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대선 승리가 우리 사명".. 일부 쇄신론에도 재신임 추인
찬탄파 "비상계엄 옹호, 대선 어려워" 김웅 "대선후보 내지 말아야"
친윤계, 조경태·김상욱 등 찬탄파 탈당 요구.. "당론을 깃털 같이 알아"
한동훈·홍준표 등 "분열은 자멸"…단합 촉구 잇따라
![국민의힘은 6일 尹파면 후 첫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의 '쌍권' 지도부가 재신임되면서 尹탄핵 후 조기대선은 쌍권체제로 치러지게 됐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4/688634_498724_1335.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됐음에도 국민의힘이 6일 의원총회에서 '권성동-권영세'의 이른바 '쌍권' 지도부를 그대로 재신임하기로 했다. 탄핵찬성파(찬탄파)들은 비상계엄 옹호 이미지로는 중도층의 마음을 잡기 어렵다며 대대적인 쇄신을 요구했으나 쇄신 보다 대선 준비를 선택한 것이다.
국민의힘 당원1호인 윤 전 대통령이 '헌법위반'으로 대통령직이 파면됐음에도 당지도부로 이에 대한 '탄핵 책임'은 커녕 오히려 尹파면으로 치러진 차기 대선을 '쌍권'체제로 그대로 치루게 됐다.
오히려 친윤계를 중심으로 조경태, 김상욱 의원 등 '탄핵 찬성파'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탈당'까지 요구하면서 분열 조짐이 심해지고 있다. 이에 당내에서는 "분열은 자멸"이라며 단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나 친윤계가 윤 전 대통령과의 단절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통합 행보를 걷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권성동 "대선 승리가 우리 사명".. 일부 쇄신론에도 재신임 추인
국민의힘은 6일 윤 전 대통령 파면 후 열린 첫 비상의원총회에서 당 지도부에 대한 재신임을 박수로 추인했다.
앞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하자 자신을 포함한 지도부 거취 문제를 당에 일임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따른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쇄신 보다는 대선 준비가 급하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대선 승리가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이고 그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일부 (지도부 사퇴) 의견을 낸 분들도 있지만, 현 지도부가 남은 대선 일정까지 최선을 다해달라는 의미에서 재신임을 박수로 추인했다"고 말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대선 경선을 위한 당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안을 추인했다. 이에 따라 오는 7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당 선관위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서 원내대변인은 "선관위가 구성돼야 구체적인 경선 일정과 대선 후보 선출에 대한 논의들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서 원내대변인은 "(윤 대통령) 제명 의견은 없었다"고 밝혔다.
오히려 친윤계 윤상현 의원은 이날 의총 뒤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파면당했다고 해서 뺄셈정치로 절연하고 가는 건 정치가 아니라고 본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입장을 낼 것이고, 시간을 드리는 게 기본 예의"라고 주장했다.
찬탄파 "비상계엄 옹호 이미지 대선 어려워" 김웅 "대선후보 내지 말아야"
윤 전 대통령 파면 후 탄핵 찬성파는 기각·각하를 주장했던 친윤계를 향해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 반면,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국민의힘 다수는 오히려 탄핵 찬성파를 향한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당내 찬탄파인 조경태 의원은 지난 4일 CBS 라디오에서 "지금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과 동일선상에 있는 이미지, 탄핵 반대 이미지,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이미지로 굳어지고 있다"며 "이대로는 대선은 물론이고 어떤 선거도 이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정선거론에 동조하는 정치인은 자유통일당과 다를 바 없다"며 "그런 분들은 자통당으로 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헌재 결정을 수용하지 못하는 정치인은 국민의힘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기대선에서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웅 전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우리 국민의힘은 이번 대통령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아야 한다"며 "이 선거가 발생하게 된 이유는 바로 우리 당 공직자인 윤석열 대통령의 잘못에 의한 것이다. 마땅히 국민에게 사죄하고 반성하는 의미로 후보를 내지 않아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실정과 폭정에 대해 우리 당이 보였던 모습은 광적인 아부와 충성 경쟁이었다. 그런 아부와 아첨을 단결이니 단합이라고 속였다"며 "그런 무조건적인 충성과 아부의 결과가 바로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무도한 민주당 일당에 맞서 싸울 양심적이고 유능한 국민후보를 뽑아야 한다. 민주당 내부의 양심 세력부터 합리적인 진보진영까지 모두 모아 국민의 후보를 뽑게 해야 한다"며 "그리고 우리 당은 그 국민후보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당이 살아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친윤계, '친한계' 조경태·김상욱 등 찬탄파 탈당 요구.. "당론을 깃털 같이 알아"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은 4일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파면' 주문을 발표하자 두 손을 꼭 쥐고 오열했다. [출처=sbs유튜브 갈무리]](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4/688634_498731_5514.jpg)
하지만 이날 의총에서는 오히려 찬탄파인 친한계 조경태 의원과 김상욱 의원 등에 대한 축출 목소리가 나왔다.
강민국 의원은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우리가 먼저 체중을 줄여야 한다"며 "조경태·김상욱 의원은 당론을 무시하고 당론을 알길 깃털 같이 알면, 우리가 어떻게 당원으로 같이 갈 수 있겠냐"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박상웅 의원도 "오죽하면 강 의원이 실명을 거론했겠냐"며 "다른 동료와 당 전체를 매도하는 행위야 말로 해당행위"라고 말했다고 한다.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두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헌법적 소신을 지키는 건 존중하지만, 기본적으로 당 입장이 있고 당원들의 마음까지 건드리는 말을 인터뷰에서 하는 건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조경태 의원은 "나와 김상욱이 헌법을 위반했냐. 법과 헌법을 위반한 사람은 강 의원이 존경하는 윤 전 대통령"이라고 반박했다.
조 의원은 의총 후 기자들에게 "헌법을 위반하는 사람이 윤 전 대통령 아니냐, 헌법을 위반한 사람을 옹호하는 것은 안 맞다고 이야기했다"며 "(탄핵 반대) 당론을 이야기하는데, 잘못된 당론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두고는 "윤 전 대통령과 빨리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는 이야기했다. 당헌·당규에 보면 법을 위반해서 최종심이 나오면 제명이나 출당을 시킬 수 있게 돼 있다"고 밝혔다.
의총에 앞서 진행된 4선 이상 중진 회동에서도 쇄신론은 논의 중심에서 밀려났고 탄핵찬성파를 향한 공격이 이어졌다.
4선 이상 중진 회동에서는 윤 전 대통령 파면일인 지난 4일을 국경일로 지정하자고 한 김상욱 의원을 두고 "선을 넘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서도 김 의원 사퇴를 압박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영남권 친윤계 의원들은 단체 채팅방에서 김 의원을 욕하는 댓글을 캡처한 사진을 올리며 "모든 시민들이 김 의원을 욕한다. 탈당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날 의총에서 조 의원과 김 의원 등에 대한 탈당 및 징계 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조경태·김상욱 의원에 대한) 징계까지 거론되지 않았다"며 "일부 당론과 배치되는 것에 대한 의견도 있었지만, 지도부에 일임하는 것으로 중론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윤석열 탄핵찬성'의 소신을 굽히지 않은 김상욱 의원은 지난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파면' 결정을 내리자 두 손을 꼭쥐고 두 눈을 감은채 울음을 터뜨렸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은 대한의 민주주의가 바로 서고 실질적인 법치가 회복되며 세계에 대한민국의 위대함을 알린 날"이라고 높이 평가하며 "尹파면이 결정된 4일을 '민주주의 기념일로 국경일로 제정해야 한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한동훈 홍준표 등 "분열은 자멸"…단합 촉구 잇따라
이처럼 탄핵 찬반을 놓고 당의 분열이 심화되는 모습을 보이자 '분열은 곧 이재명의 집권'이라는 경고와 함께 당내 단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분열을 넘어, 치유와 회복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지난 4일에도 "서로를 비난 말고 모두 함께 가자. 우리 함께 대한민국을 지키고, 더 좋은 대한민국 만들자"고 했다.
윤영석 의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에 "지금은 분열할 때가 아니다"라며 "2016년 탄핵과 2017년 대선에서 우리는 분열했다. 그 대가는 너무나도 혹독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분열은 문재인 민주당 집권을 불렀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무너지고, 성장이 멈추고, 북한 김정은 정권의 핵과 미사일은 더욱 고도화됐다"면서 "우리는 광화문에서 함께였고, 여의도에서 하나였다. 그 힘, 그 단결이 지금 다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과 민주당은 절대 안 된다. 그들에게 나라를 맡긴다면 우리의 자유는 사라질 것"이라며 "우리는 그런 나라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가 함께 간다면 우리는 이긴다"고 덧붙였다.
신동욱 의원은 "분열은 자멸"이라며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행정부뿐만 아니라 입법, 사법, 헌법재판소까지 완전히 장악한 황제가 될 것이다. 우리는 민주공화국은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지연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탄핵의 결과가 민주당의 입법 폭주와 방탄 국회 대한 면죄부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절박함으로 다시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단합을 호소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전 대통령 탄핵 사건은 당부(當否)를 떠나 이제 과거가 됐다"며 "치유의 시간은 하루면 족하고 우리는 다시 일어서야 한다. 탄핵 반대의 그 열정을 차기 대선으로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