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잠룡’ 尹 탄핵 찬성(찬탄파) VS 반대(반탄파)로 나뉘어
‘반탄파’ 김문수 참석한 토론회에 국힘 108명 중 60명 참석
‘조기대선 출마설’ 말 아꼈지만 확장성 지적엔 반박
‘찬탄파’ 한동훈 저서에서 검사 이력 삭제…대권 행보 의식 한 듯
안철수 “플랜 B 준비” 유승민 “朴 만나고 싶다” 대권 행보 이어가

(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가 3월 중 나올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자 여권 잠재 대선 주자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공식적으론 '조기대선은 없다'며 경계령을 내렸지만, 尹탄핵반대 강경파들도 대선 준비에 앞장서고 있다.

‘여권잠룡’들은 윤 대통령의 탄핵 찬성(찬탄파)와 탄핵 반대(반판파)로 나뉘어 제각각 대선 준비에 돌입했다. 

지난 12일 오세훈 시장의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에 당지도부를 위시한 국힘 의원 48명이 참석한 이후 대선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반탄파’의 대표주자로 여권 내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인 김문수 장관이 참석한 토론회에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총 출동했다. ‘찬탄파’인 한동훈 전 대표는 저서 출간을 계기로 본격적인 복귀 채비에 나섰다.

‘반탄파’ 김문수, 대권 출마엔 선 그으면서도 확장성 한계 반박 ...나경원 주최 토론회, 60명 참석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30·장년 모두 Win-Win하는 노동개혁 대토론회'에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나경원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2025.2.19 [사진=연합뉴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30·장년 모두 Win-Win하는 노동개혁 대토론회'에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나경원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2025.2.19 [사진=연합뉴스]

최근 국민의힘 내부 분위기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주반야대’(낮엔 탄핵 반대, 밤엔 조기 대선) 모드라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겉으로는 “조기대선은 금기어”라며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치고 있지만 다음 달 탄핵 심판 선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대권 후보들의 행보에 소속 의원들도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권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김 장관이 지난 19일 기조연설에 나선 ‘2030‧장년 모두 윈윈(win-win)하는 노동개혁 대토론회’에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포함해 당 소속 의원(108명) 중 절반이 넘는 60명이 참석했다. 이는 다른 여권 주자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2일 주최한 개헌 토론회(48명) 때보다 많은 인원이다.

이날 토론회는 '반탄파' 주역인 나경원 의원이 주최했다. '반탄 강경파'인 김문수-나경원이 한 자리에 모인 토론회여서 더욱 주목됐다.

토론회 주최자인 나 의원은 이날 개회사에서 “너무 많은 의원님이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역시 1등이신 분이 오셔서 그런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정말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은 “가장 진보적인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웠고, 부정선거론은 “정당한 의문”이라고 옹호했다. 

이어 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두고는 “헌법재판관들이 보다 더 숙고하고 국민 누구라도 마음속으로 승복할 수 있는 헌재로 발전해 나가길 간곡히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정선거론을 두고는 “정당한 의문”이라며 “이 의문을 보다 더 안전하고 착오가 없게 보완할 책임이 선거관리위원회에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그동안 대선 출마 가능성을 일축해왔으나 이날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 출마를 고려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제가 말씀드릴 게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자신을 두고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저는 대한민국의 가장 밑바닥, 청계천에 미싱 보조, 다림질하는 보조부터 출발했다”며 “무엇이 중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헌신이 공직자의 최대 기쁨”이라고 반박했다. 

‘찬탄파 한동훈, 저자 소개에 검사 이력 ’삭제‘하며 尹과의 차별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국민이 먼저입니다’ 표지(사진=교보문고 사이트 갈무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국민이 먼저입니다’ 표지(사진=교보문고 사이트 갈무리)

'찬탄파' 여권 주자인 한동훈 전 대표는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 - 한동훈의 선택>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복귀 채비에 나섰다.

한 전 대표는 저서에  ‘정치인 체포조’ 논란과 관련해 비상계엄 해제를 위해 여의도로 가던 중 여권 인사로부터 “체포되면 정말 죽을 수 있다. 그러니 즉시 은신처를 정해서 숨어라. 추적 안 되게 휴대폰도 꺼놔라. 가족도 피신시키는 게 좋겠다”는 언질을 받았다는 내용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지난해 12월 4일 윤 대통령 면담 자리에서 한 전 대표가 “여당 대표를 체포하려 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물었고, 윤 대통령은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 만약 정치인 체포를 하려 했다면 방첩사령부를 동원했을 텐데 이번 계엄에서 방첩사를 동원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부인한 상황도 책에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대표는 이에 대해 당시는 방첩사령부가 정치인 체포조를 가동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기 전인 데다 자신이 언급하지도 않은 방첩사 얘기를 윤 대통령이 먼저 거론하자  “갑자기 방첩사 얘기는 왜 하는지 의문”이라고 의아함을 표시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한 전 대표가 비상계엄 해제를 위해 국회로 진입하던 당시 이를 막던 경찰에게 “정말 이럴 것이냐”고 설득해 경내로 들어갔던 당시의 상황과, 체포에 대비해 비상계엄 반대 인터뷰를 미리 녹음한 사실도 책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국내 주요 서점에 따르면 한 전 대표의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는 예약판매가 개시된 이날 오후 4시 기준 각 서점 실시간 베스트 순위 1위에 올랐는데, 한 전 대표의 팬덤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저자 소개란에는 출생지와 학력, 군 복무, 주요 정치 이력 등이 담겼다. 하지만 21년간 검사로 근무한 이력은 빠졌다. 이는 윤 대통령과 연결 지어질 수 있는 ‘검사 출신’ 꼬리표를 의식한 정치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당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잠행을 이어오던 한 전 대표는 책 출간에 맞춰 북콘서트 또는 강연 등의 행사를 통해 정치 복귀를 공식 선언할 전망이다.  

한 전 대표 외 찬탄파 의원들도 조기대선을 위한 준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19일 SBS 라디오에서 “플랜 B를 고민해야 한다”라고 밝혔으며, 유승민 전 의원도 지난 18일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박근혜 대통령과 저 사이에 쌓인 오해를 언젠가 진짜 인간적으로 풀고 싶다는 마음을 늘 가지고 있다”고 말하며 ‘배신자’ 프레임을 극복하려는 뜻을 보였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