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연구소 여론조사 의뢰자 명단에 '홍준표, 이준석'
"잘 봐달라" 명태균 황금폰에 '홍준표 아들' 메시지
홍준표 "아들이 명태균에 속아서 문자" "나는 여론조작 피해자"
명태균-오세훈-후원자, 3자 회동 "돈 썼는데 여론조사 왜 지나"
오세훈 "사기꾼 거짓말" "법적 조치"

명태균 [사진=연합뉴스]
명태균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의 여론조사 의혹이 조금씩 베일을 벗는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이름이 지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명씨와 연관성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측근과 명씨가 돈을 주고 받거나 별도로 연락을 한 정황이 확인되고 있어 검찰 수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이들은 여권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만큼 향후 대선 행보에도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래한국연구소 여론조사 의뢰자 명단에 '홍준표, 이준석'

18일 KBS는 명태균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 업체 미래한국연구소에 여론조사를 의뢰한 이들의 명단을 검찰이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11명의 이름이 적시되어 있는 가운데 장부에는 '홍-최, 3백만원'이라는 문구가 담겼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KBS는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의 여론조사를 측근인 최 모 씨가 300만 원을 내고 의뢰했다는 내용이라고 보도했다. 또 홍 시장의 측근 2명이 여론조사를 모두 7차례 의뢰하고 3900만 원을 지급했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확인된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거론된다. 

KBS는 '경기도, 5백만 원, 명'이라고 적힌 내용은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경기도지사 당내 경선에 나섰던 유승민 전 의원의 여론조사를 5백만 원에 의뢰했다는 내용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홍준표 시장과 이 의원은 모두 부인하고 있다. 

홍 시장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론조사 의뢰는 나와 상관없이 명태균과 경남지사 시절부터 친분 있던 내 주변 사람이 선거 상황을 알아보려고 다른 여론조사기관보다 반값도 안 되는 명태균이 주선하는 기관에 의뢰했다고 한다"며 "대납이 아니고 우리가 시킨 일도 없고 그건 내 지지자가 자기 돈으로 한 본납이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도 여론조사를 의뢰한 사실이 없고 의뢰할 이유도 없다고 전했다.

"잘 봐달라" 명태균 황금폰에 '홍준표 아들' 메시지

특히, 홍 시장은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 초기부터 명 씨와 관련된 바가 없다는 주장을 여러차례 내놨다.

홍 시장은 18일에도 명태균의 '황금폰'에는 자신의 목소리나 카카오톡 메시지가 한 자도 없을 거라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런 가운데 홍 시장의 아들이 과거에 명씨와 여러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전해져 논란이 예상된다. 

18일 SBS는 검찰이 명씨의 황금폰 포렌식 과정에서 확보한 명 씨와 홍 시장 아들의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 2023년 5월 15일 홍 모 씨는 홍 시장과 윤석열 대통령이 갈등할 일은 없을 거라는 내용의 지역지 기사를 명 씨에게 보내면서 "잘 살펴봐 달라"고 한다. 

또, 비슷한 시기 대구시에서 주최한 트로트 페스티벌 티켓을 명 씨에게 주겠다고 했고, 이를 받은 명 씨가 "감사하다"고 하자, "언제든 필요하면 말씀하시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명씨는 아들을 통해 계속 홍 시장과 긴밀하게 교류했고, 다른 측근들을 통해서는 2022년 대구시장 선거를 앞두고 당내 경선 여론조사도 수차례 제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준표 "아들이 명태균에 속아서 문자" "나는 여론조작 피해자"

해당 보도가 나오자 홍 시장은 "아들이 속아서 감사 문자 보낸 것이 무슨 문제가 되냐"고 재차 명 씨와 관련성을 부인했다. 

홍 시장은 18일 페이스북에 "내 아들이 명태균에게 두 번의 문자를 보낸 것은 명태균 밑에서 정치하던 최모씨가 내 아들과 고교 동창이라서 그를 통해 명씨가 하는 일방적인 주장을 사실로 믿고 감사 문자를 보낸 것"이라면서 "그것 때문에 내 아들과 최모씨는 지금 의절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홍 시장은 "황금폰에 내 목소리가 있는지, 내 문자가 있는지, 한 번 찾아보라"며 "내 기억에 딱 한 번 있을 것. 정권 교체 후 김건희 여사를 팔며 하도 실세라고 거들먹거리기에 전화 받고 더러워서 잘하라고 한마디 건넨 것뿐일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계속 거짓 폭로해 보라. 아무리 엮어 보려고 해도 나와 명태균 사기꾼은 관련이 없을 것이다"라며 "나는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때 사기꾼 명태균이 윤 후보 측에 서서 조작한 여론조사의 피해자일 뿐이다. 이미 그 일당을 수차례 고발했다. 절대 그들을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19일에도 "나는 지난 대선 경선 때 명태균 사기꾼에 의해 여론조작을 당한 피해자"라는 입장을 냈다. 

이어 "언론이 막연한 소문이나 사기꾼들의 거짓 주장에 놀아나 허위 기사를 만든다면 그건 지라시 언론이나 할 짓이다."라며 "범죄가 되거나 도덕적 비난을 받을 만한 행위를 했을때 그때 보도하고 기사화하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명태균-오세훈-후원자(사업가 김한정), 3자 회동 "돈 썼는데 여론조사 왜 지나"

오세훈 서울시장과 관련된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오 시장은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 측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비용을 그의 비선 후원회장으로 알려진 사업가 김한정씨가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씨는 명씨가 실소유주인 여론조사 업체인 미래한국연구소에 2021년 2월 1일 1천만원 입금을 시작으로 5일 550만원, 18일 550만원, 23일 700만원, 3월 26일 500만원 등 총 3300만원을 보낸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이 오 시장과 김씨, 그리고 명씨가 '3자 회동'을 한 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이다. 

회동에서 김씨는 명씨에게 "이렇게 돈이 들었는데, 이기는 조사는 왜 안나오냐"며 따져 물었다고 한다. 

명씨는 오 시장을 지금까지 4번 직접 만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월 20일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과 함께 만났고, 그로부터 이틀 뒤 오 시장이 전화를 걸어와 "나경원이 (여론조사에서) 이기는 결과가 나왔다", "(내가) 이기는 방법을 알려달라", "빨리 서울로 올라오라"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1월 23일 명씨가 오 시장을 찾아 두 번째 만남이 이뤄졌고,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이 "이기는 조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문제의 4번째 만남인 '3자 회동'은 2월 중순경 이뤄졌다. 명씨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오 시장이 있는 자리에서 비공표 여론조사 및 그에 대한 대가성 등이 언급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오세훈 "사기꾼 거짓말" "초기에 쫓아내.. 법적 조치"

이에 대해 오 시장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기꾼의 거짓말은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오 시장은 "명태균의 테스트용 1차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쫓아낸 이후로 어떠한 부탁도 의논도 한 바가 없음을 수차례 단호히 말씀드렸다"며 "더구나 저와 명씨, 김모씨 3자가 함께 만났다는 주장은 말 그대로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오 시장 측 이종현 서울시 민생소통특보도 입장문에서 '3자 회동설'에 대해 "명백히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검찰은 신속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빨리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명태균과 명씨 측은 오세훈 후보 측에 제공했다는 여론조사가 언제 누구에게 전달됐는지 명백히 밝히라는 요구에도 지금까지 답변조차 없다"며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일방적인 거짓 주장만 언론을 통해 내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거듭 강조하지만 3자가 만난 사실 자체가 없으며, 오세훈 후보 캠프는 명태균의 여론조사 보고서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는 명태균 측 변호인과 이를 보도한 언론에 대해 법적인 조치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 시장이 명 씨와 관계를 끊었다는 시점으로부터 두 달 오 시장이 명 씨측의 여론조사 결과를 내세워 홍보를 했던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지난 2021년 3월 14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당시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 후보 단일화가 진행 중이던 시기 오 시장 측은 '오세훈풍이 분다'는 제목의 글을 SNS에 게재했다.

오 후보가 당시 야권 단일후보로서 안 후보보다 적합도와 경쟁력이 우위로 나왔다는 여론조사 두 건을 함께 올렸는데 그 중 하나가 미래한국연구소의 여론조사였던 것이다. 

당시 오 시장은 지지율을 역전하는 "골든크로스가 이뤄졌다"며 적합도와 경쟁력을 모두 갖춘 서울시장 후보임을 내세웠다. 

이에 대해 오 시장 측은 "명 씨의 비공표 여론조사를 문제삼았던 것"이라면서, "공표 여론조사를 홍보에 활용한 것이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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