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창원지법 형사 4부 2차 공판준비기일 열려
명태균 “검사가 ‘황금폰 반납하면 솔직히 부담스럽다’라고”
검찰 “직접 폐기 여부 추궁한 것”
명태균 변호인 “공수처에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검사 고발 할 것”
강혜경 변호인 “최근 수사 상황 답답해”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창원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4.11.14 [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창원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4.11.14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이 전격 구속되며, ‘명태균 게이트’의 진실 규명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사건’ 핵심인물인 명 씨는 지난 20일 재판에서 수사 검사가 윤 대통령 부부와 소통 시 사용 한 휴대전화 폐기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명 씨 변호인은 창원지검 수사검사를 증거인멸 교사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명태균 “검사가 황금폰 전자레인지 돌리라고 해” 

창원지법 형사4부(재판장 김인택)는 지난 20일 오후 3시부터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명씨와 김영선 전 의원 등 5명의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날은 본격적인 공판에 앞서 쟁점과 증거 등을 확인, 정리하는 자리였지만 양측은 서로 엇갈린 주장을 할 땐 즉시 반박하며 날을 세웠다.

이 자리에서 명 씨는 "수사 검사가 나에게 '(황금폰을)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폐기해라. 우리도 전화기 반납하면 솔직히 부담스럽다'라고 했다"라며 "검사가 그래도 되냐"라며 검찰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어 명 씨는 “검사가 ‘나는 아이폰을 쓰고, 비밀번호도 16자리다. 다음에는 그렇게 해라’라고 말했다”라고 주장하며 “검사의 이 발언은 영상 녹화되어 있고, 내 변호사 2명이 모두 입회해서 같이 들었다”라고 주장했다.

명 씨 변호인 남상권 변호사는 이같은 명 씨의 발언에 대해 "수사 검사가 명 씨에게 증거 인멸을 교사했다"며 "수사검사를 공수처에 고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고발 일정은 논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검사가 황금폰을 확보하기 위해 조사 때마다 명 씨를 설득하는 등 진심으로 노력한 사실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명 씨가 검사가 증거 인멸을 교사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검사가 민감한 정보가 든 휴대전화를 직접 폐기할 수도 있었던 것 아닌지 추궁한 것을 두고 명 씨는 검사가 증거 인멸을 교사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앞서 명 씨는 처남에게 자신의 휴대전화인 이른바 '황금폰' 등을 맡겨 증거은닉교사 혐의도 적용됐다. 그러던 중 명 씨는 지난해 12월 12일 돌연 변호인을 통해 숨겨놨던 황금폰과 USB를 검찰에 제출한 바 있다.

이 휴대전화는 2019년 9월2일부터 2024년 9월13일까지 사용했던 것으로, 윤 대통령 부부 등 유력 정치인들과 소통할 때 사용한 것이다. 검찰은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휴대전화를 복구한 뒤, 지난달 17일 오후부터 명씨 변호인 입회하에 증거 선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명태균‧김영선 “검찰이 강혜경 기소해야” 

명 씨는 이어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 씨가 주장하는 자신의 범죄들은 증거가 없다며 오히려 검찰이 강 씨를 기소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강 씨는 김건희 여사가 저와 통화할 때 저에게 '오빠 전화 왔죠?'라고 말한 것을 들었다고 진술했지만 제 황금폰에는 그런 게 없다”라며 “여론조사 조작도 검찰과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 81개 여론조사를 다 분석했지만, 조작이 없다고 결론이 나왔다”라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검찰을 향해 “강 씨를 공범으로 봐야 하냐”라고 질문했고 검찰은 “강 씨는 현재 이 사건 공범으로 피의자 조사 중에 있으며 마무리 단계에 있다”라고 답했다.

명 씨와 함께 공판에 출석한 김 전 의원 역시 강 씨가 자신의 횡령 범죄를 감추기 위해 언론에 거짓말했다며, 검찰이 강 씨를 이 사건 공범으로 판단해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명 씨 측은 명 씨 무릎 건강이 더 악화했다며 재판부에 보석 인용을 재차 요구했다.

명 씨 변호인은 “최근 명씨가 독방에서 넘어져 왼쪽 다리가 15도 정도 돌아가 있는 상태로 치료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 씨도 "가족이 보고 싶어서도 아니고,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면 다리가 영구적으로 돌아가 장애가 생긴다고 한다"며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 위해 보석을 허락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앞서 명 씨는 지난 2021년부터 2023년 사이 경남 창원 의창구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해 김 전 의원(구속기소)에게서 8070만 원을 받고, TK지역 예비 후보 2명(불구속기소)에게는 김 전 의원과 미래한국연구소 전 소장 김태열(불구속기소)씨와 공모해 총 2억 4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2월 3일 구속기소 됐다.

최근 검찰은 명씨 등이 이들 예비 후보들한테 돈을 받은 시점과 장소를 특정, 공소장을 변경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명 씨 구속 기한이 오는 6월 2일까지인 만큼 내달 17일 오후 3시 마지막 공판준비기일을 연 뒤 3월부터는 매주 월요일 공판을 진행할 방침이다.

강혜경 변호인 “최근 검찰 수사 붕 떠 있어” 주장

지난 1월15일 공수처에 체포된 후 공수처 1차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돌아가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지난 1월15일 공수처에 체포된 후 공수처 1차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돌아가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구속 됨에 따라 ‘명태균 게이트’ 의혹의 진실 규명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명 씨의 공천개입 의혹을 폭로한 강 씨의 법률대리 김규현 변호사는 1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그간 만났던 수사관과 평검사들은 굉장히 열심히 수사를 하고 열의가 있어 보였는데, 최근에는 검찰 수사가 붕 떠 있는 느낌을 받았다며 “그 이유는 검찰만이 알 것”이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명 씨가 지난해 11월 15일 구속 된 이후에도 명 씨의 인사청탁 의혹과 김 여사가 명 씨에게 정책 방향을 묻는 메시지 등이 공개됐다. 

민주당은 지난 16일 명 씨가 보수 유튜버의 부탁을 받고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에 인사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 녹취파일을 공개했다.

민주당이 공개한 녹취파일에 따르면 명 씨는 2021년 8월 지인과의 전화 통화에서 "어제 고 박사(가) 여의도연구원, '거기 자기 좀 부탁한다' 해서 자문위원 해서 몇 가지, 한 10명 이야기해서 해주고"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녹취에서 언급된 '고 박사'라는 인물이 보수 유튜버 고성국 씨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윤 대통령 부부와 명 씨가 지난 대선 때 여론조사 보고서를 주고받으며 나눈 메시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명 씨의 PC 분석을 마치고 280개의 메시지 캡처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중에는 윤 대통령 취임 후 김 여사가 명 씨에게 정책 방향이나 개인적인 사안 등으로 조언을 구한 내용도 다수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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