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출범 후 첫 중러 정상회담
푸틴 "친애하는 동지" 시진핑 "나의 오랜 동지"
트럼프 정부 관세 정책 및 러우 전쟁 종전 드라이브 비판
"러중관계 역대 최고수준" "북한 제재 및 압박 중단 하라" 북중러 밀착 과시

악수하는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악수하는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러-우 전쟁 종식 드라이브의 직접 당사자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8일(이하 현지시간)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반미연대' 강화에 뜻을 함께 했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친애하는 동지"라 불렀고, 시 주석도 "나의 오랜 동지"라 화답하며 긴밀한 관계를 과시했다. 

공식 오찬과 티타임까지 포함해 약 7시간30분을 함께한 후 발표된 공동성명에서 양 정상은 북한에 대한 제재와 강한 압박 중단을 촉구하며 미국에 대항하는 '북중러 연대' 의지를 드러냈다. 

트럼프 정부 출범 후 첫 중러 정상회담

푸틴 "친애하는 동지" 시진핑 "나의 오랜 동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8일 모스크바 크렘린궁 게오르기옙스키홀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가졌다. 중러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한 이후 처음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시 주석이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전승절) 80주년을 계기로 러시아를 국빈방문 하면서 성사됐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친애하는 동지"라고 불렀고, 시 주석도 푸틴 대통령에게 "나의 오랜 동지"라고 화답하며 양 정상은 강력한 지지와 연대를 대외에 과시했다.

특히, 두 정상은 모두 발언에서 다극 세계 질서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시 주석은 "현재 국제적 일방주의와 조류를 거스르는 패권적 괴롭힘 행위를 맞아 러시아와 함께 세계 강대국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라는 특수한 책임을 짊어지고 있다"며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와 보편적으로 이로운 경제 세계화를 손잡고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호혜적이며 다른 나라에 맞서는 게 아니라 양국 국민의 이익을 위해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 양국 대표단이 참여하는 확대회의에서는 경제와 무역 투자 등 문제를 다뤘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 관계의 원동력은 에너지"라며 "러시아와 중국 간 새로운 에너지 부문 계획이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가 세계 최대 중국 자동차 수입국이 됐다며 "러시아 내 중국 자동차 생산시설의 설립과 산업 기술 이전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농산물의 중국 공급을 확대할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

두 정상의 접촉은 1월 화상회담, 2월 전화 통화에 이어 이번 회담까지 올해 들어 세 번째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오는 8월말 중국이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하겠다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중러 정상은 약 3개월 뒤에도 만남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 관세 정책 및 러우 전쟁 종전 드라이브 비판

이날 양 정상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및 러우 전쟁 종전 드라이브 움직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문제에 대해서는 "양국은 불법적인 일방적 괴롭힘, 관세와 수출 통제의 남용, 국제 무역과 경제 질서를 파괴하고 글로벌 생산·공급망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일방적 보호주의 조치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뜻을 모았다.

또 양 정상은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지지하지만 분쟁을 장기적으로 해결하려면 '근본 원인'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러우 전쟁의 빠른 종식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에도 자신의 SNS에 "미국은 30일간의 조건 없는 휴전을 요구한다"며 "휴전이 존중되지 않는다면 미국과 동맹들은 더 많은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막는 등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휴전에 동의할 수 있다며 종전 협상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동성명은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이중 억제'(Dual Deterrence) 정책에 단호히 대응하기 위해 양국이 협력을 강화하고 군사 협력도 지속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공동성명 서명식에서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과 회담이 매우 생산적이었다며 양국 관계가 "역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양국이 주요 국제 문제에 대해 공통되거나 비슷한 접근법을 공유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도 푸틴 대통령과 심도 있고 화기애애하며 유익한 회담을 통해 새롭고 중요한 합의를 이뤘다고 말했다.

"북한 제재 및 압박 중단 하라" 북중러 밀착 과시

이날 양 정상은 공동성명에 북한에 대한 제재와 강한 압박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도 담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양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정치·외교적 수단으로만 한반도 문제의 포괄적 해결을 전면 추진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에 대한 일방적인 강압적 조치와 무력 압박, 동북아지역 군사화 정책과 대결을 유발하는 정책을 포기하면서 한반도 긴장을 줄이고 무력·군사 충돌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실질적 조처를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양국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과 동북아 지역의 장기적 평화와 안정에 건설적으로 기여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북아 지역 교통, 에너지, 무역, 투자, 디지털 경제, 농업, 관광 등 분야에 관한 두만강 이니셔티브 참여국 간 협력 발전에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중러 정상회담을 통해 '북중러 연대'가 공식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러시아와 북한은 군사 동맹 수준으로 관계가 격상됐고, 중국 역시 지난 2년여간 냉랭했던 북중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로써 북한 입장에서는 향후 트럼프 대통령과 핵 협상에서 보다 유리한 상황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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