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율 관세로 한국 철강업계 부담 1.2조 원 이상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타격이 클것으로 예상
87개의 파생 품목은 이번 관세 부과에서 유예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3/685025_494894_5326.jpg)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미국 정부가 12일(현지시간)부터 한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의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일괄적으로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 조치는 한국 시간으로 이날 오후 1시 1분부터 시행된다. 그동안 쿼터제를 통해 연간 263만 톤의 수출량에 대해 무관세 혜택을 받아온 한국은 이제 예외 없이 고율 관세의 적용을 받게 됐다.
이번 관세 부과 대상에는 철강 및 알루미늄 소재뿐만 아니라 볼트, 너트, 스프링 등 다양한 파생상품이 포함돼 있으며, 총 166개의 품목이 관세 대상에 올라있다. 특히 철강 제품 155개와 알루미늄 제품 11개가 포함돼 있어, 한국 철강업계의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도 자동차 부품 및 가전 제품에 들어가는 87개의 파생 품목은 이번 관세 부과에서 유예됐다. 범퍼, 차체, 서스펜션 등 주요 자동차 부품은 추후 철강 및 알루미늄 함량을 기준으로 관세 부과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유예 조치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보다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번 관세 조치로 인해 한국 철강업계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1조 2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은 미국 철강 수입 시장에서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수출국이며, 미국 시장에서 한국 철강 제품의 점유율은 9.7%에 달한다. 이는 한국산 철강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미국 현지에 진출한 한국 자동차 기업 등 연관 산업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신용평가는 미국의 관세 부과가 국내 철강업계에 최대 8억 9000만 달러, 즉 1조 2000억원의 비용 부담을 초래할 것으로 보았다. 이로 인해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국내총생산(GDP)의 0.11%에서 0.22%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모니터링 및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산업부는 업종별 협회 및 무역협회와 협력해 관련 대책 회의를 진행하며, 중소기업의 애로 사항을 수집하고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신속한 정보 파악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며 유예 품목에 대한 관세가 시행되는 즉시 중소기업에 대한 컨설팅 및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향후 미국 상무부가 함량 기준을 정할 때에도 중소기업의 수출 실적을 고려해 적절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가 현실화됨에 따라, 한국 철강업계는 물론 관련 산업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대응 역량이 부족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므로, 정부의 신속한 지원과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