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통해 “대구 이사 빨라질 수도” 조기대선 시사
유승민‧한동훈‧이재명 향해 ‘배신자‧양아치’ 비난
친한계 “진심은 없고 노욕만 가득”
민주당 “홍준표, 대선의 헛된 꿈에 사로잡혀 국론분열”
![홍준표 대구시장이 23일 오후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박정희 동상 제막식'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2024.12.23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12/675461_484357_4720.jpg)
[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으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거론되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서는 모양새다.
홍 시장은 연일 SNS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을 비판하며 ‘보수층 지지층’ 민심 얻기에 주력하는 한편 자신의 정치 전략과 비전을 담은 책을 집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같은 홍 시장의 행보에 여야 모두 "진심 없는 노욕", "그런다고 대통령 될 수 있을 것 같은가"라며 거세게 비판하고 나섰다.
“한동훈‧유승민, 주군 탄핵을 초래한 배신자”

홍 시장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을 두고 '배신자'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25일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간 내가 한동훈의 실체를 공격해 왔기 때문에 최근 이를 반격하는 한동훈 레밍들의 반발 정도야 흔쾌히 받아주겠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유모 전 의원이 나를 보고 윤석열 대통령 레밍 1호라고 했다"며 "그는 늘 사욕과 분풀이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서 어떤 음해를 하더라도 나는 괘념치 않는다"고 했다.
이런 홍 시장의 발언은 지난 23일 유 전 의원이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대구시장 하는 분이 레밍이라고 한다. 그게 레밍이다. 그분이 레밍 1호다"이라며 저격한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은 이어 "나는 언제나 당당하게 내 길만 간다"며 "시샘을 부리든지 앙탈을 부리든지 마음대로 해 보라"고 했다.또 "그런다고 레밍이 소신 있는 정치인이 되지 않고, 배신자가 소신 있는 정치인이 되지 않는다"며 "레밍은 레밍일 뿐이고, 배신자는 영원히 그 굴레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홍 시장은 "한 모와 유 모는 둘 다 자기 주군(主君)의 탄핵을 초래한 배신자일 뿐"이라고 비판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내란죄는 이재명에게 물어야…양아치처럼 정치하면 오래 못 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성탄예배에 참석해 있다. 2024.12.25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12/675461_484360_516.jpg)
홍 시장은 이 대표를 겨냥해서도 "양아치처럼 정치하면 오래 못 간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덕수 권한대행도 탄핵소추 한다고 하고 국무위원도 5명 더 탄핵해서 국정 마비를 시킨다고 하는데 이런 게 입법 내란이고 국헌 문란"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란죄는 이재명 의원에게 물어야겠다. 가관이다"라며 "양아치처럼 정치하면 오래 못 간다"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지금까지 탄핵소추를 28번이나 하고 자기를 수사한 검사도 탄핵 소추했다"며 "나아가 자기를 유죄 선고했다고 판사도 탄핵했다"고 했다.
민주당 “헛된 꿈”‧친한계 “대선 후보 되면 보수 붕괴의 화룡점정”
이처럼 홍 시장이 여야를 막론하고 중앙정치에 날 선 비판을 쏟아내며 대선출마를 시사하자 여야 모두 홍 시장을 저격하고 나섰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5일 서면브리핑에서 "홍 시장이 이재명 대표를 공격하고 나섰다"며 "대선의 헛된 꿈에 사로잡혀 국론 분열시키지 말고 시정이나 잘 돌보라"고 직격했다.
한 대변인은 "내란수괴 윤석열 탄핵에 반대한다더니 정작 탄핵안이 가결되니 조기 대선의 헛된 꿈을 꾸고 있냐"며 분노했다. 한 대변인은 "탄핵안이 가결됐을 때는 자당 의원들을 공격하더니 이제 야당 대표를 물어뜯으며 이목을 받으려는 것이냐"며 "그야말로 눈 뜨고 보기 부끄러운 양아치 정치"라고 따졌다.
이어 한 대변인은 대구시가 동대구역 광장에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며 지역사회의 반발을 맞닥뜨린 사실도 짚었다. 한 대변인은 "박정희 동상으로 대구 시민들을 분열시키더니 이제는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모두 공격하며 국론을 분열시키려고 하냐"면서 "그런다고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 같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 대변인은 "홍 시장은 12·3 내란 수사를 탄핵 이후로 미뤄야 한다면서 사실상 내란수괴 수사를 지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스스로 괴물이 되지는 말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민주당뿐 아니라 국민의힘 일각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홍 시장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박정훈 의원은 홍 시장이 탄핵소추안에 찬성 표결을 한 의원들을 징계해야 한다면서도 당초 반대 입장을 밝혔다가 선회한 오세훈 서울시장에는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다른 잣대를 들이대자 "더 이상 노욕이 당을 잠식하게 두고 보지 않겠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진심은 없고 노욕만 가득한 이런 분 탓에 우리가 후져 보이는 건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다. 홍 시장 글에 나라를 걱정하는 내용이 한 줄이라도 있던가"라며 "심지어 대구시정에는 마음이 떴다고 스스로 선언하고 있으니 정말 노답"이라고 강조했다.
친한계로 꼽히는 박상수 대변인도 지난 18일 "홍 시장 같은 자를 대선 후보로 내세우면 보수 붕괴의 화룡점정을 찍으며 대선에서 9% 정도 득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친윤계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홍 시장에 대해 "홍 시장의 최근 발언이나 정치적 의견을 보면 참 탁월한 통찰력을 갖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3일 김 전 최고위원은 BBS 라디오 ‘함인경의 아침 저널’에서 “홍 시장은 아웃사이더가 아니라 본류이고 또 중심에 있다고 생각하셔야 한다"라며 “요즘 우리 당(국민의힘)의 어려운 입장에서 선도적인 의견을 내고 계시고, 공감하고 있는 부분도 많다"고 강조했다.
그간 김 전 최고위원은 홍 시장과 여러 차례 충돌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발언은 이례적으로 비친다. 특히 김 전 최고위원은 홍 시장이 2021년 복당한 뒤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자 "홍준표가 후보가 되면 큰일 난다"고 비판했고 이에 홍 시장은 김 전 최고위원을 향해 "진박감별사라며 박근혜 정권을 망친 사람이다. 이제 그만 정계에서 사라지라"고 일침하기도 했다.
저서 출간‧휴대전화 번호 변경‧묘소 파묘(破墓)
여야의 집중포화에도 홍 시장은 조기 대선 출마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25일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홍 시장은 내년 1월 중순 무렵 2권의 저서를 출간할 계획이다. 그간 자신의 페이스북 등 SNS에 적었던 장ㆍ단문의 메시지 등을 엮은 책으로 SNS를 자주 활용해 온 홍 시장은 과거 “페이스북 글은 내 인생의 기록이자 생각을 정리해 후대에 남기는 개인 실록”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2권의 저서 발간과 별개로 자신의 정치 전략과 비전을 담은 책도 집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 시장은 최근엔 10여년 간 사용해 온 휴대전화번호를 바꾼데 이어 지난 19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지난 10월 부모님 묘소를 파묘(破墓)하고 위패는 대구 근교의 절에 모셨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파묘 이유에 대해 "아버지 묘소는 50년, 어머니는 30년을 관리했는데 파묘하고 위패는 대구 근교의 절에 모셨다. 이 정권이 무속 때문에 말이 많았는데, 내가 대선에 나올 경우 '묫자리가 좋네, 안 좋네' 하는 소리가 나올 것 같아서"라고 밝히며 "이제 다시 한 번 기회가 올지 안 올지는 모르지만, 기회가 온다면 제대로 한번 선거를 치러보고 싶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홍 시장의 행보가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자 본격적인 대선 출마 채비에 나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nomad(유목민) 인생이다. 태어나서 23번째 이사한 게 대구”라며 “돌고 돌아 제자리로 왔다고 생각했는데 또 이사가야 한다는 생각에 연말이 뒤숭숭하다”고 적었다. 이어 “어차피 대구시장은 4년만 하고 졸업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그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조급해진다”고 덧붙였다.
한국갤럽이 20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홍 시장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5% 동률로, 보수 후보 중 공동 1위였다. 직전 조사 대비 한 전 대표가 6%포인트 추락한 사이 홍 시장은 2%포인트가 올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홍 시장은 지난 2021년 대선 경선에서 민심에서 이기고도 당심에서 밀려 경선 2위에 그친 후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도 반대 의사를 내비치는 등 당 지지층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해왔다.
다만 다른 여권 주류 인사들과 마찬가지로 홍 시장 역시 조기 대선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명하게 대선 출마를 말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조기 대선이 탄핵 인용을 전제로 하는 만큼 홍 시장의 입장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홍 시장이 SNS에서 ‘대구 시장 조기 졸업’을 꺼낸 직후부터 여권 내부와 지지자들 사이에서 비판이 제기됐고, 이후 홍 시장은 대선 관련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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