언급했다.
BBC 방송은 좌파 연합이 예상치 못한 우위를 점했으며, "RN에서는 반극우 연대 탓이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극우의 집권을 막기 위해 유권자들이 투표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BBC는 이어 "프랑스인들이 다시 한번 극우의 집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프랑스 경제의 불확실성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좌파연합이 1당이 된만큼 향후 정부 지출이 크게 늘 수 있기 때문이다.
결선투표 이전만 해도 시장에서는 국민연합이 주도할 가능성이 있는 정부에 대해 우려를 보냈는데, 예상 밖 좌파연합의 승리는 가장 두려워한 결과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뉴욕 멜론은행의 수석 전략가인 제프리 유는 "프랑스 정치가 다시 혼란에 빠졌다"며 확장적 재정 정책의 리스크를 우려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