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북러 관계 심화 우려" "中, 모든 전쟁 지원 중단해야"
트럼프 재집권 두려운 나토, 우크라에 서둘러 무기 지원…바이든 "푸틴 막겠다"
나토, 한국 등 아태국가와 방산협력·연합 군사훈련 추진
尹, 일본·독일 등 연쇄 정상회담서 나토와 공조 강화 의지

나토 정상회의서 기념 촬영하는 회원국 정상들 [사진=AP=연합뉴스]
나토 정상회의서 기념 촬영하는 회원국 정상들 [사진=AP=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으로 우크라이나 전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정상들이 강력한 연대 의지를 표명했다. 10일(이하 현지시간)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공동성명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을 규탄하며 중국을 향해서도 러시아에 대한 조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4개 아시아태평양 국가가 참여한 것을 볼 때 향후 나토와 아태국가 간의 방위산업 협력 및 연합군사훈련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도 일본, 독일, 캐나다 정상들과 연쇄 회담을 통해 긴밀한 공조 의지를 내비쳤다.

공동성명 "북러 관계 심화 우려" "中, 모든 전쟁 지원 중단해야"

10일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공동성명을 채택하며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강화에 우려를 표명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나토 정상들은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다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위반하는 북한의 (대러시아) 포탄과 탄도미사일 수출을 강력히 규탄하며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 심화를 큰 우려를 갖고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상들은 북한과 이란이 탄약과 무인기(UAV) 등 직접적인 군사적 지원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이런 행위가 "유럽·대서양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국제 비확산 체제를 약화한다"고 규탄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지지 의사도 밝혔다. 나토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비롯해 완전한 유로-대서양 통합으로 향한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며 "동맹국들이 동의하고 조건이 충족되면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초대할 수 있음을 재확인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를 향해 우크라이나에서 즉각적인 철수를 촉구했다.

나토 정상들은 "러시아는 이 전쟁을 즉각 중단하고 유엔 총회 결의에 따라 우크라이나에서 모든 군대를 완전하고 무조건적으로 철수해야 한다"며 "우리는 크림반도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러시아의 불법적 합병을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국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는 "결정적인 조력자"(decisive enabler)로 규정하며 중국의 지원 때문에 러시아가 이웃과 유럽·대서양 안보에 가하는 위협이 증가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러시아의 전쟁 노력에 대한 모든 물질적이며 정치적인 지원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정상들은 중국의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이 계속해서 나토의 이익과 안보, 가치에 도전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상들은 중국이 핵무기를 빠르게 확충하고 있다면서 핵무기 위험을 줄이기 위한 대화에 참여하고 우주와 사이버 공간에서 책임 있게 행동할 것을 중국에 촉구했다.

트럼프 재집권 두려운 나토, 우크라에 서둘러 무기 추가 지원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추가 지원도 발표됐다. 이는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즉, 트럼프가 집권하더라도 가능한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보전한 상태로 종전이 되어야 러시아의 서방 진출을 차단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과 독일, 루마니아는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포대를 추가로 우크라이나에 보내기로 했다.

또 네덜란드 등 일부 국가는 패트리엇 포대 1개를 운용하는 데 필요한 장비를 제공하고, 이탈리아는 SAMP-T 방공 무기를 지원한다.

이밖에 캐나다, 노르웨이, 스페인, 영국 등 국가는 나삼스(NASAMS), 호크(HAWKS), IRIS T-SLM, IRIS T-SLS, 게라프트 등 방공무기를 제공키로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9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나토 창설 75주년 기념 연설에서 무기 지원 계획을 밝히며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지도에서 없애려고 한다"며 "푸틴은 우크라이나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푸틴을 막을 수 있고 또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럽 국가들의 상황은 여의치 않다. 최근 유럽의회 선거와 프랑스 총선 등에서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극우 정당이 대약진하며 나토에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독일과 프랑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전쟁의 핵심 원인으로 꼽히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도 불투명하다. 나토는 11일 폐막 때 발표 예정인 공동성명에 "우크라이나의 가입 논의는 되돌릴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을 계획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나토가 지난해 리투아니아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담은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나토에 있다"와 차이가 없다.

나토, 한국 등 아태국가와 방산협력·연합 군사훈련 추진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한국과 일본 등 아태국가들과 방산협력 및 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토 정상들은 오는 11일 한국을 비롯해 호주, 일본, 뉴질랜드, 유럽연합(EU) 정상들과 합동 회의를 하는 데 이 자리에서 "공통의 안보 도전과 협력 분야"를 논의한다고 밝혔다.

정상들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상황)전개가 유럽·대서양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인도태평양은 나토에 중요하다"며 "유럽·대서양 안보에 대한 아시아태평양 파트너들의 계속되는 기여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10일 기자회견에서 나토와 한국 간의 정보 공유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약식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며 "방위산업 협력 확대를 포함해 (한국과) 어떻게 더 긴밀히 협력할 수 있을지를 탐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신(한국)들은 첨단 방위 산업을 갖추고 있다"며 "나는 기술과 사이버 영역에서 (한국과 나토 회원국들이) 더 많은 협력을 할 거대한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정상회의에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4개 아시아태평양 국가가 참여하는 것과 관련해 이들과 방위산업 협력 및 군사훈련을 함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연합뉴스]

尹, 일본·독일 등 연쇄 정상회담서 나토와 공조 강화 의지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일본, 독일, 캐나다 등 정상회의 참석 국가들의 정상들과 연쇄 회담을 가지며 나토와 긴밀한 공조 의지를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최근 북러 밀착은 한미일의 캠프 데이비드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일 양국이 나토 회원국들과 긴밀히 공조하며 결코 북대서양 안보와 동북아 안보가 서로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우방국들과 단합된 대응으로 확인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와 북한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을 체결하고 군사·경제적 밀착을 가속해 나가는 움직임은 동아시아는 물론 글로벌 안보에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나날이 엄중해지는 국제 안보 상황 속에서 한일 양국이 3년 연속 IP4 일원으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전략적 함의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IP4는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를 뜻하는 인도-태평양(인태) 4개 파트너국이다.

기시다 총리는 "오늘날 국제 정세를 고려할 때 양국 정상이 견고한 신뢰 관계와 전략적 문제 인식을 공유하며 긴밀히 공조하는 것은 뜻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서양과 인태 안보는 불가분한 관계"라며 "이번 나토는 인태 파트너와 공조를 깊이하는 장"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와 만나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한 파트너이자 가치 공유국인 한국과 독일이 양자 협력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지원, 공급망 교란, 기후 위기 등과 같은 글로벌 현안에서 공조를 더욱 긴밀히 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윤 대통령과 숄츠 총리는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러북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 체결을 통해 상호 군사·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데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한다"며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러북 군사협력에 대해 국제사회와 연대해 단호히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윤 대통령은 같은 장소에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도 양자회담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양국 정상 간 상호 방문을 포함한 활발한 고위급 교류를 통해 양국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확대, 심화되고 있다"며 "특히 2022년 9월 정상회담 후속 조치인 '2+2 외교·국방 고위급 회의' 개최를 통해 양국 안보 협력을 더욱 제도화하고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한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가치 공유국들이 연대해 역내·글로벌 안보를 수호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태 지역의 핵심 파트너인 한국과의 안보 협력 강화를 위해 '2+2 외교·국방 고위급 회의' 등을 통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양국 정상은 또 캐나다의 향후 국방력 증강 관련 방산 분야에서의 호혜적인 협력 방안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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